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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여천지준(易與天地準)
역은 천지 법도를 따른다
易 : 바꿀 역(日/4)
與 : 더불 여(𦥑/7)
天 : 하늘 천(大/1)
地 : 땅 지(土/3)
準 : 준할 준(氵/10)
출전 : 역전(易傳) 계사상(繫辭上) 第四章
역(易)은 천지와 대등하다. 그러므로 천지의 도(道)를 다루고 조정한다. 우러러 하늘의 법칙을 관찰하고 구부려 땅의 질서를 관찰하는 까닭으로 감춰진 것과 드러난 것의 원인을 안다. 원인을 찾아갔는데 결과에 도달하는 까닭으로 삶과 죽음의 원리를 안다.
정(精)과 기(氣)가 합하면 물(物)이 되고 혼(魂)이 흩어진 것이 변함이 되는 까닭으로 귀신(鬼神)의 실체를 안다. 성인(聖人)의 본성이 천지와 유사한 까닭으로 어기지 않고, 지혜가 만물을 포용하고 도(道)가 천하를 구제하는 까닭으로 잘못이 없고, 자유롭게 행하여도 정도(正道)를 벗어나지 않고, 자연을 즐기고 천명(天命)을 이해한 까닭으로 근심하지 않고, 그들의 상황에 만족하고 인(仁)을 행하는데 진지하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
천지의 변화를 본떠 포함하는데 실수하지 않고, 만물을 완전히 완성하여 어떤 것도 남기지 않으며, 주야(晝夜)의 도(道)를 꿰뚫어 아는 까닭으로 신(神)은 일정한 공간에 제한되지 않고, 변화는 물리적인 형태가 없다고 했다.
시대정신은 변화하는 세상의 키워드다. 핵심의제다. 오늘 이 땅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평화통일 된 선진국이다. 경제성장과 균형발전, 평화와 통일을 논하기엔 여러 사회적 참사가 상징하듯 우리 내부에 개혁해야 할 모순이 너무도 많이 켜켜이 쌓여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형국이다.
국가 개조란 기존 국가 운영체계의 근간인 법률, 정부 조직, 사회적 시스템, 기존 사고와 철학 등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국가의 모습을 완전히 새롭게 하는 것을 뜻한다. 혁명적인 변화다.
사실 보다 나은 성장을 위하는 일에 변화를 거부해서는 될 일이 없다. '변화를 거부하는 자에게 발전은 없다(恐變者無發展)'고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주역'의 가치는 크다.
'근사록(近思錄)'에 이르길 "때를 알고 지혜롭게 대세를 식별하는 것이 주역을 배우는 중요한 방법(知時識勢 學易之大方也)"이라고 가르쳤다.
때에 따른 만물의 변화에 대해 '주역'은 이렇게 부연 설명하고 있다. "역은 하늘과 땅의 준칙에 들어맞는다. (중략) 우러러 하늘의 여러 조짐을 살피고, 엎드려 땅의 모든 흐름과 이치를 살핀다면 보이지 않는 변화나 드러나 보이는 변화들의 이유를 훤히 알 수 있다(易與天地準 ... 仰以觀於天文 俯以察於地理 是故知幽明之故)."
'주역'이 추구하는 바는 인간도 하늘, 땅과 마찬가지로 변화와 조화를 살펴 그 흐름을 타고 살아가자는 것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정치권은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 통과에도 시간낭비만 하고 있다.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국가 개조를 통해 세상에 희망의 빛을 주기 위해선 먼저 힘 있고 가진 자들이 올곧은 가치관을 드러내어야 한다. 변화의 시발일 것이다.
최근 눈길 끄는 기사가 있었다. 미국의 대표적 억만장자들이 자신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라고 자청했다. 신선한 충격이다. 조지 소로스와 페이스북 공동설립자인 크리스 휴즈를 비롯한 미국의 억만장자 19명이 "전체 미국인의 1%에 해당하는 부자 가운데 10분의 1에 해당하는 우리에게 적당한 부유세를 부과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우리도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회장을 비롯한 기부자들처럼 세상을 훈훈하게 한 분들이 적잖다. 사회적 지위에 걸 맞는 책임, 곧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그러나 졸부들과 일부 재벌 2, 3세들의 행태는 아니다. 지도층의 솔선수범 삶은 세상의 빛이 되고, 선진복지국가 건설의 기틀이 되거늘!
