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살 때 뭐 보세요"…난각번호의 비밀
입력2023.10.22. 오후 1:01
기사원문
김아름 기자
[생활의 발견]사육환경별 다른 난각번호
방사형 1·2번, 가격 높고 접근성 낮아
같은 1, 2번도 사육 환경 다를 수 있어
그래픽=비즈워치계란 고르기의 시대상
요즘처럼 친환경, 동물복지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시대가 없죠. 비건 열풍 역시 '채식이 몸에 좋다'를 넘어 육식을 위한 비인도적인 도축과 사육 환경 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더 커진 감이 있습니다. 전자가 '나'를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내가 아닌 다른 생명'을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 때문에 최근에는 비건을 추구하거나 동물권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흔하게 '동물복지'를 강조하는 식품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친숙한 게 바로 계란입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산처럼 쌓여 있는 게 계란이고, 어떨 땐 한 개 100원꼴로 살 수 있는 저렴한 식품이 또 계란인데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계란을 구매할 때도 고려할 사항이 많습니다. 예전엔 계란을 '고른다'고 하면 주로 맛이나 신선도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표면이 거칠거칠한 계란이 신선한 계란이다, 깼을 때 노른자가 진한 색인 게 맛이 좋다, 알끈이 선명해야 한다 등 나름의 근거가 있는 선택법부터 갈색 계란이 흰 계란보다 영양가가 높다는 미신같은 선택법도 있었죠.
요즘 가장 중요한 계란 선택법 중 하나는 바로 난각번호를 확인하는 겁니다. 난각번호는 말 그대로 계란 껍데기에 새기는 번호입니다. 산란일과 사육 환경, 생산자 정보가 표기돼 있죠. 이 중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건 맨 뒤 사육환경번호입니다.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이 사육환경번호 이야기를 조금 더 다뤄볼까 합니다.
난각번호가 뭐길래
우선, 기본적인 것부터 이야기해야겠죠. 난각번호의 사육환경번호는 숫자 1~4로 구분됩니다. 4번 계란은 일반적인 양계장의 계란입니다. 1㎡당 20마리의 닭을 사육하는 환경이죠. 닭 1마리당 제공되는 공간은 A4용지 1장과 비슷한 약 0.005㎡입니다. 해외에서는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라고 부르는데요. 유럽연합(EU)에선 배터리 케이지를 이용한 닭 사육이 금지돼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미시간주, 오레건주, 오하이오주를 시작으로 배터리 케이지를 퇴출시키는 추세죠.
지나치게 밀집된 공간에서 사육하다보니 닭이 움직이지 못하고 병이 돌면 순식간에 퍼져나갑니다. 이 때문에 항생제 등을 지나치게 많이 투여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동물복지는 물론 닭이나 계란을 먹는 사람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난각번호 주요 정보/사진=식품안전나라
그래서 나온 게 3번 계란으로 분류되는 개선된 케이지입니다. 형태는 배터리 케이지와 큰 차이가 없지만 닭 1마리당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졌습니다. 1㎡당 13마리의 닭을 사육하는 환경입니다. 1마리당 공간은 0.075㎡로 조금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닭이 뛰어놀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닭들은 평생을 케이지에 갇혀 삽니다.
2번부터는 환경이 확 바뀝니다. 일반적으로 '2번 계란'부터 케이지 프리 계란으로 분류하고, '동물복지'라는 말을 붙이곤 합니다. 2번 계란의 차이는 닭들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유롭게 자연 속을 뛰노는 풍경을 상상하면 안 됩니다.
난각번호 1번 사육장에서 뛰놀고 있는 닭/사진=컬리1번까지 와야 마당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닭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료를 주는 공간이 있을 뿐 평소에는 제멋대로 돌아다니며 알을 낳습니다. 집도 있고 뛰어놀 공간도 있으니, 예전 시골에서 기르던 닭들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맞습니다. 양계 환경이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입니다.
착한 계란 사는 법
좋은 계란을 사고 싶은데, 패키지만 보고 무심코 '동물복지구나'하고 골랐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A사의 한 계란은 패키지에 '1등급', '무항생제' 등의 문구가 있습니다. 자유방목했을 것 같은 이름이죠.
하지만 이 계란은 4번 기존 케이지 계란입니다. 항생제를 안 먹였다고 했지 넓은 곳에서 길렀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거든요. 비슷한 예로 목초·마늘 등을 먹은 닭이 낳았다고 마케팅하는 계란들도 대부분 4번 케이지에서 생산한 제품입니다.
반면 제품명에 '동물복지', '자유방목', '풀어기른' 등의 문구가 있다면 1번 혹은 2번 계란으로 볼 수 있겠죠. 물론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방법은 난각번호를 확인하는 겁니다. 다만 1번 계란의 경우 아직까지 접근성이 아주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아시스마켓이나 마켓컬리 등 1번란을 따로 취급하는 플랫폼이나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에서도 2번란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1번란은 보기 어렵습니다.
첫댓글 다른거 보는거 없고 그냥 인근 채소가게에서 왕란삽니다
난각번호. 2번 사요
혼자 먹는거라 그냥 인근 마트에서 가장 크고 싼거 사지요 ㅎ
몇 년전 잔류농약문제로 떠들썩했었죠.
우리가 마트에서 사먹는 달걀은 거의 전부 끝자리 4번…마리당 A4용지사이즈의 좁은 케이지에서 생산된 겁니다.
농장에서 사다 먹는지라...
우리는 직접 키워서 닭장서 꺼내먹어요 ^^
우리닭들이 1번란 낳아줘요! ^^
1번, 2번란 드시는 분 부러워요~
저는 4번란 무항생제 사먹어요
1, 2번은 비싸서~~ ㅎ
계란 비린내에 엄청 예민해서 못먹어서 할수없이 2번란 먹습니다~~가격 부담돼요 ㅎ
시중 거는 다 난관이 4번이 젤 많아요.. 1,2,3번은 못 본 거 같아요.. 그냥 할 수 없어 사먹고는 있는데 좀 ..
어짜피 먹거리가 다 챙겨 먹기는 힘든 세상이라서~~ㅠ
그냥 저렴한 것 사 잡수세요
검색하면 계란 도매일 몇 년 하다가 관두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타일로 폭로성으로 글 올라온 게 있습니다
미국 숲속 마을에서 병아리들을 입양해서 키웠더니 6개월 지나니 알을 낳기 시작했는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완전히 organic 유정란인데 너무 많아서 먹을 사람이 없어서 옆집에 나눠주고 있습니다. 통통한 백인 아저씨가 매우 환영한데요. anytime 가져오래요.
서민이라 다 포기하고
신선도 > 가격 > 크기 순서로 구매해요
저희는 2번을 사먹습니다.4번은 아무리 싸도 안삽니다.그러는게 미래의 닭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될까하고요.
저는 번호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냉장고에 계란 확인해보니 4번이네요 ㅋㅋ
4번이라도 무항생제 제품 먹고 있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