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나의 所懷)
기업체의 회사원이든 관직이나 공직이든 오래도록 직장을 오가면서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 오던 직장인들에게는 정년(停年)이라는 게 있고 여타 모든 직종도 그러하며 규모가 크던 작든 간에 직접 사업체를 운영해 온 분들이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은퇴의 시기는 찾아오게 되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겠다.
모든 만사가 그렇듯이 시작할 때가 있으면 마칠 때가 있고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가 있으며 힘써 일할 때가 있으면 쉴 때가 있는 것이 당연한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기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겠고 정해진 기한이 있기에 그때를 미리 대처하며 준비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하겠다.
나에게도 예외가 없이 은퇴란 문제가 점차 눈앞에 다가오고 있어 남의 일 같지 않으며 노후생활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설칠 때도 있고 수시로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이 지금 내가 처한 당면한 과제이자 피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 되고 있음을 수긍(首肯)하고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많은 일들을 만나고 경험하게 되지만 나에게는 지난 2020년 가을, 대장암과 장폐색증 수술을 받고 장기간 입원 치료를 한 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되며 퇴원하면서 은퇴를 고려했으나 회복이 빨라 5년을 연장해 만 나이로 75세까지는 현업(現業)에서 계속 일을 하기로 작정하고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나의 직업 보험영업은 정년(停年)이란 게 정해져 있지 않아 나이와는 상관이 없고 능력이 허락된다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특수한 직업인 것은 사실이다.
고령임에도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솔직히 대부분 스스로 한계를 느껴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듯싶다.
65세를 지날 때쯤 은퇴 시기를 70세로 정했으나 막상 70세에 이르고 보니 너무 이른 것 같아 숙고(熟考)한 끝에 5년을 연장해 만 나이 75세 되는 해 4월, 현업에서 최종 은퇴하는 것으로 나름 확정해 놓고 직장생활을 감당해가고 있는데 열정이 식어서인지 예전과는 다르고 급변(急變)하는 시대에 젊은이들과 경쟁하며 일한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처음 입사 당시(46세)만 해도 보험 영업을 직업으로 오래도록 일하게 되리라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지나칠만큼 내성적인 나의 성격으로는 맞지않아서 대책이 없는 날들이 참 많았는데 지나고 보니 내가 처한 한계상황 때문에 전능자이신 하나님을 찾게 되고 오직 신앙의 힘으로 숱한 역경(逆境)과 험한 파고(波高)를 온몸으로 부딪쳐 가며 도무지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주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지금껏 감당해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항상 그러하듯 내 힘으로는 단 하나의 계약도 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삶의 현장을 지켜내고 있으며 그 누구도 도와줄 사람 없지만 나의 소망을 주님께 아뢰어 기도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나의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 경우를 보더라도 정년(停年)이 지나 대부분 근무하던 직장에서 퇴직한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해오던 사업도 정리하고 쉬는 분들이 많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 현업을 지키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극히 적은 것을 보면 내 나이도 어느새 황혼 녘에 다다르고 있음을 자각(自覺)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이렇듯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가장의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으니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은혜이고 그저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다. IMF 시기에 입사해서 보험영업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7년을 훌쩍 지나고 있어 세월과 시간의 빠름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역시 은퇴를 눈앞에 두고 어떻게든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름 “행복한 은퇴”를 꿈꾸고 있으며 꿈을 이루시는 주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사는 것이 요즈음 나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생각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인생을 바꾼다. 라는 말이 있는데 말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난 경험적으로 체득(體得)할 수 있었고 무조건 부정의 말을 피하고 긍정의 말을 하는 것을 습관화하고자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요즘 친구나 지인을 만나게 되면 공공연히 내가 설정한 은퇴 시기 75세(만 나이)까지 현업에 종사할 거라고 힘주어 공언(公言)하고 다닌다.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을 믿고 내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전능자이신 하나님께 무시로 기도하게 된다.
직장생활 30년 근속 목표를 확정해 놓고 비록 일흔을 넘은 나이지만 삶의 현장을 지키며 당당하게 대처하려고 나 자신을 계속 푸시(push)하고 있다.
지나온 날들을 회고해 볼 때 보험사에서 일하는 동안 주님은 나에게 참 많은 것들을 체험하게 하셨는데 처음 3년은 광야에 던져진 유랑자처럼 극한 시련을 겪어야 했으며 내 힘으로는 도저히 역부족이라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으나 그러한 중에도 직장 내에 신우회를 창립하게 하시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꼴찌 그룹에 속해있던 나를 주님은 일순간에 상위 그룹으로 점프(jump)하는 놀라운 반전을 허락해 주셨다.
