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초 꽃 이야기
옛날 진도 섬 산골 마을에 한 농부가 산기슭에 감자와 옥수수 농사를 지어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농부는 진돗개 한 마리를 키웠는데 하얀 털을 가지고 있어 백구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백구는 어려서부터 매우 영리하고 주인 농부를 잘 따라서
농부와 백구는 언제나 함께 다니며 친밀함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 농부가 사는 곳이 원래 매우 외진 산골이다 보니 감자나 옥수수가 익어
갈 때에는 산에서 멧돼지들이 내려와 농사를 망쳐 놓곤 하였습니다.
주로 밤에 어둠을 타고 내려오는데 어제 밤에도 옥수수 밭 한 구석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한두 마리가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어제 밤에 백구가 짖어 댈 때에 나가 볼까 하다가 피곤하고 귀찮아서 그냥 잤더니
다 여물어가는 옥수수 밭을 망쳐 놓은 것입니다. 이제 멧돼지들이 옥수수맛을 알게
되었으니 매일 밤 산에서 내려 올 터인데 이를 지켜 낼 일이 큰일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쓰던 활과 화살을 꺼내어 오늘 밤의 멧돼지 사냥을 준비하였습니다.
낮에 미리 한잠 자 놓고 밤이 깊기를 기다리는데 백구가 귀를 쫑긋하며 긴장하는
모습이 멧돼지가 내려온 모양입니다. 백구를 따라 옥수수 밭으로 살금살금 다가
가는데 앞에 멧돼지 여러 마리가 정신없이 옥수수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농부가 활을 겨누어 멧돼지를 쏘자 멧돼지 한 마리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자 다른 멧돼지들은 도망을 치는데 그중 어미 멧돼지가 농부를 향하여
돌진해 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겠다는 듯이 갑자기 달려드는 어미
멧돼지에게 농부는 미처 활을 다시 쏠 겨를이 없었습니다. 농부가 지신에게 달려드는
멧돼지를 눈앞에 보며 뒤로 넘어지면서 이제는 죽었구나 하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있을 때에 옆에 있던 백구가 멧돼지에게 달려 들었습니다.
농부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보니 백구가 멧돼지의 목을 물고 있는데 멧돼지의
날카로운 어금니가 백구의 옆구리에 박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농부는 재빨리 활을
어미 멧돼지의 심장에 겨누어 쏘자 그렇게 사납던 멧돼지가 드디어 죽었습니다.
그러나 멧돼지의 어금니는 아직도 백구의 옆구리에 꽂혀 있고 백구는 아직도 멧돼지의
목을 물고 있었습니다.
농부가 다가가서 백구의 옆구리에 박혀있는 멧돼지의 어금니를 빼내자 백구의 옆구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 나왔습니다. 농부가 자신의 웃옷을 찢어 상처부위를 싸매었으나 피는
그치지 않고 계속 흘러 나왔습니다.
결국 백구는 다음날 해가 터 오르는 새벽녘에 농부를 향해 마지막으로 눈길을 주며 꼬리를
힘없이 치더니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농부는 자신을 대신해 죽음을 맞이한 백구를 자신의 집 앞의 마당에 묻고 백구를 잃은 한없는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 이듬해 아직 잔설이 다 녹지 않은 이른 봄에 백구의 무덤에는 파란 풀이 돋아나더니
4 월에 꽃잎 끝에 갈색 점이 있는 흰 꽃이 꽃대 끝에 송이 져서 피었는데 사람들은 이 꽃이
주인을 수호하려고 멧돼지의 목을 물었을 때에 멧돼지 의 피가 묻어 있는 백구의 잇빨을
닮았다고 하며 이처럼 자신의 목숨을 내 놓고 싸운 백구의 혼이 깃 들은 꽃이라하여
“수호초 꽃‘ 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수호초는 한겨울에도 푸른 잎이 시들지 않고 4 계절 동안 변함없이 푸른 잎을 유지하는데
이는 백구의 주인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나타내는 것이라 합니다.
*** 수호초 꽃 : 사철 푸른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20-30 cm 이며 동북아시아의
추운 지방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정원의 화단을 꾸미는데 사용한다.
4-5 월에 꽃대위에 꽃잎 끝에 갈색 점이 있은 흰 꽃이 송이져서 핀다.***
교훈: 자신의 목숨을 바쳐 주인을 지키는 백구의 희생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하겠다.
<수호초 꽃>

첫댓글 전설 따라 삼천리..........
. . .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올리시는 꽃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感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