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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파업 - 전 세계 계급투쟁의 연장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들은 10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3주 이상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였다. 이러한 요구가 마지막으로 제기된 것은 5년 전이었다. 그동안 치솟는 식료품 가격, 집세, 교육비, 의료비 등으로 큰 타격을 입은 440만 명에 달하는 의류업계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많은 의류 노동자들이 생계유지가 어려워져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 파업은 방글라데시에서 10여 년 만에 가장 중요한 노동자 투쟁이었다.
의류 부문의 노동조건
의류 산업 노동자들은 방글라데시 경제에서 중요하다. 의류 산업은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 수입의 80%를 차지한다. 의류 산업은 방글라데시 노동계급의 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노동 환경과 생활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 안전 조치가 부족해 작업 중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2012년에는 타즈린(Tazreen) 섬유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10명이 사망했다. 2013년에는 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라나 플라자(Rana Plaza) 붕괴 사고로 1,135명이 사망하면서 열악한 의류 산업 환경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한, 2012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3,875명의 부상자와 1,30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5,00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그 후 사고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지난 5월 1일 16명의 노동자가 폭발로 인한 중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2023년에도 여전히 안전 기준이 무시되고 있다.
• 장시간 근무와 과도한 압박과 스트레스
노동자들은 교대 근무 사이에 휴식 없이 장시간 일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 일찍 출근해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등 하루에 최대 18시간까지 일하기도 한다. 작업 공간이 협소하여 허리와 목에 부담이 가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 일해야 하고, 비좁고 안전하지 않은 공간에서 일해야 한다. 부적절한 위생 상태, 열악한 보건 관행, 혼잡한 환경으로 인해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게다가 생산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신체에 폭행을 당할 수 있다. 노동자의 58%를 차지하는 여성은 종종 성희롱을 당한다.
• 초저임금은 노동자의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2023년 5월에 발표된 아시아 최저임금 연맹(AFWA)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들의 영양 상태 결핍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낮은 최저임금과 분명히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방글라데시 노동연구소(BILS)의 조사에 따르면 섬유 노동자의 43%가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78%가 외상으로 식량을 구입해야 하고, 82%가 의료비를 지불할 수 없으며, 85%가 판자촌에 거주하고, 87%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동자들이 빈곤선 이상을 유지하려면 한 달에 최소 23,000타카(28만원)가 필요하다.1)
이러한 끔찍한 노동조건에 대항하여 노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여러 차례 다음과 같은 전투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 2013년 방글라데시 전역의 20만 명이 넘는 섬유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이로 인해 수백 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 2014년 11월에는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140곳의 의류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여 사측이 최저임금을 77%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 2016년 12월, 다카(Dhaka)의 산업 교외 지역인 아슐리아(Ashulia)에서 발생한 파업은 순식간에 대규모로 확산했다. 의류 노동자들은 계속 상승하는 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의 작업을 포기하고 생활 임금을 요구했다.
• 2018년 12월, 제시하는 임금이 너무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만 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나섰다. 2019년 1월에는 일주일이 넘는 시위로 인하여 52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었다.
• 2020년 4월에는 의류 공장이 주문량 부족으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자 2만 명의 노동자가 전국적인 봉쇄령에 맞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3년 파업
지난 10년 동안 방글라데시는 비교적 높은 경제 성장률과 낮은 인플레이션, 양호한 외환보유고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2011년 146억 6,000만 달러에서 2019년 331억 달러로 급증했다. 그러나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수입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로 인해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방글라데시 인플레이션은 거의 10%에 달했으며, 타카화(taka)는 2022년 초부터 미국 달러 대비 약 30%의 가치가 하락했다. 외환보유고는 올해 약 20%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정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IMF 차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월 23일 미르푸르(Mirpur), 나라얀간지(arayanganj), 아슐리아(Ashulia), 사바르(Savar), 가지푸르(Gazipur)에 있는 수백 개의 공장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사측에서 제시한 월 10,000타카(121,000원)보다 많은 생활임금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단지 25%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제안은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시위는 수도 다카로 확산하여 수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으며, 3500개 공장 중 수백 개 공장의 생산이 중단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10월 23일부터 29일까지 발생한 첫 번째 주 파업에 대한 보도는 거의 없지만, 노동자들이 더 많은 의류 공장으로 투쟁을 확대하려 했다는 조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고용주와 탄압 세력에 의해 방해를 받았다. 공장주들은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을 협박하여 노동조합이 노동자들과 대화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공장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또 다른 순간에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파업을 파괴하려고 공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두 경우 모두 산업 경찰의 폭행에 직면해야 했다.