易傳 繫辭上
第四章
易與天地準, 故能彌綸天地之道.
역은 천지 법도를 따르는 고로 천지의 도를 능히 엮어서 드러낸다.
仰以觀于天文, 俯以察于地理, 是故 知幽明之故, 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
하늘의 문채를 우러러보고, 땅의 이치를 굽어살핌으로써 (이런 까닭으로,) 어둡고 밝음의 이치를 드러내며, 시작을 근원으로 하여 끝을 되돌리기 때문에 죽고 사는 이치를 드러낸다.
精氣爲物, 游魂爲變, 是故知鬼神之情狀.
정기가 만물을 이루고, 떠도는 혼이 변하는 까닭으로, 귀신의 정황을 드러낸다.
與天地相似.
(역은) 천지를 따르므로 서로 비슷하다.
故不違知周乎萬物而道濟天下.
따라서 어긋나지 않음을 만물에서 두루 드러내고, 도가 천하를 이룬다.
故不過旁行而不流, 樂天知命 故不憂 安土敦乎仁故能愛.
그러므로 지나치지 아니하고, 두루 행함이 흘러넘치지 아니하며, 하늘을 즐거워하고 그 하늘의 뜻을 알기에 근심하지 않으며, 머무는 곳을 편안하게 하고, 어짊을 도탑게 하여 능히 사랑한다.
范圍天地之化而不過, 曲成萬物而不遺, 通乎晝夜之道而知, 故神无方而易無体.
천지조화의 범위에서 지나치지 않고, 만물을 골고루 이룸에 빠뜨리지 않으며, 낮과 밤의 이치와 통하여 드러내기에 신(神)은 장소가 (따로) 없으며, 역에도 형체가 없다.
(註)
● 與(여) : 더불다, 같이하다, 참여하다, 주다, 허락하다, 간여하다, 돕다, 기리다, 찬양하다, 쫓다, 따르다 등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는 '같이하다', '따르다'의 의미로 해석하였다.
● 準(준) : 준하다, 본보기로 삼다, 본받다, 바로잡다, 고르다, 정밀하다, 허가하다 등의 의미가 있고, 명사로는 법도, 기준, 수준기 등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법도(法度)', '기준'의 뜻으로 해석하였다.
● 彌綸(미륜) : 彌(미)는 두루, 널리 등의 의미가 있고, 綸(륜)은 벼리, 낚싯줄, 거문고 줄, 굵은 실 등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는 '엮어서 드러냄'이라고 번역했다. 이 '彌綸'과 유사한 의미로 쓰인 단어가 주역 안에 있는데 그것은 '經綸(경륜)'이다. 이 경륜은 수뢰둔괘(水雷屯卦)의 대상사(大象辭) '象曰 雲雷 屯 君子以經綸'이라는 문장에서 나온다. 경륜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미륜은 易(역)이 하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엮어서 드러냄'이라고 해석하였다.
● 于(우) : 우리 한국 주역에서는 이 '于(우)' 대신에 '於(어)'로 표기되었다. 그 뜻은 같다.
● 文(문) : 글월, 문장, 글자, 문서, 문채, 채색, 무늬, 법도, 결, 얼룩 등의 뜻이 있음. 여기서는 하늘의 뜻이 반영된 '문채(文彩)'로 해석하였다.
● 幽明(유명) : 어두움과 밝음, 저승과 이승, 밤과 낮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고, 나아가, 陰(음)과 陽(양), 月(월)과 日(일) 등으로도 빗대어진다. 여기서는 가장 기본적인 '어둠과 밝음'으로 해석하였다.
● 說(설) : 말씀, 도리 등의 뜻이 있음. 여기서는 '도리', '이치'로 해석하였다.
● 精氣(정기) : 만물을 생성하는 원기, 생명의 원천이 되는 기운으로 풀이할 수 있다.
● 游魂(유혼) :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서 떠도는 '遊魂(유혼)'은 아님이 분명하다. 정기가 만물을 이룬다면 그 만물의 생명력인 기운을 혼(魂)으로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고, 그렇다면, '游魂(유혼)'이란 살아있는 만물의 기운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판단이다.
