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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소식란 스크랩 `붕장어다리`와 여자도
문은형 추천 0 조회 35 12.05.22 21:2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여자만 살고 있을까?' 여자만 여자도

'여자도는 여자만 살까?' 이런 의문을 갖기 쉽다. 답은 1년 내내 낙지가 많이 산다고 한다. 낙지뿐만 아니라 여자도는 여자만의 풍부한 해산물로 유명한 섬이다. 가을철에는 전어를 비롯하여 키조개, 새조개, 농어, 개불, 새고막 등이 많이 나온다. '여수풀꽃사랑' 26명은 여수엑스포를 1박2일로 구경오면서 그래도 여수까지 갔으니 배를 타고 섬에도 가고, 해산물도 먹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갯가길을 다녀왔다. 수도권에서 아침 일찍 서둘러 여수를 와서 박람회장에 들어서 밤늦게 펼쳐지는 빅오쇼까지 보고서 여수에서 숙박을 한 다음 떠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여자도'이다.

 

 

 

 

 

 

 

여자도는 여수시내에서 92번과 93번 버스를 타고서 종점 섬달천까지 간다. 박람회 기간은 시내버스가 무료이어서 몇번이고 갈아타고서 섬달천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여자도 가는 여객선은 하루 4번 운행을 한다. 아침 8시50분, 12시 20분, 오후2시 30분, 5시 30분이다. 시내버스와 여객선이 연결되어 있고, 시내버스가 늦으면 선장에게 전화를 하면 기다려 준다. 20명이 넘은 단체는 선장에게 연락을 하면 여객선이 2척이어서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

 

 

 

 

여자도에는 사람이 사는 섬이 송여자도와 여자도가 있다. 올들어서 여수시에서 두 섬을 잇는 인도교를 완공하였다. 여자도는 섬의 높이가 낮아서 파도가 치면 섬을 넘어서 넘자가 되었고, 넘자섬으로 불려졌다. 이것을 일제강점기에 한자로 바꾸면서 여자도가 되었다. 여수에서는 다른 사람인 '남'을 '넘'이라고 하니까 넘자섬의 넘을 '너 여(汝)' 해석하여  여자도(汝自島)가 되었다. 실제 섬에서 가장 높은 데가 해발 50m도 안되어서 멀리서 보면 섬이 있는 듯 없는 듯 해서 파도에 잠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조상들이 그렇게 이름을 부른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다.

 

송여자도는 원래 소여자도로 작다는 뜻의 옛말 솔넘자섬이 송여자도로 바뀌었다. 여기서 솔을 소나무 솔로 생각하여 무리하게 '소나무 송( 松 )'으로 바꿔서 송여자도가 되었다.  

 

 

 

 

 

 

 

 

섬에서 섬으로 떠나는 여자도 뱃길

여자도 가는 길은 어쩌면 섬을 3개나 구경을 하는 셈이다. 여자도 두 섬 말고, 보너스로 비록 다리로 연결이 되었지만 엄연한 섬인 달천도를 간다. 달천도만 가도 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어선과 방파제, 확 트인 바다, 길게 펼쳐진 갯벌과 조개 캐는 아주머니들을 덤으로 더 볼 수 있어서 남해안의 섬을 보려는 이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달천도에서 기껏 20분 남짓 배를 타지만 어선과 비슷한 여객선에서 바라다보는 여자만은 그 넓이에 놀라고, 배가 지나면서 솟구치는 흙탕물은 여자만이 온통 갯벌 바닥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마치 서해안 어느 섬을 가는 그런 느낌이다. 함께 가는 낚싯꾼을 내려 준 돈북섬은 평소 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외로이 저녁내 불을 밝혀줄 등대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배를 타고 들어오면서 여자도 가까이 가면 인도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생김새가 옆에서 보면 바닷물이 넘실대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영낙없이 그러하다. 하늘에서 보면 붕장어처럼 모양을 갖췄다고 한다. 붕장어가 살아서 꿈틀거리고, 붕장어 특유의 힘찬 몸놀림으로 솟구치는 몸통이 잘 표현된 것 같다. 해상 관광지로 유명한 슬로우시티 신안 증도의 인도교 '짱뚱어다리'처럼 이 인도교를 나는 '붕장어다리'라고 불렀으면 좋겠다. 이 '붕장어다리'는 폭이 3m이고, 길이가 560m로 중간중간에 낚시를 할 수 있는 낚시터가 7개나 있다. 조금 수면보다 많이 높아서 낚시를 할 텐데 어떨까 걱정이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뜯어볼수록 아름다운 마파지 집들

먼저 송여자도에 내려준 다음 우리는 '붕장어다리'가 시작하는 여자도 마파지마을에 내린다. 마파지마을은 남풍, 마파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고 해서 마을 이름이 붙여졌다. 마파지 마을은 인도교가 생겨서 많은 사람들이 다리 구경을 하기 위해서 찾아오지만 특별한 집들이 있어서 어촌의 품격을 다시 생각해보는 곳이다.

