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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지혜...
첫째 빈둥거리기 - 나만의 시간을 내서 발길 닿는대로, 풍경이 부르는대로 나를 맡길 것,
둘째 들어주기 - 신뢰하는 이의 말에 완전히 집중할 것,
셋째 권태 -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사소한 일들을 오하려 소중하게 인정하고 애정을 가질 것,
넷째 꿈꾸기 - 우리 내면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희미하면서도 예민한 의식을 때때로 일깨울 것,
다섯째 기다리기 - 자유롭고 무한히 넓은 미래의 지평선을 향해 마음을 열어 둘 것,
여섯째 마음의 고향 - 내 존재 깊은 곳에서 지금은 희미하게 퇴색돼 버린 부분 시대에도 맞지않는
지나간 낡은 시간의 한부분을 다시 추억해볼 것,
일곱째 글쓰기 - 내 안에 마음의 소리를 진실되이 적어볼 것,
여덟째 포도주 - 술은 지혜의 학교,그 순수한 액체에 빠져볼 것,
아홉째 모데라토 칸타빌레 - 원하던 것일수록 아끼고 또 아끼는 태도를 가질 것.
어렵다....
대한민국 서울......
이 도시에서 피에르쌍소의 '고급스런 권태'를 꿈꾸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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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증도를 찾아가는 여정은 시니컬하게도 몹시 슬로우...하지 않다
당일의 여정을 좀더 여유로이 배려하기 위해 무박2일의 여정을 택하고,
11시 30분 양재로 모이기 위해서 분초를 잘디잘게 나누고 잘라
누군가는 일터에서 곧바로 오느라 끼니를 거르고,
또 누군가는 오랫만에 만나는 가족모임도 뒤로 미루고 오고,
또 누군가는 이틀 아닌 이틀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하루종일 더 동분서주하고......
이제는 아나로그로 살아가는 것을 돈을 주고 체험해야 하는 그런 시대가 된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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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몽밀(夢密)....
유달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목포는 근시(近視)의 새벽이다. 꿈결인듯 잠결인듯.
산새들이 낯선 사람들의 갑작스런 방문에 지지배배 지지배배 미망을 걷어낸다
누구랄 것도 없이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흥얼거린다....
역시 목포의 눈물은 LP판 직찍...빗소리같은 스크래치와 함께 들어야 제맛인데...
슬로시티에 가까워지니 조금씩 조금씩 절로 아나로그버전으로 모드가 바뀌는 것일까? ㅎ ㅎ ㅎ
목포와 증도의 물리적 거리가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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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되게 뜨거워야 할 유월의 햇살이 숨어버린 탓인지
섬은
더더욱 다소곳하다
집집마다 일찌감치 덧창을 닫고, 골목엔 마치 고단한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휴식에 빠진 듯
자전거가 방심하고 있다 ......시계바늘이 잠시 멈춘 것처럼 섬은 고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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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갯펄 속 세상만 분망히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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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처럼 증도를 증거해줄 것이 있을까!
빛과 바람과 바다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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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불어 물이 흔들여도 아니되고, 햇빛이 부실해도 아니되고
오로지 빛과 바람의 바다의 정수가 시간을 촉매로 응축된 것이 소금이다
소금은 순결하다 투명하다 단순하다 착하다
너무 과해도 독이 되고 너무 모자라도 독이 된다
결코 넘침이 없다
자신의 순명을 다하면서도 상대를 꽃피게 한다
잘 벼려진 칼날처럼 경계가 분명하면서도
유연한 삼투압으로 누구에게든 어디에든 깊숙히 녹아든다.....
아, 소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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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닿는 생각은 생각대로
몸으로 느끼는 생활은 생활대로....
증도를 극적으로 탈출하고
또 우리는 잰걸음으로 결코 슬로우....하지 않은 도시로 돌아간다
다시금
속도에 멀미를 하고 쳇증으로 명치가 답답해도
내가 서 있을 자리는 거기 그곳이기에
하지만
오늘 이 여행이
내 마음 속 고향집 마당을 한뼘이나 더 크게 넓혀주었기에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더 권태로와 질 것을 안다
추신-형아님 사진, 이화에 월백하고님 사진 양해도 없이 가져다 썼습니다
용서해주셔야 해요^^
첫댓글 저는 언제나 사시님처럼 글을 쓸라나요?????부럽습니다.
과분한 말씀이셔요 저야말로 모놀의 작가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사진도 이번에 처음으로 올려보는걸요^^
이 밤에 이렇듯 목포의 새벽 안개 같은 후기를 올려 주다니... 그 안개가 이밤 내 가슴에 내린다.