이토록 받은 사랑이 크다 보니 내게 주신 달란트로 부족하나마 문서선교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인터넷’에 다양한 장르의 신앙 글을 써서 함께 나누는 것과 ‘코로나’가 확산하기 전까지 나만의 ‘특판전도지’를 만들어 여러 곳의 병원을 찾아다니며 20년을 줄기차게 환자분들에게 복음을 전했던 것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
그 후, 주님은 좁은 전셋집에서 생활하던 우리 가정의 장막을 교회에서 가까운 아파트로 옮겨주셨고 7년 6개월간 영업팀장의 굳건히 자리를 지키게 하셨으며 특별상(2000년), 최고 건수 상을 비롯해 영업사원들이 부러워하는 판매왕(2006년 4월) 상을 받게 하시고 괄목(刮目)할 만큼 놀라운 축복과 은총을 베풀어주셨다. 그리고 4년간 네 번에 걸쳐 손해보험협회에서 선정하는 “우수인증대리점”의 영예와 2권의 책(간증집, 묵상집)을 출간하게 하시고 교회의 요청으로 간증자가 되게도 하셨으니 이 얼마나 큰 은혜이며 축복의 선물인가 말이다.
어느덧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비록 지난 일이지만 내가 경험한 일들이 나에게는 오래도록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고 보배 같은 “영적기념비‘로 간직될 것이 분명하다 하겠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결코 나의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하나님 자랑 되는 것이 나의 꿈이고 난 다만 꿈꾸며 기도할 뿐,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맘껏 표현하고 나타내며 사는 것이 내가 처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영적 몸부림이라고 생각한다.
보험회사 플래너(설계사) 직업은 한때 잘하던 사람도 한동안 안 보이면 퇴사했다고 하며 대부분 한계를 느껴 스스로 그만두는 것이 통례(通例)이고 떠날 때는 말없이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언제부터인가 은퇴를 생각하면서 난 내가 정한 시기에 당당하게 고별사도 하고 퇴사하면 좋을 것 같다는 그림을 그리며 그러한 꿈이 현실이 되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있는데 그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기도밖에는 없다는 것이 감출 수 없는 나의 한계이자 참모습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겠다.
근래에 와서 부쩍이나 은퇴 후 생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나의 인생 후반을 76세~85세까지 10년간을 황금 시기로 정해 그동안 힘들었던 삶의 짐을 내려놓고 하고픈 것을 하면서 여생(餘生)을 의미 있게 보냈으면 한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나만의 공간인 서재(書齋)를 만들어 원하는 글을 마음껏 써보고 싶은 게 솔직한 나의 갈망(渴望)이요 간절한 염원(念願)이며 “아름다운 황혼”을 꿈꾸는 기도의 핵심(核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이 마음으로 계획할지라도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믿기에 나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 복된 인생이 아닐까?
우리네 인생사가 그렇듯 모든 게 우리의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며 그럼에도 더 좋은 것을 주실 것을 믿고 바라며 사는 것이 주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참모습이라고 믿고 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항상 바라보이는 것 없고 찾아가 만날 대상도 없을뿐더러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며 부탁할 곳도 없지만 내 머릿속에는 안된다는 생각은 어떻게든 차단하고 배제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그런 생각에 빠지는 순간 결국 내 자리를 지켜갈 수 없다는 것이 곧 사실로 나타날 것이기에 언제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님께 은혜를 구하므로 오직 믿음의 능력으로 한계를 극복하고자 주어지는 상황들에 맞서 담대히 대처해 나가고자 다짐하고 또 다짐을 해본다.
대책 없는 것이 은혜임을 알기에 나의 형편과 사정을 아시는 주님께 맡기고 다만 기도할 뿐이다.
그리고 살아온 날보다 남은 생애가 더욱 복되게 하실 것을 믿고 나갈 때 “행복한 은퇴”가 되게 하셔서 꿈꾸는 자의 축복이 마침내 현실이 되고 결국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하실 줄로 믿는다. 할렐루야 ♡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히브리서 11:1)
(2024년 여름, 7월 어느 날)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모습은 눈에 남고, 멋진 말은 귀에 남지만
따뜻한 배려는 가슴에 남는다고 합니다.
오늘도 따뜻한 사랑 나누며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