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말미에 설날 말미에 남은 음식 처리요령이 공고문처럼 나붙는데 설날 오후 친자 인육을 먹어야 했다던 동토의 비극을 듣고 난 뒤로는 '남은 음식' 이 아무렇지 않은 한마디가 한겨울 부족한 강냉이로 연명할 굶주림 속쓰림과 비교되어 양심에 사레를 들게 했다 서글프고 분한 마음에 무기력하게 염원 한다
그놈의 동네는 가지 성성한 나무 하나 없었더냐 푹신한 잔디 한 평 깔려 있지 않았더냐 에라이 에라이 추석이 코 앞인데 눈 비비며 전 부치고 계실 어머니는 어쩌란 말이냐 하필 당신 나와 같은 나이더냐 전기줄에라도 매달렸어야지 없는 날개라도 냈어야지 누구는 이십층서도 살았다드마는 구미터면 살았어야지 어떻게든 살았어야지 발 밑 좀 살피지 뭐라도 붙잡지 귓볼 스쳐 날던 나비에라도 매달리지
선물가방 요술가방 사용법 상봉 마치고 가시걸랑 삼일밤낮 늙은 언니 그리워 베갯잎 적시걸랑 깊은 새벽에 시계 차고 스웨터 입으시면 날개가 돋을거외다 훨훨 남하 하기를 세시간 출출하시거든 별빛도 시선 두지 않는 협곡에 내려 앉아 라면을 드시라 말끔히 비우셨거든 동란 이후 한번 녹은적 없다는 서러운 계곡 눈물로 녹여 내시고 입안에서 썩어버린 자유의 흔적 칫솔로 털어 내시라 지루하고 길었던 치렁치렁 검은 세월 향긋하게 샴푸 하시라 시린 손에 장갑 쓰고 모자 귀밑까지 눌러 쓰고 버선 든든히 신었소? 콜록! 감기가 오셨구랴 갈길 먼데 예서 이러시면 안되지 감기약과 영양제 드시고 날아 오르시게 내려 오시게
끊임없는 긍정을 쏟아내는 아침프로들 희희낙낙 긍정긍정 해피해피. 정신과 의사와 왕년의 대스타, 진행자가 주거니받거니 자위잔치 벌인다. 자신들의 실제 삶 이면은 썩어 문들어졌으면서 생계와 유명세 유지를 위해 가면을 쓴다. 자의반 타의반 검열을 거친 말들은 솔직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 다리가 썩어가도 세상은 살만 하단다. 말기 암으로 죽음을 예약한 이에게 닥치고 긍정 하라며 희망고문을 쏟아낸다. 지옥같은 지하 셋방살이 소녀가장에게 절대로 벗어 날수 없는 한계 뻔한 독거노인에게 닥치고 희망 가지고 긍정 하란다.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슬쩍 개인에게 떠넘긴다. 내가 아침프로를 보지 않는 이유다
높은 양반 말씀 하시기를 나더러 산업역군이란다 나의 일터는 경제의 최전선이란다 전선에서는 원래 죽는거란다 한 해 이천명씩 다치기도 부지기수 원래 그런거란다 그렇게 쉽게 죽을수 있는 거라는데 억울하다 석연치 않다
나는 역군 아닌데 종현이 아버지인데 지수씨 남편인데 괜찮은 아들인데
나는 사람인데
---------------------------------- - 사업주들에게 고함- 왜 이렇게 허망하게 죽어야 합니까? 왜 안전관리에 소홀한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겁니까? 노동자가 소모품입니까? 생명이 소모품입니까? 단 하나의 생명 단 한 번의 인생 언제까지 죽어 나가야 합니까? 양심은 있습니까?
그만 해라 그리 안해도 단내 나도록 뛰었고 충분히 고달프다 목숨은 수시로 위태롭고 파산 해버린 건강은 회복될지 미지수다 조금 더 힘 내라는 격려가 무리한 가족 사랑이 아빠를 사지로 내모는건 아닌지 고민 해야 한다 이 땅의 아빠들이여 당신이 스러지면 울어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내 건강 내 목숨, 세상에 온 목적은 희생이 아니다 착취가 아니다 비극이 아니다
다시 이 세상에 올 수 있는 기회 있을까 껍질 빼앗긴 거북이 심정으로 부들부들 두려운 마음 떨며 아끼고 조심하고 살피라
첫댓글 저도 기사를 읽은 다음 늘 댓글을 챙겨보는 편인데...촌철살인의 댓글들도 참 많지요?
읽어 내려갈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댓글이란 함께 나눔이 아닐런지요.
세상과 함께 아파하고, 올바로 공존하자고 호소하는 제페트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원광님. 하시는 일들이 마음 잡수신대로 잘 안되더라도 평정을 잃지마시고,
몸도 마음도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6~7년간 알게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를 어제 놔버리고나니 허탈함인지 평온함인진 모르겠지만 알수없는 눈물이 종일도록 나더군요...재물이란것이 런닝셔스 같은것인것을,남들 보고는 "손을 펴라"하면서도 정작 제 손은 펴지못한꼴로 지냈으니 비웃음받아 마땅하겠지요...손을 펴고 보니 웃음이 날줄 알았더니 눈물이...고맙고 감사한 참회의 눈물이 말입니다...늘 위로와격려에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