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호수가 그렇게 나가고 주저앉아 이리저리 생각을 하던 나는 일단 호수가 던지고 나간 반지를 찾고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설 기운조차 없었고 이리저리 눈을 돌려봐도 반지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저쪽으로 던진것 같았는데..
나는 거의 기어서 호수가 반지를 던진쪽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반지는 찾을수 없었다.
어디로 굴러가버린걸까...
"휴우.... 호수야 너참 나쁘다. 정말... 들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가버리면.... 난 어떻게 하라는거야."
원망아닌 원망을 하며 또 그자리에서 이리저리 눈을 돌렸다.
겨우겨우 다리에 힘을 주어 자리에서 일어섰고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차가운 물을 한잔 마셨다.
차가운것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나는 마음을 진정시킬수 있었고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많이 어두워져있다.
바람이나 쐴까 하고 나온 집 밖은 아직 더웠고
나는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힐수 있을까 한 마음에 가까운 한강 둔치를 찾았다.
"여보야~ 이거 봐 진짜 이쁘지!"
혼자 벤치에 앉아있는데 너무 다정해보이는 커플이
자신들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보면서 행복하게 웃고있다.
그 모습에 나도모르게 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바라보았다.
이 반지를 주던... 호수의 모습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신호수 정말 나빠"
혼자 계속 중얼중얼 거리는 내 모습에 사람들은 나를 한번씩 훑어보고 지나갔고
나는 그런 시선따위는 의식하지 않을채 반지를 바라보고만 있다.
일주일. 호수가 반지를 주고 일주일 동안은 참 행복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걸까.
어쩌다가 이렇게 또 틀어진 걸까.
다시 만나기까지 힘들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자꾸만 이렇게 틀어지는 건 뭘까,
"누나누나누나~"
"...... 나 말하는 거니?"
귀여운 남자아이가 내 앞에서 애교를 부리며 나를 부른다.
나를 부르는것이 아닌것같아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내 주변엔 이미 나밖에 없다.
그 귀여운 꼬마아이는 내가 대답을 해주자 귀엽게 웃으면서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막대사탕하나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이거... 나 주는거야?"
"응응!!히히"
나에게 막대사탕을 주면서 귀엽게 웃는 남자아이.
왜 나에게 주는걸까?
"왜 주는거야?"
"누나는 너무너무 예쁜데~ 혼자 앉아서 너무 슬프게 웃고있잖아! 우리엄마가 단거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구 했어!"
"아아. 고마워, 이름이 모야?"
"꺄아아아. 내 이름은! 정동안! 동안이야!"
자신의 이름을 동안이라고 말하는 아이.
그 아이의 입에도 나에게 준것과 똑같은 사탕이 물려져있었다.
"그래그래. 동안아 왜 여기 혼자 있어? 엄마는?"
"응응! 우리엄마 쩌어기 있어"
동안이가 손으로 가르킨 곳에는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젊은 여자가 서있었다.
그리고 동안이를 보더니 이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동안이의 손을 꼭 잡는다.
"엄마엄마, 내가 이 누나한테 사탕줬어! 잘했어?"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잖아, 고마워요. 우리 아이가 좀 천방지축이라서.."
"아니에요, 동안이 덕분에 저도 기분이 좋아졌는걸요"
동안이는 나와 헤어지기 싫다는 듯 엄마손에 이끌려 저쪽으로 가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참 귀여운 아이였다. 동안이. 저런 어린아이에게 위로를 받은것일까.
나는 기분이 좋아져 동안이가 준 사탕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힘을 얻어 자리에서 일어나 동안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기 위해 걷고있었다.
"어머어머. 오늘 후덥지근하다 했더니 비 온다!!"
아까 본 다정한 커플이 비가 온다며 비를 피하기 위해 천막안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비는 이미 쏟아지고 있었다.
뛰는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결국 비를 쫄딱 맞아버렸고
그런 나를 이상한 여자 취급하며 돌아보는 사람이 꾀 많았다.
.
.
휴우.. 이제 집에 가야지...
한강 둔치에서 나와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다 젖은 내 꼴을 보고 나를 태워주는 택시는 없었다.
"어어!!! 저거저거 윤희린이잖아!!!"
어디선가 나를 아는듯한 목소리가 들리고.
내가 그쪽을 향해 몸을 돌렸을때 그들은 이미 내 앞까지 당도해 있었다.
아아. 어떻게 알고 온걸까. 아니면 우연일까.
내 앞에 서있는 이들은 여름이라는 걸 알려주듯이 노출을 심하게 하고있는 혜인이네 애들이었다.
