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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도 좋지만, 우선 5연패부터 끊자
투수진이 붕괴된 보스턴의 초특급 트레이드 작전으로 김병현은 시즌이 중반에도 접어들기 전에 유니폼을 바꿔입은 사건을 겪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문제이랴? 모든 것이 하향세에 접어있는 애리조나 보다는 85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노리는 빨간 양말 보스턴이 김병현을 더욱 인정해주고, 더욱 필요로하고, 더욱 가능성 있는 팀이니 말이다. 그런 보스턴으로 이적한
김병현이 이적 후 첫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6월 4일 아침 8시 5분(한국시간)에 시작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이다.
일단 선발로 나서기는 하지만 김병현의 향후 기용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선발로도 마무리로도 모두 합격점을 받았던 것이 오히려 그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언론들도 김병현을 어떤 용도로 영입했는지 확실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선발과 마무리 모두가 부족한 보스턴이 두 가지
일을 다 해낼 수 있는 김병현을 데려왔다고만 밝힐 뿐이다. 지금으로는 부상중인 에이스 페드로가 복귀하면 마무리를 할 가능성이 가장 높긴 하지만
선발과 마무리가 모두 공석이라면 우선 선발부터 채우고 보는 게 순서이다.
그래서 6선발 로테이션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병현은 이적 후 2일 토론토와의 경기에 시험삼아 등판했다가 1이닝 2실점의 부진한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나빴을 뿐이지 피칭의 내용은 인상적인 편이었다. 프랭크 카탈라노토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은
공이 약간 가운데로 쏠렸을 뿐, 대부분의 공이 낮고 예리하게 컨트롤 됐고,
김병현도 1이닝만을 던질 것을 알고 등판해서 그런지 연투를 감안해 던지는 선발 때보다 훨씬 위력적인 공을 뿌려댔다. 지난 해 마무리 시절에 대략
7~80%정도의 공을 뿌렸다고 본다. 다만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토론토 타선이 잘 쳤고, 2점 째를 내준 카를로스 델가도의 타구는 전 내야 수비진을 모두 우측으로 위치시킨 수비 시프트에서 나온 안타였다. 평범한 3루 쪽 땅볼이었으나, 거기엔 수비수가 없었다. 극단적인 당겨치기 타법을
구사하는 델가도가 김병현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밀어칠 수밖에 없는 공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트레이드 이야기 때문에 간과하고 있는 것. 바로 김병현의
부상 여부이다. 이미 발목 통증으로 DL에 올랐던 그는 이적 전까지도 햄스트링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었다. 여기에 불펜으로 1이닝에 나와 다소 많은
26개의 공을 던지고 이틀만에 선발로 다시 들어선다는 것도 부담이다. 마지막으로 갑자기 바뀐 포수와의 호흡도 걸린다. 김병현은 토론토와의 경기에서도 포수의 사인에 수 차례 고개를 가로저어 약간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란히 26경기 연속안타를 때린 로프턴과 가르시아파라
김병현은 첫 선발 데뷔전에서 피츠버그를 만났다. 보스턴이 내셔널리그를
만나는 인터리그 첫 경기인데, 더욱이 피츠버그의 홈에서 열리는 경기라 사실상 옷만 바꿔입고 지금까지의 경기와 다름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상대 선발로는 피츠버그의 에이스 크리스 벤슨이 내정됐다. 90마일 중반대의 빠른 공을 바탕으로 타선을 제압하는 투수로 올 시즌 5승 5패 3.73의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피츠버그의 타선은 최근 7경기에서 42점을 올릴 정도로 큰 상승페이스를
타고 있다. 가장 잘 맞고있던 톱타자 케니 로프턴이 1일 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며 2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끝냈지만, 이 기간동안 .406의 타율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근 한달동안 DL에 올라있던 강타자 브라이언 자일스가 돌아와 최근 경기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팀 내 최다 홈런(8개)을 기록 중인 레지 샌더스가 day-to-day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지만, 경기 출전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의 세 선수와 함께 수 읽기에 능한 포수 제이슨 켄달과 초구의 사나이 좌타자 랜달 사이먼도 경계 대상이다.
제이슨 베리텍, 덕 미라벨리로 대표되는 보스턴의 포수진은 수비력에서 중간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으나, 도루 저지능력은 최악이다. 재작년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투구 폼이 큰 김병현에게는 이것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인데, 피츠버그 타선에서는 로프턴을 제외하고는 도루를 할만한 주력을 갖춘 타자들이 흔치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피츠버그에서 로프턴이 연속안타 행진을 벌였다면, 보스턴에는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있다. 이 노마역시 지난 28일 양키스 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연속안타 행진을 역시 26경기에서 멈추었지만, 상승세는 여전하다.
또한 그 뒤를 이어 그의 키스톤 콤비 토드 워커가 17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셰이 힐랜브랜드가 트레이드로 빠지긴 했지만, 오히려 그 자리에 데이빗 오티스가 주전의 자리를 확보하면서 파워와 좌타선의 위력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2일 경기에서도 5타수 3안타, 혼자서 3타점을
올렸는데, 포지션이나 몸집이나 작은 모 본을 연상시키게 한다.(물론 아무리 ‘작은’이라는 칭호가 붙었다 하더라도 오티스의 체구는 엄청 크다!)
다만 저니 데이먼이 최근 부진으로 톱타자에서 물러나 9번으로 내려갔고,
그 자리에는 셰이를 밀어낸 빌 뮬러가 들어왔다.
이제 김병현의 시간이 돌아왔다. 보스턴으로 이적하는 모든 스타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반드시 밤비노의 저주를 깨버리겠라는 거창한 포부를 밝힌다.
김병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 보스턴에게는 당장의 우승보다도
5연패의 사슬을 어떻게 끊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 그들에게 타도의 대상인 양키스가 부진한 사이 지구 선두를 차지하는 듯 했으나, 제 풀에
무너지면서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보스턴의 한계였다. 이제 팀에 새로 들어온, 아직은 손님 같은 김병현에게 첫 등판부터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많은 부담일 수도 있지만, 큰 대가와 관심을 받고 들어온
선수인 만큼 화끈한 첫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재작년 월드시리즈 당시 모든 이들의 눈과 귀가 작은 꼬마 김병현에게 집중
됐듯이 이제 다시 모든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다시 그에게로 향하고 있다. 이제 그의 날렵하고 예리한 피칭으로 다시 한번 그들을 놀래켜줄 때가
왔다.
유재근 기자 (editor@mlb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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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잘읽었습니다...
모든 것이 잘 되리라 믿고 또 믿고 싶습니다. BK뒤에는 언제나 우리들이 응원할꺼니깐요 ^^*
늘 느끼는거지만 좋은 기사를 쓰는 인터넷신문이더군요.인터넷신문?맞나요? 무엇이던간에 신뢰가 가고 칭찬을 늘어나서가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사실만을 전하기에 읽고나면 기분이 좋습니다.진실을 왜곡하고 불순한 5대 찌라시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기사,고맙게 잘 봤습니다.
생각만해도 흥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