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길상산 낙타능선

[한명부]

혹한의 길상산 낙타능선

일시  /  2025년 2월 8일

남녁엔 폭설! 북녁엔 한파!

갈곳은 많지만 선뜻 발길이 내키지 않아 이궁리 저궁리 끝에

한파를 이기려면 정면돌파! 강화도로 향한다.

너무 이르고 매서운 한파로 전등사 입구엔

사람은 커녕 개한마리 없는 정족산성길로 접어드니

이런 아이젠을 챙기지를 않았네

눈밑엔 얼음이 쫙깔려 미끌미끌 조심조심 오른다.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문수산이 아련하고,

가파른 산성길 계단을 헐떡이고 몇차례를 오르고 내리니

정족산 정상(삼랑성 정상)에 올라서니 진강산과 혈구산이

눈앞에 펼쳐져 추위도 잊어버리고 깊은 심호흡에 정신이 번쩍!

주차장에서 길상산으로 향한다.

아무도 걷지 않은 눈이 발목을 넘고 아주 희미한 등로의 

가파른 길을 오른다.

한발을 내딛으면 두걸음 미끄러지는 가파른등산로

아래에서 보기에는 얕으막한 동내 뒷산 처럼 

평범해 보여 지난 여름 나홀로 걸을때는 너무 좋아

이산을 선택했는데 막상 눈이 가득한산길로 들어서 걸으니

보통의 난코스가 아님을 실감하지만 우람한 소나무의 기상과

계속해서 우측 어께동무를 하며 따라 붓는 마니산과 신,시,모도와

장봉도의 응원에 힘입어 신바람을 내며 걸으니 하얀눈이

별처럼 반짝이는 헬기장에서 딱 한사람의 등산객을 만났는데

선두리에 사는 동내 주민이란다.

헌데 길상산으로 향하는 가파른 등로의 눈을 빗자루로 말끔이 

쓸어내어 편안하게 길상산 정상에 올라서니

세상이 이처럼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그리고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

누구도 밟지 않은 수북하게 싸인 눈길을 뒤돌아 보니

저것이 내 발길이였나?

그런데 왜? 직선이 아니고 왜? 휘어져있지?

가파르고 위험한 단축길을 미련을 버리고 

할미약수터로 빙 돌아 하산하는 이 코스가 이렇게 좋을수가

위험한 눈길을 말끔하게 쓸어낸 길을 따라 내려서니

할미약수 이렇게 맛있는 약수가 있었다니 

수북히 쌓인 눈길에 어느사이 곤도라와 루지의 리조트로 하산!

주차장까지 장흥로 동내길을 걷는다.

그리고 혜빈당식당에서 맛있고, 

입안이 놀랄 만큼 정갈한 한식정식으로 배를 불리고는

장화리 낙조해변으로 발길을 옮기니 아직도 해는 중천

거대한 바다 얼음은 못만났지만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강추위에 얼어 붙은 바닷가에서 수평선 너머로 길게 누워있는

장봉도를 바라보니 가고싶다.

바다를 뚜벅뚜벅 걸어서

겨우 13Km의 거리속에 기쁨도, 즐거움도, 감사의 마음으로

소중한 시간을 보냈으니 이보다 더좋을수가

정족산정상에서

정족산에서 바라본 마니산의 설경

정족산에서 바라본 길상산 온순해 보였는데 걸어보니 높고 큰산의 위용릏 가지고 있는 산

정족산성길에서

인적이 끊긴 등산로엔 산토끼와 고라니 발자욱만 

이런곳에 어찌 발길을 낼수 있을까?

한참을 망설여진다.

난코스 구간인데 빗자루로 깨끗하게 눈을 치워 한결 수월하게 길상산 정상에 우뚝

소나무도 이정도로 살아야 제멋인가?

오늘 산행중 처음 만난 등산객인데 위험구간의 눈길을 빗자루로 깨끗히 청소

할미약수터에서

눈위엔 상형문자가

루지코스 건너엔 초지대교가

북극탐험을 가셨나?

[경환쌤]

보여줄수있는사랑이 작다는그말이 걷는내내 뇌리에서 떠나지않았던 길상산! 칼바람마저도 시원했습니다. 항상강녕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왕대]

한파로 만들어진 강화의 풍광
바닷물도 꽁꽁~~
겨울은 추워야 제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