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장관은 경기후퇴 회피 가능하다지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금융위기의 불씨 / 2/14(화) / 데일리신조
「인플레이션율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는 견조하게 추이하고 있다」
2월 6일 아침 TV 정보프로그램에 출연한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렇게 말하고, 더욱이 1월 실업률이 약 5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감안해 「미국의 경기후퇴 회피는 가능하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씨티그룹은 1월 중순 올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50%에서 30%로 낮췄다. 경착륙 가능성도 저하하고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필자는 낙관은 금물이라고 생각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월 2일 "세계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더 높고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년간 가장 빠르고 최대 규모의 금리인상을 실시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중앙은행 긴축으로 채무를 진 정부, 기업, 가계에 향후 몇 년간 8조 6000억달러의 추가 금리 부담이 생기게 된다.
금리 인상의 효과에는 시차가 있다. 그 악영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 수요 감소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각국에서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경제학)는 1월 중순 금리의 고공행진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세계 부동산시장이 눈에 띄는 가격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배가 되면 주택 가격은 20% 이상 하락한다」라는 시산이 있듯이,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택시장이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고 밝힌 대로 미국 집값은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주택 붐에 휩싸였던 이웃나라 캐나다에서는 집값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 1월 집값은 정점에서 22% 떨어졌다(2월 3일 로이터).
이 사태에 위기감을 느낀 캐나다은행은 2월 7일 금리인상이 주택 소유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금리인상 중단 조기 실시 가능성을 언급했다.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하던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집값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엄격한 규제로 세계 최초로 부진에 빠졌다. 이후 정부가 부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로고프 씨는 1월 초 미 경제학회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소규모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2021년 초부터 1년도 안 돼 20%나 급락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해 시장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유럽 부동산 시장도 악화되고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지속되고 있어 유럽 중앙은행들은 연준처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못하는 게 고민이다.
그중에서도 심각한 것은 영국 부동산 시장이다.
영국의 지난해 12월 집값은 13년 만에 가장 낮았고 올해 1월 집값도 계속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다 수십 년 만의 극심한 생활비 급등으로 영국 주택시장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지난해 12월 주택가격지수도 고점인 6월보다 5% 떨어져 하락이 멈출 것같지 않고 있다.
다행히 일본 주택시장은 저금리 정책 덕분에 변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향후 동향에 주의해야 한다.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집값 하락은 그 자체로 경기에 큰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잊어서는 안 된다.
IMF는 2월 3일 "중국 GDP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업 침체가 계속되면 금융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고 우려했다. 중국 항대집단처럼 거액의 채무를 안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기업이 전 국토에 편재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유럽연합(EU) 금융위험 감시당국도 1월 하순 상업용 부동산시장 부문이 급속히 악화돼 금융시장에 시스템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2008년 리먼 사태 발생 메커니즘은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관련 채권이 부진한 것이 재앙이 되어 신용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는 게 정설이다.
신용시장에서는 대출채권이나 회사채 등 각종 신용위험을 가공해 증권 형태로 사고파는 증권화상품과 신용위험을 원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파생상품) 등이 거래되고 있다. 신용시장은 거래되는 금융상품이 복잡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상황은, 금리 급상승의 여파로 「변형」이 다시 축적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월 하순 현재 약 1750억 달러 상당의 부동산 관련 채권이 디스트레스트(지급 불능에 빠진 상태) 상태에 있어 신용시장은 리먼 쇼크 이후 최대의 시련에 직면해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세계 부동산 가격 하락이 진행되면 균열이 생기고 있는 신용시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욱 높아져 최악의 경우 새로운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올해 세계경제를 낙관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 아닐까.
후지카즈히코 경제산업연구소 컨설팅 펠로우. 경력은 1960년 나고야 출생, 1984년 통상산업성(현·경제산업성) 입성, 2003년부터 내각관방에 출타(내각정보조사실 내각정보분석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