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기어이 한미FTA 국회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총회를 한다며 숨어 있다가 쥐떼처럼 몰려들어서 취재진도 모두 내쫓고 비준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비공개 본회의 날치기”라는 “의회 쿠데타”로 그야말로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한 것이다.
이로써 이미 누구도 믿지 않던 이명박의 ‘친서민’, ‘공정사회’, ‘공생발전’ 등은 모두 쓰레기가 됐다. ‘화장을 고치’고 날치기에 앞장선 박근혜는 이제 유력 대선주자가 아니라 ‘신묘5적’으로 전락했다.
전경련ㆍ경총 등이 즉각 “국회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는 환영 성명을 내면서 이 날치기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분명해졌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지적처럼, 이명박은 이 1퍼센트를 위해 “국민들을 향한 테러”를 가한 것이다.
한미FTA는 이명박이 집권 4년 내내 펼쳐 온 ‘1퍼센트를 위해 99퍼센트를 짓밟는’ 정책의 완결판이다. 한미FTA는 살인적 등록금과 전월세값, 비정규직 확산, 고용불안, 양극화, 청년실업, 고물가 등의 문제를 몇 배나 강하고 빠르게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미FTA는 “미국식 시장경제 법과 제도를 전면적으로 한국에 이식”(전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하면서 재앙을 부를 것이다. ‘미국거주한인여성’들은 성명에서 “맹장수술 4천만 원, 제왕절개 수술 5천만 원, 뇌종양 수술 2억 원의 병원비 청구서를 받았다는 얘기는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낯선 일이 아니”라고 했다.
따라서 “FTA는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한나라당 차명진의 헛소리는 그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은 재벌ㆍ부자 들을 위한 ‘천국’일 뿐이고 노동자ㆍ민중에게는 지옥인 것이다.
이 때문에 한미FTA 날치기에 동참한 1백51명의 얼굴이 박힌 <경향신문> 1면을 다트놀이 표적이나 쓰레기 봉투로 쓰겠다는 사람들이 그토록 많은 것이다.
‘금방 될 거라더니 뭐하냐’는 오바마의 압박도 있었지만,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를 결코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부정적 여론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고 보고 날치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날치기라는 무리수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이명박을 무덤으로 몰아넣고 있다. 날치기가 잠자던 호랑이를 깨우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날치기 당일부터 분노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지고 있다. 서울만 아니라 부산, 경남, 충청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와 가두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당사 현판이 뜯겨 나가고 의원실 점거가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목이 터져라 ‘비준무효 명박퇴진’을 외치고 있다. 야5당도 장외투쟁을 선언했고, 민주노동당과 함께 민주노총도 정권 퇴진 투쟁을 선언하고 조합원들에게 투쟁에 앞장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엄동설한에 살을 찢고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물대포를 뒤집어쓰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청년ㆍ여성 들의 모습은 전율적일 정도다. 물대포가 불길의 확산을 막는 게 아니라 기름을 붓는 셈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4년 동안 쌓여 온 분노와 불만들이 한미FTA 날치기를 계기로 한꺼번에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날치기 공범들은 당황하면서 납작 업드리기 시작했다. 경찰은 결국 물대포 사용을 일단 멈춰야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번 날치기를 보면서 “96년 12월 26일 신한국당 의원들이 새벽에 도둑고양이처럼 국회에 숨어들어와서 노동법을 날치기하던 때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벌어지면서 김영삼 정권은 노동법 날치기를 철회하고 ‘살아있는 시체’가 됐다.
권영길 의원의 지적처럼 “오늘의 기습 날치기가 이 정권에겐 무덤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려면 이미 시작된 거리의 저항을 더욱 확대ㆍ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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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를 이명박의 무덤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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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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