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관 '싱어롱' 이벤트
영화 ‘보헤미안랩소디’는 2018년 한국의 영화시장은 물론 음악시장까지 휩쓸고 누적관객수 700만 관객을 달성하여 2018년 당시 국내 개봉 음악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밴드 ‘퀸’에 익숙하지 않은 20·30 세대까지 열광시켰다. CGV 측은 싱어롱(영화에서 나오는 노래를 관객이 함께 따라 부르는 것) 이벤트 덕에 객석 점유율이 일반 상영의 2배 가까이 됐다고 밝혔다. 이 기세를 몰아 2019년 누적관객수 1,000만 영화인 ‘알라딘’ 또한 싱어롱, 댄스어롱 이벤트까지 진행하면서 영화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독특한 관람 문화를 만들어냈다. 싱어롱 상영관 후기들이 각종 SNS에 쏟아지며 같은 영화를 여러번 반복해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으로 이어졌다.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 영화를 위협하고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느냐는 말이 나오는 시대에, 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 셈이다.
2. 숨어있는 마케팅 전략
-새로운 소비 트렌드 ‘신기성 효과’
‘신기성 효과 (Novelty Effect)’란 기대하지 못한 정도 혹은 일상적인 기준으로부터 벗어난 정도가 가져오는 효과를 말한다. 밀렌니얼 세대는 어릴 적부터 디지털기기에 노출돼 와서 시청각적 자극을 식상하게 느낀다. SNS 등도 젊은 층에 더 이상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국내 인구의 21.7%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적어도 2035년까지는 최대 소비층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소비 환경은 물론 경제 지형까지 뒤바꾸게 될 신인류의 성장으로 ‘밀레니얼 세대 잡기’가 기업들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됐다. 싱어롱 마케팅은 밀레니얼 세대의 ‘오감 만족’을 겨냥하여 새로운 자극을 느끼게 하는 데에 성공한 사례이다.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누적관객수 1,200명을 돌파한 ‘겨울왕국’을 필두로 ‘알라딘’, ‘보헤미안 랩소디’. ‘레미제라블’, ‘미녀와 야수’, ‘맘마미아’, ‘라라랜드’, ‘비긴어게인’, ‘어거스트러쉬’ 등 영화 음악은 한국에서 실패하기 힘든 분야가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관객들은 아무리 신이나는 음악이 흘러나와도 영화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조용히 감상해야만 했다. 신나는 음악에 다리라도 떨게 된다면 민폐관객으로 찍혀 눈총받기 바빴다. 많은 외국 유명 가수들에게도 ‘코리아’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떼창을 하고, 다같이 즐기는 모습으로 유명한데 음악영화라고 해서 가만히 앉아있기란 고문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싱어롱 마케팅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간파한 마케팅이다.
3. ‘혼영’을 즐기는 소비자로서의 견해
혼자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는 ‘보헤미안 랩소디’ 또한 혼자 관람하였는데, 영화 속 주인공들이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만히 있기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또한 영화 속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관객들에게 이입하여 같이 그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싱어롱 이벤트를 발견했고, 혼자 영화보는 것을 즐기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싱어롱관을 찾게 되었다.
영화 시작 전 관객 한 분이 영화 속 콘서트 입장권과 주인공들 사진, 야광봉까지 준비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영화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가만히 앉아 영화를 보다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광경은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화는 항상 혼자 보는 것을 추구해왔던 사람으로서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끼리 영화를 보며 어깨동무까지 하는 모습은 다시없을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이처럼 고객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굉장한 파급력과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행한다면 기업과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메가박스
[참고 기사]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8/12/790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