● 귀신(鬼神)과 신(神)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사실,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역 그 어디에서도 그 개념을 정리해 놓지는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계사(繫辭) 상전 제5장에서 '陰陽不測之謂神'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미, 필자의 다른 글 '신(神)과 점(占)에 관하여'에서 언급했다시피, '헤아릴 수 없는 그 음양의 성덕(盛德)과 대업(大業)을 신(神)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음양의 작용(作用), 음양의 움직임(動), 음양의 기능(機能) 등이 낳는 결과까지 과정의 신묘함을 신(神)으로 표현했다. 오늘날, 우리가 종교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신(神)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리고 귀신(鬼神)이라는 단어는 64괘의 괘사와 효사에서는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으나 단사(彖辭)에서는 딱 두 번 쓰였다. 지산겸괘(地山謙卦) 단사(彖辭)와 뇌화풍괘(雷火豐卦) 단사(彖辭)에서이다. 곧, ①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 ②日中則昃 月盈則食 天地盈虛 與時消息而況於人乎? 況於鬼神乎?이다. 여기서 보면, 귀신이란 하늘과 땅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그 무엇으로서 별도의 존재임을 유추할 수 있다.
● 情狀(정상) : : 어떤 일이 벌어졌거나 있는 그대로의 사정을 이르는 말이다.
● 濟(제) : 건너다, 돕다, 구제하다, 이루다, 성공하다, 성취하다, 유익하다, 등 다양한 의미가 있으나 여기서는 '이루다'로 해석하였다.
● 旁(방) : 곁, 옆, 널리, 두루, 도움, 보좌 등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두루', '널리'의 뜻으로 해석하였다.
● 樂天知命(낙천지명) : 직역하자면, '하늘을 즐거워하고, 그 하늘의 명을 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천명(天命; 하늘의 뜻)을 알고 있기에 세상과 인생을 즐겁게 생각하면서 매사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이자 그런 태도를 낳는 심적 정황이라고 할 수 있다.
● 曲成(곡성) : 중국에서는 이 曲成이라는 단어를 '多方設法使有成就'라고 풀이한다. 그러니까,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고 부리어서 성취한다는 뜻이다. 曲(곡)은 굽다, 굽히다, 도리에 맞지 않다, 바르지 않다, 정직하지 않다 등 부정적인 뜻이 많으나 여기에서는 의역하여 '골고루', '두루'의 뜻으로 해석하였다.
● 神无方, 易無体(신무방, 역무체) : 직역하면 '신은 방향이 없고 역은 몸이 없다'라는 뜻이다. 신에게 방향이나 방법 등이 없다는 것은 신의 손길이 미치지 아니하는 곳이 없다는 뜻이자 가용한 방법이나 수단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무궁무진하다는,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역에 몸이 없다는 것은 가시적인 형체가 없다는 뜻으로 천지의 작용을 신(神)으로 본 것이고, 그 신의 역할을 역의 작용으로 보았다. 그러니까, 하늘과 땅의 보이지 않는 작용이 신(神)인데 그 신의 세계가 인간에게는 '역'이라는 것으로 가시화되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음양(陰陽)의 변화를 도(道)라 하고, 그 도는 천지(天地)의 보이지 않는 작용이며, 이것을 두고 '신(神)'이라고 한다. 역(易)은 바로 그 하늘과 땅의 이치와 법도를 형상으로 드러낸 것이기에 몸, 그러니까 형체는 없으나 그 신과 같이 행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역(易)과 천지지도(天地之道)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이다.
공자의 인(仁)과 실천
주어진 환경에 잘 만족하고 적응해서 어진 행실에 힘쓰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安土敦乎仁, 故能愛/ 계사전 상, 4장).
'공자가어'에 의하면 “공자님의 아버지인 숙량흘에게는 본처에게서 낳은 아홉 명의 딸과 첩에게서 낳은 아들이 있었다”고 했다. 본처에게서 난 아홉 명의 딸은 여성이었기에 대를 이을 수 없었고, 첩에게서 아들을 얻기는 했지만 다리가 부실한 병이 있었다고 한다. 이름이 ‘피’였는데, 아마 선천적으로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피(皮:뼈대가 기울어졌거나 살가죽만 있다는 뜻)’라는 이름을 썼을 것이다. 당시에는 첩의 자식은 가문을 이을 수 없었고, 더구나 몸이 성하지 못하면 대를 이을 수 없었다.