2주간의 파업과 대규모 시위, 경찰과의 피할 수 없는 충돌 끝에 정부에 의해 임명된 3자 위원회인 최저임금위원회(MWB)는 기존에 제안했던 임금인상 폭을 더 높게 조정하기로 약속했다. 노동조합의 지시에 따라 노동자들은 11월 6일 수요일에 일터로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2월 1일부터 월 최저임금이 단지 12,500타카(152,800원) 인상 소식에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을 시작했고 시위는 격렬해졌다. 이 제안 금액은 가족이 굶지 않기 위해 필요한 월 23,000타카(281,000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그다음 주에는 노동자들은 정부와 기업 대표가 요구를 들어줄 만큼 충분한 투쟁을 전개하지 못했다. 지배계급이 유일하게 보인 분명한 반응은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 총리가 노동자들에게 "이미 받은 임금 인상분을 수용하고 일을 하든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라"는 협박이었다. 결국, 11월 15일, 파업은 300%의 임금 인상 등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얻지 못한 채 패배로 끝났다. 대신 노동자들은 56.25%의 임금 인상만을 얻게 되었다. 이는 하루하루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음식을 사기에는 너무 적은 금액이다.
투쟁을 방해하고 노동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지배계급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장치를 사용했다.
• 처음에는 약 20여 곳의 노조가 가능한 한 많은 공장으로 투쟁을 확대하려는 시도 등 노동자들의 자율적인 행동을 방해했다. 11월 7일 새로운 임금 제안이 발표되자 그 임금 제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가장 먼저 노동자들에게 일터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 두 번째 노동자들의 투쟁을 대중 운동의 선봉으로 내세우며 셰이크 하시나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려는 야당의 대규모 캠페인이었다. 하시나 정부는 분명히 대다수 노동자에 미움을 받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부의 몰락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었다.2)
• 세 번째 국가에 의한 탄압이다. 파업에 참여한 다수의 노동자나 노조 간부들이 체포되고 구타당했다. 그리고 괴롭힘을 당하고 감옥에 갇혔다. 파업 기간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으로 입원했으며 11,000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형사 고발되었다. 방망이로 무장한 괴한들이 작업장에 들어와서 연좌시위를 하는 노동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투쟁의 약점
혁명가로서 우리는 투쟁의 약점을 밝히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파업 기간 약 70개의 공장이 피해를 입었고, 2개의 공장이 불에 탔으며, 많은 공장이 약탈을 당하고 엄청난 파괴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노동계급이 무엇을 했는지, 프롤레타리아트나 노동계급이나 범죄 조직이 무엇을 했는지는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조바심이나 절망의 표현으로 노동자 집단이 건물이나 버스 공격, 공장 약탈 등과 같은 파괴적인 행동에 대한 유혹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3) 이러한 경향은 특히 투쟁을 연장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혀 계급 전체로부터 고립되어 있을 때 두드러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 노동자는 종종 맹목적으로 폭력적 행동으로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일상적 생활 조건이 더욱 열악해지고 파업 기간 노동자들이 임금이나 파업 수당을 받지 못할수록 더욱 강력해진다.
그러나 맹목적인 폭력의 한 형태인 파괴는 계급적 폭력과 대조를 이룬다. 왜냐하면, 노동계급 투쟁의 존재 이유는 모든 맹목적 폭력을 없애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계급의 폭력에서 파업과 그 관점의 방어, 목적과 수단은 본질에서 연결되어 있다.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목적을 향한 길을 돕고 강화하는 방법만이 타당하다.
투쟁의 교훈
국제적으로 좌파 단체와 노동조합 조직4)은 방글라데시 노동자 투쟁에 '연대'를 조직했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그들은 노동자 사이의 연대가 아닌 노동조합 간의 국제적인 '연대'를 주창하고, 의류 노동자와의 연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옷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회사에 압력을 가하는 캠페인을 제시함으로써 노동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 이에 맞서 노동계급은 세계 노동계급의 투쟁을 강화할 수 있는 교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이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파업의 교훈에서 강조되어야 한다.
• 이 투쟁은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2022년 여름부터 영국, 프랑스, 미국 및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노동자 투쟁에 대한 반응이며 전 세계적 투쟁의 일부였다.
• 20여 노동조합의 참여가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오히려 노조가 많을수록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단결 투쟁을 전개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 조직된 노동자 집회 외부에서 결정된 소수 노동자의 경찰과의 충돌이나 여타 폭력적 행동 이 파업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단결에 반(反)하는 행위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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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1일
국제코뮤니스트흐름(ICC)
<주>
1. 방글라데시 : 섬유 노동자들의 봉쇄로 인해 그들의 삶의 조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2. 10월 31일 화요일, 의류 노동자들의 봉쇄 속에서 야당의 봉쇄가 일어났을 때처럼, BNP의 봉쇄는 의류 노동자들의 봉쇄와 얽히기도 했다.
3. 좌파 출판물의 기사는 노동자들이 저지른 파괴 행위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들은 노동자들의 모든 형태의 폭력을 전투성과 회복력의 표현으로 제시한다.
4. 국제노동연맹; 세계노동조합연맹; 독일 노동조합 Ver.di. 특히 참조: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200% 이상 인상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독일 노동자연맹에 국제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