 

여주인께서 교통이 불편한 섬에 살아도 일찌기 들꽃을 좋아해서 인터넷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들꽃을 키운 집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 지금은 보기 드문 외래종 으아리꽃과 다육이들을 키우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한다. 특히 주인장의 해박한 식물에 대한 지식에 더욱 박수를 보낸다. 눈을 즐겁게 한 이 집은 여자도의 보물이다.

 

 

 

 

 

마파지마을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집으로는 또 오래된 기와집이다. 대문 문설주가 된 고목 팽나무의 고색창연한 모습과 센스 있는 주인의 새집 이름, 평상 하나까지도 이름을 짓고 싯귀를 써놓는 감각은 편안하게 앉아서 아무렇지 않게 우리들을 쳐다보는 5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닮은 듯 하다. 새집에 써진 새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깨끗해진다는 '성조청심(聲鳥淸心)', 꽃밭에 새겨진 '양심(良心)'이 집 주인의 인격 수양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

 

 

 

 

 

 

 

 

산낙지 탕탕과 7천원 점심

기다리고 기다렸던 낙지 탕탕 점심이다. '붕장어다리'가 완공되면서 세워진 휴게소와 펜션, 식당 겸용의 멋진 건물이 만들어졌다. 1인분에 7천원 하는 백반이지만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아서 모두들 만족해 하였다. 돌게장을 비롯, 방풍나물 무침, 된장에 넣어둔 깻잎장아찌, 마늘쫑과 멸치 볶은 것 반찬 하나하나가 맛이 있어서 더 달라고 한다. 모두 이곳에서 잡거나 기른 것이고, 국으로 나온 바지락국은 마을 앞 갯벌에서 잡은 싱싱한 것이다. 꽉찬 바지락 살에다 담백한 국물맛은 시장기를 달래기에 충분하였다.

 

 

 

 

 

 

옆 주방에서 "탕! 탕!" 하고 산 낙지를 쪼는 소리는 밥을 다 먹도록 눈 빠지게 하는 고통보다 더한 고문이었다. 여자도는 1년내내 낙지가 많이 난다고 한다. 드러난 갯벌에서도 잡지만 통발로 잡는다고 한다. 모두 시내 상회하고 연결되어서 직접 거래하기는 힘들지만 이렇게 바로 먹을 수는 싱싱해서 더 맛있었다. 참기름과 깨, 김가루를 넣어서 버무린 '산낙지 탕탕'은 그새를 못참고 꿈틀거리다 지쳐서 접시 밖으로 뛰쳐나가는 낙짓발 뜯어내느라 바쁘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는 여자만 한 가운데 섬에서 그것도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언덕 위 식당에서 산낙지를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막걸리이다. 누런 양은 막걸리잔에 철철 넘치는 정을 담아서 모두가 건배를 하는 순간, 행복은 얼굴빛으로 그려진다. 4명이 먹을 수 있는 한 접시가 2만원이다. 반찬이 이러하니 평소 다이어트 생각해서 밥을 남기던 사람들까지도 "아줌마, 밥 한 공기 더!"를 외친다.

 

 

 

 

이곳은 빙과류도 팔지만 작은 슈퍼, 편의점이다. 또, 닭 백숙도 해주는 곳이어서 사람들끼리 어울리기에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하려면 1박이 기본이지 않을까? 2층에 펜션이 4개이다. 6명까지 잘 수 있는 널찍한 방이 3개, 조금 작은 방이 1개인데 하룻밤 자는데 10만원이라고 한다. 직접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고, 필요할 때는 식당에서 사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창문을 열고 여자만과 '붕장어다리'를 쳐다볼 수 있고, 건너 납계도와 동굴섬, 멀리 순천만과 소라면 장척마을 앞 복개도와 모개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박 바리스타께서 준비한 커피 원액을 얼음과 찬물에 타서 먹는 호사를 누리다가 '붕장어다리'를 건넜다. 그냥 편평하고 일직선으로 되어있으면 지루하고 단조로울 것인데 붕장어가 꿈틀거리듯 구불구불하고, 높낮이가 달라서 심심하지 않다. 낚싯터로 만들어진 난간에는 벌써 낚싯꾼들이 채비를 하고 낚시를 하고 있다. 평소 노래미와 돔, 뽈락, 도다리, 농어 등이 잡히는데 오늘은 문저리만 잡힌다고 하면서 놓아줘버린다.