"미친년. 호수한테 차였냐?"
"...."
"진짠가봐! 그럼그렇지! 혜인이가 훨씬 이쁜데 이딴년을 볼리가 없지!"
나를 보며 수근거리는 혜인이 패거리. 하지만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경원이가 이 애들을 밟았다는 유림이 말이 사실인지 정말로 나에게 손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너.. 우리가 너 안건드리는건 절대로 다른의미가 있는건 아니고 그저 혜인이가 없어서 그런거야.
절대로 우리는 널 건드렸다가 헤코지를 당할까봐가 아니야!"
"병신아! 그런말하는게 더 그런거 같애!!!"
나를 앞에두고 자기들끼리 대화를 주고받고있다.
나는 그런 애들을 앞에 두고 그 말을 들을 이유조차 없다고 생각해 그들을 피해 다른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 나를 보고 소리를 질렀지만 나를 따라와 건드리지는 않았다.
"멀지 않으니까 걸어갈까..."
점점 거세지는 비는 내가 맞은 곳을 맞추며 아프게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아프지는 않아 꿋꿋하게 나는 집앞까지 걸어왔다.
단지 앞까지 다가왔을때 비를 피하며 이러저리 눈을 돌리고 있는 네명의 아이들이 내 눈앞에 들어온다.
호수를 제외한 나머지 애들이 담배를 태우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윤희린!!!!"
나를 제일먼저 발견한 수원이가 태우고있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비가 오는데도 내쪽으로 빠르게 달려온다. 얼굴에는 잔뜩 화가 나있다는 표정이었다.
"너 미쳤냐? 너 다친 몸으로 비를 맞고있냐! 진짜 미쳤어!"
내 쪽으로 달려와 우산을 펴면서 나를 우산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주춤 거리다가 이내 수원이의 우산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최대한 비를 맞지 않게 하려는듯 나를 우산안으로 집어넣어버리고
수원이는 거의 비를 다 맞다시피하여 나를 애들이 있는 곳까지 질질 끌고 갔다.
"왜그래. 무슨일인데 그래?"
"너 어디갔다왔어!!!"-성우
"응? 나 그냥.. 바람이나 쐬려고 한강에...."
"이거 진짜 미쳤네."-정민
"일단 비오니깐 들어가자. 호수한테도 연락하구."-석현
석현이의 말에 다들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에 들고있던 우산을 하나씩 펴내는 아이들.
그리고 수원이는 나에게 우산을 쥐어주고 정민이와 함께 우산을 썼다.
.
.
집에 들어오고 나니 긴장이 풀려서 인지 추위를 이제서야 느꼈다.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씻고 오라는 애들의 말을 듣고 내방으로 들어갔다.
"아! 그런데... 너희도... 다 들었니?"
"당연하지. 내가 죽빵을 날렸잖냐.크크, 좀 아팠을껄?"-수원
"..... 호수한테 연락... 하지마"
내 말에 두 눈이 왕방울 만큼 커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
그리고 나는 절대로 연락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내 방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밖에서 애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대충 샤워를 하고 머리도 대충 감고
물기가 떨어지는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말아올린다음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갔다.
애들은 아까 내가 한 말이 아직도 충격이었는지 진지한 얼굴을 한채로 내 눈치만 보고있다.
"왜 내 눈치봐~ 나한테 뭐 잘못한거라두 있어?"
"그게 희린아.... 무슨일이냐면...."
석현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정민이의 손이 석현이의 입을 막았고
나는 그런 정민이와 석현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한번 쳐다보고는 쇼파에 털썩 앉았다.
한참을 말없이 있던 아이들은 아직도 내 눈치만을 살피고 있고
나는 그런 애들을 한번씩 의심이 간다는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그런 나를 보면서 말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 숨긴건데"-정민
정민이가 한숨을 크게 쉬면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왜 숨긴거냐며...
".... 걱정시키고싶지 않았어"
"니 그런꼴 보면 더 걱정하는 새끼야."
"그런데... 그래도 걱정하게 하고싶지 않았어. 또 어떤 애들이냐며
그 아이들 찾아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는 것도 싫었어"
"너한테 신호수는 뭐냐? 우리랑 똑같은 그저 친구일 뿐이야?"
호수와 똑같은 질문을 하는 정민이.
그리고 내 대답을 기다리는 듯 다들 나만 쳐다보고있다.
정말로 이 아이들과 똑같은 친구일 뿐일까?
