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방진(魔方陣)
정사각형 모양의 줄을 지어 늘어선 칸에 자연수를 배열하여 가로·세로·대각선으로 합친 수가 모두 같도록 만든 것을 방진(方陣)이라 하며 이는 마치 마술처럼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균형과 조화의 원리이다. 균형 잡히게 구도를 잡는 원칙이며 서로 다른 경우들을 중복되지 않게 배치하는 수학의 원리이다.

3차 마방진의 원리는 3*3으로 9개의 방에 자연수 1부터 9까지 사용하여 중복되지 않게 숫자를 배열한다. 가로와 세로, 대각선의 수를 합하면 15가 된다. 가로 4+9+2=15, 3+5+7=15, 8+1+6=15이며, 세로 4+3+8=15, 9+5+1=15, 2+7+6=15, 대각선 4+5+6=15, 8+5+2=15이다. 15는 여러 개의 경우로 만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홍도의 대표적인 작품이 [씨름]이다. 이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X자형의 방진임을 알 수 있다. 그림의 중앙에 두 사람이 씨름을 하는 장면이고 좌우 대각선 사람의 수를 헤면 8+2+2와 5+2+5로 12사람으로 배치하여 전체 그림의 구도가 균형 있게 잡혀 있다. 그리고 그림의 오른쪽 하단의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의 손의 모양이 오른쪽과 왼쪽으로 잘못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그린 것으로 일종의 변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의 가우디 작품인 성 가족 성당 안에도 마방진을 찾아볼 수 있다. 그곳에는 4차 4*4의 마방진으로 1부터 16까지 수의 배열인데 16은 빠져 있고 14와 10은 중복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가로·세로·대각선의 합은 34가 되어야 하는데 여기는 33이다. 그러기 위해서 16은 빼고 10과 14는 중복으로 배열하였다. 이렇게 33이 되도록 한 것은 예수님의 생애를 방진으로 표현한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자연계에서도 균형과 조화의 원리(방진)가 성립한다. 같은 것이지만 DNA의 모양이나 구조를 달리하여 다른 것을 만들어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의 경우도 같은 종이지만, 왼손잡이가 있는가 하면 오른손잡이가 있고 조합과 배열에 따라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게 된다. 식물의 경우도 같은 종의 식물이지만 줄기가 오른쪽으로 휘감아 올라가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왼쪽으로 감아 뻗어가는 것도 있다.
물질의 세계도 같은 개체이지만 입체적 배열이나 구조가 달라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달리 하고 있는 물질(이성체)이 수없이 많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의약품이다. 진통제만 하더라도 그 종류가 수없이 많으며 고혈압 치료에도 쓰이는 약이 여러 가지이다. 지금 신종 바이러스가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같은 바이러스인데 그것이 구조나 배열의 변이로 ‘메르스’나 ‘사스’, ‘코로나’와 같은 변종의 바이러스가 생기지 않을까. 바이러스가 변종이 생기듯 그 치료약도 기존의 물질에 구조나 배열을 달리해 쉽게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의 배열을 달리하여 여러 종류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내듯 물질의 세계도 그렇게 해서 새로운 미생물이 생기고 이것이 몸에 들어와 질병을 일으킨다. 거기에 따른 대체 의약품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지리라. 그러니까 시일이 걸리기는 하지만 어떤 병이든 퇴치할 수 있는 것이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일상의 삶을 누려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