그래서 숙량흘은 70세가 훨씬 넘었지만 후사를 보고자 안씨에게 청혼을 했다고 한다. 당시에 청혼을 받아들인 안징재는 15세 또는 16세였다.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남편의 나이가 너무 많은지라, 혹여 자식을 못 낳게 될까봐 니구산에서 정성으로 기도를 해서 간신히 공자님을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니구산에서 ‘구’를 따서 이름으로 삼고, ‘니’를 따서는 중니라는 자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외동이 보다 귀하고 예쁘다는 늦동이로 태어났지만 3살이 못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만다. 원래대로 한다면 숙량흘이 가지고 있던 재산과 추현읍의 대부라는 지위도 어린 공자가 다 이어받아야 맞다. 하지만 숙량흘의 처첩이었던 시씨 자매는 그렇게 다 주고 물러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자가 숙량흘의 자식일 리가 없다는 모함을 하고 기정사실화 했다. “결혼한 지 3년만에 죽는 70이 넘은 노인이 어떻게 자식을 낳겠는가?” 하는 것이다. 결국 안징재 모자는 바람을 피운 엄마이고 그 결과로 낳은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쫓겨나고 만다.
알거지로 쫓겨난 데다가 불명예를 안고 살았기 때문에 갖은 고생을 다하게 된다. 그래서 훗날 공자님께서 “내 어리고 젊었을 적에 미천했기 때문에 비루하고 천한 일을 잘 알고 처리한다”고 하신 것이다.
반면에 첩에게서 난 아들, 즉 공자님의 서형은 명예와 재산을 모두 얻으며 잘 살게 된다. 숙량흘이 다스렸던 추현(鄒縣)을 이어받아서 추를 성씨로 썼고, 그의 아들 충(忠)에게까지 세습시켰다고 한다. 어린 공자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던 것이다.
여기에 더 놀라운 것은 자를 백니(伯尼)로 썼다는 사실이다. 약관 때 짓는 자와는 달리, 나이가 40이 넘고 지위도 상당히 높아졌을 때 짓는 두 번째 자에는, ‘백(맹), 중, 계’ 등의 서열을 뜻하는 글자를 넣는다. 특히 맏이는 가문의 계승자이기 때문에 출신이 중요하다. 그래서 적장자일 경우는 ‘백’을 쓰고 서장자일 경우는 ‘맹’을 써서 구별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자님은 스스로 둘째라면서 ‘중니’를 쓰고, 서형에게 ‘백니’라는 적장자의 자를 쓰게 하신 것이다.
선친과 모친을 합장시켜 불명예를 회복했고, 노나라의 대부가 되어 권력과 재산을 얻게 되는 등, 공자님의 집안 내 발언권이 강하게 되었을 때이므로, 공자님의 허락과 인정이 없었다면 ‘백니’라는 자는 불가능했다.
공자님은 왜 어렸을 때 빼앗긴 자신의 명예, 지위와 재산을 되찾지 않으셨을까? 뿐만 아니라 형의 아들을 72신통제자의 한사람으로 만들고, 그 딸은 제자 남용과 혼인시켰다. 자신을 고통 속에 살게 한 형과 그 가족을 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더욱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여기에서 공자님께서 인을 높이고 체득해서 자연스럽게 인을 발현하여 주변을 사랑하며 살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역에서는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고 나와 남을 살리고 기르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세상을 사랑할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이다.