 

 

 

 

 

 

 

크기는 작지만 어촌의 향기가 살아있는 송여자도

송여자도로 건너면 작은 휴게소가 만들어져 있어서 과자와 술도 살 수 있다. 기껏 48m정도 되는 산 언덕을 따라 난 숲길을 걷는다.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김윤기 님께서 둘레길을 만들기 위해서 풀을 베고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섬 동북쪽 절벽을 따라 걸으면 금오도 비렁길이 부럽지 않다. 한참을 걸으면 툭 터진 바위가 나온다. 바위 색깔부터 붉은 색 빛이다. 돌산 성두에서 볼 수 있는 풍화혈 현상이 나타난다. 흔들거린다고 하는 바위를 다같이 흔들어보고 싶은데 낭떠러지여서 그만 둔다.

 

 

 

 

 

 

 

 

 

 

 

 

 

 

 

 

 

바닷물이 차있는데까지 내려오면 물에 잠겼던 바위 위에 붙은 해조류들이 누렇고 붉은 색으로 물감칠한 것처럼 이채롭다. 돌아가는 길은 바위를 지나 걷는다. 퇴적암이 침식되면서 별의별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눈을 심심치 않게 만든다. 용암이 흘러나오다가 순식간에 멈춰버린듯한 바위, 용암이 부글부글 끓다가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은 바위들이 야외 전시관이 되고, 자연이 만들어낸 조형물이 되어서 반긴다. 숲길을 지나 바닷가 바위를 지나는 송여자도 둘레길은 마을 앞 갯바닥에서 바지락 캐기에 열중인 주민들과 각자의 이름이 써진 망태에 가득 담긴 바지락, 통 바깥으로 뛰쳐나오려는 큰 낙지를 보면서 활기찬 어촌의 모습을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대동마을 가는 개미허리길

'붕장어다리'가 시작하는 곳에서 단체 사진도 찍고, 맛있는 간식 시간을 갖으면서 한바탕 웃는다. 다시 다리를 건너서 마파지마을 지나 여자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대동마을로 간다. 파도가 넘어가는 개미허리처럼 잘룩한 길을 지난다. 양편으로 둥글게 만들어진 해수욕장, 이곳저곳 건너다니면서 파도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붉은색 흙이 드러난 곳을 그대로 두고 들꽃을 심거나 잔디를 심으면 좋을 것 같은데 길을 내려고 자재를 쌓아두었다. 여자도, 여자만이 사는 곳으로 오인될 수 있는 낭만의 섬 여자도를 신안 증도와 완도 청산도 같이 슬로우섬으로 만들면 좋을 텐데 다리가 생기면서 개발의 욕심이 살아나고 있어서 안타깝다. 섬에서 도시를 보기 위해서 찾아오지 않는다. 섬에서는 섬만의 독특한 섬문화를 즐기고싶어한다.

 

 

 

 

 

 

 

 

 

 

 

 

 

 

천연잔디로 뒤덮힌 여자분교

여자도 전체가 110호 정도 산다고 하는데 큰 마을, 대동마을 골목길로 들어선다. 폐가가 되버린 양철집 마루 위에는 피아노가 있었다. 피아노가 있을 정도의 대단한 집이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되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골목길을 지나면서 조금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드문드문 그려진 벽화는 다시금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선착장에 매어져 있는 고깃배들과 마을회관 뒤에서 윷놀이를 즐기는 마을 사람들의 한가로움은 관계가 있을 것 같다. 송여자도 마을 사람들이 바삐 갯벌에서 일하는 모습과 대비가 된다. 이제 학생수 3명에 지나지 않는 소라초등학교 여자분교는 언제보아도 바닷가 학교로써 경치가 마음에 든다. 운동장 한쪽에 푸르름을 선사하는 정자나무의 그늘 아래 사람들이 모여있다. 운동장에 잘 키워진 잔디는 굴렁쇠를 굴리면서 동심을 건져내는 사람들처럼 뒹굴고 싶다. 섬마을의 문화의 상징인 이 학교마저 폐교된다면 더욱 섬의 삶이 팍팍해질 것 같아 걱정을 한다.

 

 

 

 

 

 

오후 5시 배로 나오면서 다시 한번 둘러본 여자도와 송여자도, 둘을 한데 이어주는 '붕장어다리'는 앞으로 도시민들에게 생활의 활력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여자도에 살고 있는 통합진보당 김영철 어민위원장은 여자도에 멋진 생태 둘레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한다. 금오도 비렁길 못지 않은 여자도갯가길이 만들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다.

 

달천도에서 이곳 여자도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여객선도 새마을호가 아닌 커다란 도선이 쉼 없이 다닐 것 같다. 당장에 박람회에 온 관람객들이 '그 섬에 가고싶다.'는 꿈을 충분히 채워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시 55분에 출발하는 92번 버스를 타고서 되돌아오면서 여자도가 오래오래 순수한 섬의 문화를 간직하길 기대해본다.       

 

인터넷 신문 '여수넷통' http://netongs.com/ 에 가면 여수의 오늘이 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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