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7막58장 (7부-5)
라이딩중 아스팔트에서 비암을 만나게 되면 사스라쳐 놀라고 만다.
비암은 일광욕을 즐기는 파충류이다.
인간들처럼 체온을 유지하는 기관이 없어서 수시로 체온을 올려 주어야 하기 비암들은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다.
돌맹이에 불을 달구듯 비암은 자신의 체온을 올려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전거길에 즐비하게 늘어진 개구리의 시체를 보고 미안한 느낌이 들곤 하였다.
대전 옆도시인 한국타이어 공장이 있는 경부고속도로 고가 밑을 지나 대청댐에 다가가고 있었다.
신탄진 도시를 지나간 것이다.
금강은 자신의 고향을 향하는 나를 보고 반갑게 맞이하며 얼른 가라며 바람을 불어주어 나의 페이스를 높혀 주었다.
어느덧 꿈에 그리던 대청댐에 도달하였다.
금강 하구둑에서 시작한 400km의 장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한달여의 긴 여정.
수만번은 밟은 페달
어떻게 보면 금강하구둑에서 대청댐까지는 400km이나 자동차로 원상복귀하는 바람에 800km를 라이딩했다고 하여야 하였다.
800km.
서울서 부산까지 416km이니 서울에서 부산을 거의 왕복한 것이다.
20만원짜리 싸구려 자전거를 타고 그 기나긴 길을 달렸다니 자전거가 대견스러웠다.
대청댐 앞에는 삼거리가 있었다.
"금강자전거길 시발점"
이란 푯말이 있었고 한무리 라이딩족들이 기념사진을 찌고 있었다.
라이딩에 적합한 옷이 없던 나는 등삿복 자켓을 입고 바지를 입은채 수백km를 달려온 것이다.
나는 셀카봉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찍는 사진보다 더한 감회가 붇받아친다.
이것이 인생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전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니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의 원천일 것이다.
한발 한발.
모든것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