▶️ 易(바꿀 역, 쉬울 이)는 ❶상형문자로 반짝반짝 껍질이 빛나는 도마뱀의 모양이란 설과 햇볕이 구름사이로 비치는 모양이란 설 따위가 있다. 도마뱀은 아주 쉽게 옮겨 다니므로 '바뀌다', '쉽다'는 뜻으로 되고 햇볕도 흐렸다 개였다 바뀌며 햇살은 어디나 비치므로 '쉽다'는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易자는 '바꾸다'나 '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易자는 日(해 일)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易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릇이나 접시를 기울여 무언가를 쏟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그릇에 담겨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담는다는 뜻이다. 그릇에 담긴 것을 내다 버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易자에는 '쉽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이때는 '이'로 발음을 한다. 그래서 易(역, 이)는 ①바꾸다, 고치다 ②교환하다(交換--), 무역하다(貿易--) ③전파하다(傳播--), 번지어 퍼지다 ④바뀌다, 새로워지다 ⑤다르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배반하다(背叛--) ⑦주역(周易), 역학(易學) ⑧점(占) ⑨점쟁이 ⑩바꿈 ⑪만상(萬象)의 변화(變化) ⑫국경(國境) ⑬겨드랑이 ⑭도마뱀(도마뱀과의 파충류) 그리고 ⓐ쉽다(이) ⓑ편안하다(便安--), 평온하다(平穩--)(이) ⓒ경시하다(輕視--), 가벼이 보다(이) ⓓ다스리다(이) ⓔ생략하다(省略--), 간략(簡略)하게 하다(이) ⓕ기쁘다, 기뻐하다(이) ⓖ평평하다(平平--), 평탄하다(平坦--)(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이다. 용례로는 얼굴빛을 바꾸어 어진 이를 공손히 맞이함을 역색(易色),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역성(易姓), 음양으로 길흉 화복을 미리 아는 술법을 역수(易數), 점치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역자(易者), 점에 관한 책을 역서(易書), 역의 괘에 나타난 형상을 역상(易象), 바꾸어 놓음을 역치(易置), 초벌로 쓴 원고를 고침을 역고(易藳), 사태의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局), 나라의 정치적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國), 격한 마음을 누그려뜨려 기색을 즐겁고 편안하게 함을 이기(易氣),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종전의 규정이나 법규를 고치어 바꿈을 이르는 말을 역현(易絃), 솜씨를 바꾼다는 뜻으로 여러가지 방법이나 수단을 써서 탐욕스럽게 남에게서 재물을 뜯어냄을 이르는 말을 역수(易手), 이름을 바꾼다는 뜻으로 시호를 내림을 이르는 말을 역명(易名), 행하여 나가기 쉬움을 이행(易行), 이곳 물건과 저곳 물건을 팔고 삼을 무역(貿易), 근심이 없고 편안함을 안이(安易),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간단하고 쉬움을 간이(簡易),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바꾸어 고칠 수 없음 또는 그리하지 아니함을 불역(不易), 변하여 바뀜을 변역(變易), 고치어 바꿈을 개역(改易), 해가 바뀜을 삭역(朔易), 몸가짐이나 언행이 까다롭지 않고 솔직함을 솔이(率易), 글에 담긴 뜻이 얕고 쉬움을 천이(淺易), 제도나 규범이 바뀜을 철역(轍易), 힘들지 않으며 가볍고 쉬움을 경이(輕易),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움을 낙이(樂易), 옮겨 바꿈 또는 옮겨 바뀜을 이역(移易), 더없이 쉬움 아주 쉬움을 지이(至易), 편리하고 쉬움을 편이(便易), 미쳐서 제 정신을 잃음을 광역(狂易), 고양이로 고양이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을 교체하여도 별다른 성과가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묘역묘(以猫易猫), 쥐로 고양이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을 교체한 것이 도리어 이전 사람만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서역묘(以鼠易猫), 동이를 중화로 바꾼다는 뜻으로 동방의 풍속을 중화의 풍속으로 변화시킨다는 말을 이이역화(以夷易華), 횡포한 사람으로 횡포한 사람을 바꾼다는 뜻으로 바꾸기 전의 사람과 바꾼 뒤의 사람이 꼭 같이 횡포함을 이르는 말을 이포역포(以暴易暴),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오랜 세월을 두고 바뀌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만고불역(萬古不易), 깨끗하며 욕심이 없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평이담백(平易淡白),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음 또는 영구히 변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영원히 바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만대불역(萬代不易),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도역(冠履倒易),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은 은혜에 감복하기 쉬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갈자이음(渴者易飮),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 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매사를 소홀히 하고 경솔함은 군자가 진실로 두려워하는 바임을 일컫는 말을 이유유외(易輶攸畏),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절발역주(截髮易酒), 나의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 교육한다는 뜻으로 부자 사이엔 잘못을 꾸짖기 어렵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을 역자교지(易子敎之), 아비와 할아비를 바꾼다는 말로 지체가 좋지 못한 사람이 지체를 높이기 위하여 옳지 못한 수단으로 자손이 없는 양반 집의 뒤를 잇는 일을 일컫는 말을 환부역조(換父易祖),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한 번 정하여져 바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정불역(一定不易), 쉽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이여반장(易如反掌), 달리 고칠 수 없는 근본이 되는 법을 일컫는 말을 불역지법(不易之法), 세월이 흐르면 풍속도 저절로 바뀜 또는 세상이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이속역(時移俗易), 덕이 있으면 천명을 받아 나라를 다스리게 되지만 덕을 잃으면 다른 덕이 있는 이에게 천명이 옮으므로 