언냐 왜 안개가!!!! 내 감정이 전이되었나??? ㅎ ㅎ 언냐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호박전처럼 달큰하고 따뜻해져 그래서 이번 답사도 참 행복했었어
가끔... 알듯 모를듯한 그리움으로 사색하고 있는 모습을 나는 보곤 했었지...그대 자작거린 맘속에 기어 들어가 가슴속에 피어난 붉은 열정을 알아채 버린날.....그런,,,, 은샤시 모습을 내카메라에 담아 내고픈 내마음은 왜...? 엉뚱하게도 소금 밭으로만 향하는지....
에굿! 역시 눈치도 프로네 피사체의 마음을 단박에 읽는군!ㅎ ㅎ ㅎ 그래...사실 걱정해도 소용도 없는 일이지만 가슴에 돌덩이 하나안고 답사를 갔더랬지...그래서 더 그렇게 보였을까? ㅎ ㅎ 난 아직까지도 촌시러워서 카메라렌즈 앞에만 서면 왜 그처럼 작아지는지 ㅋ ㅋ ㅋ
은사시님이 시간을 내어 후기를 써 주시니 이렇듯 아름다운 수필 한편이 되는군요. 사업은 남편에게 맡기고 모놀에 많은 시간 할애해 주세요.^^*
죽이 됐든 밥이 됐든 숙제를 끝내고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요 독립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머잖은 날에 포니님처럼 모놀장학생이 될 수 있겠지요^^; 제 소망입니다^^
적당한 소금물에 팽팽해진 세포조직을 보는거 같습니다. 풍경이 역시 슬로시티 증도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니컬하게도 몹시 슬로우~~하지 않았답니다. ^^
저도시간을 분초로 쪼개어 살아야 하는 도시민이다보니 그 심정 십분이해 하지요^^ 힘들게 오신 답사가 좀더 모놀스러웠으면 좋았으련만... 제대로 모놀을 느끼지못하셨음 어쩔까 안타까움이..... 다음엔 꼭 나이스버스에서 뵈어요
은사시님 사진찍는거 못본거 같은데 언제 저렇게 예쁘게 찍었지??...바쁘게 살면서 잠시 일상탈출을 할수 있는 답사가 잇어 오늘도 힘이 나죠..자주 봐요.,,ㅎㅎ
사진도 우리 레오녀사처럼 부지런한 사람이나 찍지 나처럼 카메라를 짐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겐 무리더구만..... 아무튼 그대 부부는 뜨거운 사람들이야 ㅎ ㅎ ㅎ
한 편의 작품이네요...모놀엔 웬 작가님들이 이리 많이 계신지...앞으로 후기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것 같습니다..역시나 은샤샤님도 팔방미인~~
과잉칭찬이셔요ㅎ ㅎ ㅎ 감사합니다, 그리고......다음엔 홀로여행 하시지마셔요^^; ㅎ ㅎ ㅎ ㅎ
증도답사를 다녀와서 모놀에 어찌나 프로작가들이 많이 계신지요~~~~사진작가도 많고~~~전문가급 글솜씨도 많이계시구요~~~은사시님 글과 사진 모두 훌륭하세요~~~ㅎㅎㅎ
그래서 난 꼬리만 달구 다녀...
오래묵은^^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 제가 젤로 부러워 하는 것 중에 하나랍니다 우아니님이랑 참 보기 좋아요
겁나게 사색가라는 걸 진즉부터 알아봤지요. 후기 잘 읽고 갑니다. 다음 바람 불면 내 그대 가지에 앉아 쉬리다.
꼭 그래주셔요...은화처럼 나부끼는 은사시나무 가지에 조붓이 걸린 뜬구름....상상만해도 이쁘잖아요^^
소금은 순결하다 투명하다 단순하다 착하다 너무 과해도 독이 되고 너무 모자라도 독이 된다 결코 넘침이 없다...이것만 알고 와도 갔다 온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절여진 뒷 맛이 참 좋습니다. 은사시나무님 곱게 읽었어요.
요시님 사진만 하려구요 오죽하면 대장님이 대포카메라를 버리고싶다 엄살이시게요 ㅎ ㅎ ㅎ 예전처럼 좋은 글과 사진 자주자주 올려주셔요 늘 기다리고 있답니다
너무 고급스런 후기라서 이따가 아껴 읽을라요.
마져. 무지 럭셔리혀. 후기의 명품이여,명품~~~
참새언냐, 반디언냐 언냐덜이 없다면..... 그런 답사는 상상불가여 난 정말 내 생에 貴人들을 모놀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어 언냐덜이야말로 명품 중에 명품이여
모놀엔 시인이 가득, 작가가 가득 을매나 글들을 잘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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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드라님 이름처럼 몸도 산들산들 날래시지요^^ 여러번 먼발치서 뵙기만하고 제가 변죽이 그 모냥이랍니다...담번엔 꼭! 제가 먼저 인사드릴게요
피에르 상소 교수가 제시한 '느리게 사는 방법' 대로 살 것 같음, 조선시대 가난한 선비처럼 마음 비운 채 유유자적하게 낙천적으로 분명 살아야 할지언데, 은사시 님 말대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기엔 너무나 먼 당신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고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 이라고 그가 지적하듯 외적인 요소보다 내적인 요소를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한 법이지요...