"신호수 그새끼는 지 몸보다 널 더 아껴. 그런데 넌 왜 그걸 모르냐"
".....미안해"
"그런 소리는 직접보고 말해야지 병신아."
직접보고...말해야지...
그래. 그래야하는데 지금 당장은 호수를 볼 수가 없을것같아.
그렇게 욕을 하면서 반지를 던지고 나가버린 호수.
볼수가 없어. 나 상처받았다구.
"아!"
혼자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아까 찾지 못했던 반지가 생각났다.
분명 어딘가에 떨어져있을텐데... 나는 내 손에 끼워진 반지를 한번 보고는
다시한번 그 반지를 찾기위해 눈을 이리저리 돌렸다.
"신호수 지금 너 찾느라 난리야. 여기 관리소장 아저씨가 너 나가는거 봤다고 했어"-성우
"아..."
"니네집 앞까지 왔다가 비와서 그 비 다맞으면서 지네집 가서 우산 꺼내들고 너 찾겠다고 어디로 가버렸어"
"..... 호수... 비 맞았어?"
호수가 비를 맞았다... 차가워서 싫다고 했었는데, 비오는걸 나만큼이나 싫어했다.
물론 난 무서워한거였지만 호수는 차가워서 싫다고 했었는데...
그 비를 맞아버린거니...
나때문에? 난 또 니 걱정만 시켰네...
대답을 하지 않는 아이들.
그리곤 나를 보면서 이리저리 굴리는 내 시선을 따라온다.
"뭐찾아,"-정민
"....그게...."
"반지?"-정민
"!! 어떻게 알았어!?"
"안던졌어. 그새끼도 사람인데 그걸 어떻게 내팽겨치냐. 생각이 있냐 없냐."-정민
"아......"
그래. 그때 반지가 바닥에 떨어지는 마찰음이 들리지 않았다.
난 그저 내가 정신이 업어서 듣지 못한거라고 생각했는데 던지려다가... 못던진거였다.
그래서 그렇게 눈을 굴리며 찾아도 보이지 않던 것이다.
"바보다 정말"
그렇게 반지를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살짝 뜰떠 있었다.
안심을 하고 호수와 친구들에게 걱정시켜 미안한 마음에 고개도 들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수원이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다가간다.
삐리릭- 하는 소리가 들리고 신발 소리가 들렸다.
그 신발 소리에 현관문 쪽을 바라보았을때.
머리와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빗물에 다 젖은 호수의 얼굴이 내 두 눈에 들어왔다.
".....너!!!"
호수가 신발을 신경질 적으로 벗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호수를 보면서 호수를 막고서있던 수원이가 살짝 몸을 틀어 호수에게 길을 터주었고
흔들리는 눈으로 내쪽으로 다가온 호수는 내 앞에 서있다.
"미안해. 미안해 호수야."
"멍청아. 니가 뭐가 미안하냐. 아 진짜."
다 젖은 몸으로 나를 살짝 안아주는 호수.
내 옷이 젖어간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호수는 나를 점점 더 강하게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우리의 재회를 본 아이들은 아까 그 진지한 표정은 던져버리고 우리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걱정안시킬게. 미안해"
"나도... 미...미안해 그렇게 소리치는게 아니였는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호수가 나를 품안에서 떼어냈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예쁘게 웃어주던 호수는 순식간에 얼굴을 굳혔다.
또 내가 뭘 잘못한걸까?
"당장 옷갈아입고 와."
"응? 나 이거 방금 꺼낸건데?"
호수에게 볼멘소리를 하며 본 내 옷은 흰 티.
호수의 몸에 있던 물기가 스며들에 내 속옷이 다 비치고 내 몸에 살짝 달라붙어 있었다.
"크하하하하. 신호수 얼굴봐! 완전 병신이야!"
.
.
.
다시 옷을 갈아입고 나왔고
나는 호수에게 비밀을 만들지 않을것과 내 얘기를 다른 사람입에서 듣지 않게 할 것과 걱정안시킬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호수도 다시는 이런일 없을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사실 호수는 나에게 할말이 더 있는 듯 했지만 친구들이 ' 넌 울렸으니까 더 맞아야지!'하며 호수를 질질 끌고 나가는 바람에
우리집에서 나가게 된 것이다.
우리 다시는 싸우지 말자♡
쪽- 하고 호수와 나의 커플링에 살짝 입을 맞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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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이것이 우리들의 해피엔딩※35화
췰성사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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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12 00:3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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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됬다 ㅎㅎㅎ
진짜 .... ㅋㅋㅋㅋ
재미잇어용>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