혁명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왕조가 바뀜을 이르는 말을 역세혁명(易世革命),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자기 자식의 잘못을 꾸짖기는 어렵다는 말을 역자이교지(易子而敎之),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변통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이역부득(移易不得),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꾼다는 뜻으로 간신이 정권을 농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이천역일(移天易日), 횡포로써 횡포함을 바꾼다는 뜻으로 악한 것을 또 다른 악한 것으로 갈아 바꿈 또는 폭군을 내몰았으나 다시 폭군을 맞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포역포(以暴易暴), 나쁜 풍속이 좋은 쪽으로 바뀜을 이르는 말을 이풍역속(移風易俗),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천불역(不遷不易),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이 쉽다는 뜻으로 대단히 용이한 일을 이르는 말을 절지지이(折枝之易),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쉬움을 일컫는 말을 악어이시(惡語易施),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꿈을 일컫는 말을 이소역대(以小易大),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전이수난(戰易守難), 식량이 없어 자식을 바꾸어 먹다는 뜻으로 극심한 기근을 일컫는 말을 역자이식(易子而食), 진을 치면서 장수를 바꾼다는 뜻으로 요긴한 시기에 이르러 숙달된 사람을 버리고 서툰 사람으로 바꿈을 이르는 말을 임진역장(臨陣易將) 등에 쓰인다.
▶️ 與(더불 여/줄 여)는 ❶형성문자로 与(여)는 통자(通字), 与(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절구구변(臼; 절구)部와 八(팔)을 제외한 글자 (여)와 사람이 더불어 정을 주고 받는다는 나머지 글자의 뜻이 합(合)하여 더불다, 주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與자는 '주다'나 '더불다', '같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與자는 舁(마주들 여)자와 与(어조사 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與자의 금문을 보면 코끼리 상아를 서로 붙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상아를 건네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與자의 본래 의미는 '주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與자는 물건을 서로 맞잡고 있다 하여 '더불다'나 '같이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與(여)는 ①더불다(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하다) ②같이하다 ③참여하다, 참여하다 ④주다, 베풀어주다 ⑤허락하다, 인정하다 ⑥간여하다, 간섭하다 ⑦돕다, 협조하다 ⑧기리다, 찬양하다 ⑨기뻐하다 ⑩기록하다, 등재하다 ⑪쫓다, 따르다 ⑫친하다 ⑬의심하다 ⑭만일, 가령 ⑮미리, 앞서 ⑯위하여 ⑰및 ⑱~보다는 ⑲어조사 ⑳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함께 구(俱), 함께 해(偕), 참여할 참(參),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받을 수(受), 들 야(野)이다. 용례로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여부(與否),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여 이것에 편을 드는 정당을 여당(與黨), 여당과 야당을 여야(與野), 주어진 조건을 여건(與件), 금융기관에서 거래하는 상대방에게 신용을 주는 일 곧 돈을 빌려주는 일을 여신(與信), 주고 받음을 여수(與受), 결과가 나타나려 할 때에 힘을 주어 결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을 여과(與果), 동맹을 맺은 나라를 여국(與國), 참여하여 들음을 여문(與聞), 함께 의논함을 여의(與議), 주는 일과 빼앗는 일을 여탈(與奪), 계책을 짜는 데에 참여함을 여모(與謀), 참가하여 관계함을 참여(參與), 도움이 되는 구실을 하는 것을 기여(寄與), 관계하여 참여하는 것을 관여(關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附與), 재산을 무상으로 타인에게 물려 주는 행위를 증여(贈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賦與), 간섭하여 참여함을 간여(干與), 상장이나 상품 등을 줌을 수여(授與), 팔아 넘김을 매여(賣與),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여세추이(與世推移), 양에게 양고기를 내어 놓으라고 꾀다는 뜻으로 근본적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양모육(與羊謨肉), 덕으로써 이웃한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모두가 친할 수 있다는 말을 여덕위린(與德爲隣), 다른 사람과 서로 약속함을 일컫는 말을 여인상약(與人相約), 다른 것과 저절로 다름을 일컫는 말을 여타자별(與他自別), 별로 다른 데가 없이 보통 사람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범인동(與凡人同), 온 세상의 귀착점이 같은 일을 일컫는 말을 여세동귀(與世同歸), 장물을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둘 다 죄가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수동죄(與受同罪),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즐김을 일컫는 말을 여인동락(與人同樂) 등에 쓰인다.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썩 좋은 절기임을 일컫는 말을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일컫는 말을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성격이나 언동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을 일컫는 말을 천하일색(天下一色),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이르는 말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온 세상이 태평함 또는 근심 걱정이 없거나 성질이 느긋하여 세상 근심을 모르고 편안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천하태평(天下泰平), 하늘과 땅 사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지지간(天地之間),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너무 바빠서 두서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 