오랫만에 소금처럼 고귀하고 고운 은사시님의 후기 대하니 제 마음이 맑아집니다...고맙습니다....
최근 들어서 가장 크게 놀란 일..... 이렇게 "수다스러운!" 우드님을 처음 본다는 사실! ㅎ ㅎ ㅎ ㅎ 그동안 포토에세이로야 뭐 굉장한 다변이시셨지만^^ 사색가우드님도 좋았지만 사실 말문트인 수다쟁이 우드님이 더 좋아요^^ 제 후기보다 우드님 해석이 훨씬더 좋은데요
이미지들이 다 그림같네요...한개만 가져 갈라요.
아이구 가문의 영광이예요^^ 변변찮은 것을.... 누나 끼치지 않았음 좋겠네요 ㅎ ㅎ
대한민국 서울에서 이런 고급스런 권태를 꿈꾸면 이뤄진다~~..은여사님~..난 오늘 느리게 느리게 그대의 글을 읽으며 그 마음안으로 여행을 떠나고 신뢰를 가지고 집중해 읽고 또 읽으며 내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우~~나에게 선물해준 고급스런 권태..오늘은 그대의 글로 맘껏 빠져보려하오~~~..
어젯밤에 읽고,또 읽고... 야밤에 내 맘에 안개 꼈었쟈녀.
녀사 대장 이하 우리모두 그대의 후기를 오매불망 지다리고 있오!
늦은오후 서양빛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있으니 몸이 권태입니다. 은사시님의 글을 읽으면서 한줄기 시원한 바람에 정신을 차립니다.
제가요...한 바람합니다^^ 사시나무떨듯 떨면 어찌되는지 아시지요? ㅎ ㅎ ㅎ ㅎ
참 좋다.
은사시는 양파 같은 여자.양배추 같은 여자(모두 양씨네) 속이 꽉 차서리... 넘 보배로운 여자여.대마왕은 땡 잡은겨. 고거 모르믄 바보~~~
내가 양씨家의 녀자인 걸 대마왕도 언제간 알게 되겠지???? ㅎ ㅎ ㅎ ㅎ 참언냐 반언냐...난 이런 허접한 후기보다 언냐덜이 더조아
'은사시나무' 낙관(?)도 감칠맛 나고, 수묵화같은 사진도 느림의 미학을 자붓이 흘리고, 겨울 강처럼 물살이 찬찬이 흐르는 듯한 사유깊은 글도 참말 좋네요. 촘촘했던 하루였는데,,,,,이 밤, 은샤샤 님의 '고급한 권태'를 마주하니 나른나른하게 위안이 되네요^^
'낙관'은 우리 큰눔이 뽀샵으로 맹글어줬어 ㅎ ㅎ ㅎ 나야말로 피톤치드같은 죽부인 글에 많이 위로받고 대리만족하지^^ 또 보자굿! 개구쟁이 비움!
오랫만에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은샤샤~~! 소금처럼 살고 싶은 마음으로 마음에 적당한 소금을 안고 왔구먼요.ㅎㅎ 여행은 무엇을 보느냐?도 중요허지만..그곳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우는가 도 중요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떠나고 싶어 하는지도 모릅니다. 살면서..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듯 하여~~! 은샤샤 화이팅~~!
맞아요 언냐, 여행 중에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감상 중에 하나도 '겸손'이야 자연처럼 겸손하면 우리 삶이 결코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언냐덕분에 나도 홧팅! 언냐도 홧팅^^ 대쪽같은 갈대언냐 우리 팔언냐도 홧팅^^
모놀의 대문호들이 모두 펜을 들었네요. 모놀답사라도 다니고 이렇게 글을 쓰셔야...글실력 줄어들지 않습니다. 나른한 권태~ 좋습니다.
성격이 급한 나를 은샤샤가 차분히 이끌어 주네 그랴~~~고마운 후기여~~두고 두고 또 읽고 싶은 약이네 글쎄~~~ 몽환속의 목포가 그대의 해석으로 가슴에 스멀스멀 젖어든다오~~~~ 바쁜 중에도 훌륭했어요~~~^*^
언냐, 언냐가 빠지니 어쩐지 다들 모였는데 식구중에 누구하나 빠진듯 허전하고 아쉽고 그렇더라구요...언냐 꼬리보니 이제 건강이 좀 나아졌나부다^^ 언냐 자주 얼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