또는 어리석은 사람이 갈 바를 몰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일컫는 말을 천방지축(天方地軸),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하늘에서 정해 준 연분을 일컫는 말을 천생연분(天生緣分), 하늘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힌다는 뜻으로 천지에 큰 이변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번지복(天翻地覆), 하늘에서 궂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평한 나라와 태평한 시대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무음우(天無淫雨), 하늘이 정하고 땅이 받드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떳떳한 이치를 일컫는 말을 천경지위(天經地緯), 천장을 모른다는 뜻으로 물건의 값 따위가 자꾸 오르기만 함을 이르는 말을 천정부지(天井不知),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다는 뜻으로 이 세상의 시작을 이르는 말을 천지개벽(天地開闢), 하늘은 그 끝이 없고 바다는 매우 넓다는 뜻으로 도량이 넓고 그 기상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천공해활(天空海闊), 하늘에 두 개의 해는 없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통치자는 오직 한 사람 뿐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무이일(天無二日), 멀리 떨어진 낯선 고장에서 혼자 쓸슬히 지낸다는 뜻으로 의지할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천애고독(天涯孤獨),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일컫는 말을 천진난만(天眞爛漫) 등에 쓰인다.
▶️ 地(땅 지)는 ❶회의문자로 埅(지), 埊(지), 墬(지), 嶳(지)가 고자(古字)이다. 온누리(也; 큰 뱀의 형상)에 잇달아 흙(土)이 깔려 있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땅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地자는 '땅'이나 '대지',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地자는 土(흙 토)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也자는 주전자를 그린 것이다. 地자는 이렇게 물을 담는 주전자를 그린 也자에 土자를 결합한 것으로 흙과 물이 있는 '땅'을 표현하고 있다. 地자는 잡초가 무성한 곳에서는 뱀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지(土)와 뱀(也)'을 함께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地(지)는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곳임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 옷의 감을 나타냄 (3)사대종(四大種)의 하나 견고를 성(性)으로 하고, 능지(能持)를 용(用)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땅, 대지(大地) ②곳, 장소(場所) ③노정(路程: 목적지까지의 거리) ④논밭 ⑤뭍, 육지(陸地) ⑥영토(領土), 국토(國土) ⑦토지(土地)의 신(神) ⑧처지(處地), 처해 있는 형편 ⑨바탕, 본래(本來)의 성질(性質) ⑩신분(身分), 자리, 문벌(門閥), 지위(地位) ⑪분별(分別), 구별(區別) ⑫다만, 뿐 ⑬살다, 거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곤(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땅의 구역을 지역(地域), 어느 방면의 땅이나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地方), 사람이 살고 있는 땅 덩어리를 지구(地球), 땅의 경계 또는 어떠한 처지나 형편을 지경(地境),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를 지위(地位), 마을이나 산천이나 지역 따위의 이름을 지명(地名),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지각 변동 현상을 지진(地震),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땅의 표면을 지반(地盤), 집터로 집을 지을 땅을 택지(宅地), 건축물이나 도로에 쓰이는 땅을 부지(敷地), 자기가 처해 있는 경우 또는 환경을 처지(處地), 남은 땅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여지(餘地), 토지를 조각조각 나누어서 매겨 놓은 땅의 번호를 번지(番地), 하늘과 땅을 천지(天地), 주택이나 공장 등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을 단지(團地), 어떤 일이 벌어진 바로 그 곳을 현지(現地),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있는 곳을 객지(客地), 땅의 끝과 하늘의 끝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서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지각천애(地角天涯),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간과 뇌장을 땅에 쏟아낸다는 뜻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힘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간뇌도지(肝腦塗地),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사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으로 몹시 세상을 놀라게 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못난 사람이 주책없이 덤벙이는 일 또는 너무 급하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함부로 날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천방지방(天方地方),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지진이나 홍수나 태풍 따위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을 일컫는 말을 천재지변(天災地變), 육지에서 배를 저으려 한다는 뜻으로 곧 되지 않을 일을 억지로 하고자 함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육지행선(陸地行船), 싸움에 한 번 패하여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한 번 싸우다가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패도지(一敗塗地),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일 처리 솜씨가 착실함을 말함 또는 행실이 바르고 태도가 성실함을 일컫는 말을 각답실지(脚踏實地), 감격스런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감격무지(感激無地) 등에 쓰인다.
▶️ 準(준할 준, 콧마루 절)은 ❶형성문자로 凖(준)의 본자(本字), 凖(준)은 통자(通字), 准(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평균(平均)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隼(준)으로 이루어졌다. 수면(水面)의 평균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準자는 '평평하다'나 '정확하다', '정밀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準자는 水(물 수)자와 隼(송골매 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隼자는 횃대에 송골매가 앉아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準자는 이렇게 새를 뜻하는 隼자에 水자를 더한 것으로 새가 물 위를 일직선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準자는 이렇게 새가 물 위를 곧게 날아간다는 의미에서 '정밀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기준'이나 '규격', '표준'이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準(준, 절)은 (1)준(准). 어떤 명사(名詞) 위에 붙어서 그 명사(名詞)에 비길 만한 구실이나 자격(資格)을 가짐을 나타내는 말 (2)교정(校正) 등의 뜻으로 ①준하다(準--: 어떤 본보기에 비추어 그대로 좇다) ②의거하다(依據--), 본보기로 삼다 ③본받다 ④바로잡다 ⑤고르다, 평평하다(平平--) ⑥정밀하다(精密--) ⑦정확하다, 확실하다(確實--) ⑧허가하다(許可--), 허용하다(許容--) ⑨승인하다(承認--) ⑩비준하다(批准--) ⑪법도(法度), 법(法) ⑫표준(標準), 기준(基準), 규격(規格) ⑬수준기(水準器), 수평기(水平器) ⑭틀림없이, 어김없이 ⑮꼭, 반드시, 그리고 ⓐ콧마루(절) ⓑ코뼈(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필요한 것을 미리 마련하여 갖춤을 준비(準備), 일정한 기준에 의거함을 준거(準據), 표준으로 삼아서 따라야 할 규칙을 준칙(準則), 준거하여 사용하거나 적용하는 것을 준용(準用), 사물의 가치나 작용 등에 관한 일정한 표준이나 정도를 수준(水準), 사물의 기본이 되는 표준을 기준(基準), 사물을 정하는 목표나 기준 또는 타의 규범이 되는 준칙을 표준(標準), 실천을 하는 데에 규범으로 되는 표준을 규준(規準), 복사한 서적이나 문서 따위를 원본과 맞추어 봄을 고준(考準), 자세히 생각함 또는 상세히 준비함을 상준(詳準), 둘을 맞대어 같고 다름을 비추어 봄을 비준(比準), 인쇄물의 교정을 끝냄을 완준(完準), 벌처럼 높은 콧대와 가늘고 긴 눈이라는 뜻으로 영특하고 생각이 깊은 인상을 일컫는 말을 봉준장목(蜂準長目), 깨진 그릇 맞추기를 일컫는 말을 파기상준(破器相準), 우뚝 한 코와 용의 눈을 일컫는 말을 융준용안(隆準龍眼), 깊숙한 눈과 높직한 코를 일컫는 말을 심목고준(深目高準), 아주 충분히 믿음을 일컫는 말을 십분준신(十分準信)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