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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유고(持之有故)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근거라는 뜻으로, 한 가지 주장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持 : 가질 지(扌/6)
之 : 어조사 지(丿/3)
有 : 있을 유(月/2)
故 : 연고 고(攵/5)
출전 : 순자(荀子) 비십이자편(非十二子篇)
假今之世, 飾邪說, 文姦言, 以梟亂天下, 矞宇嵬瑣使天下混然不知是非治亂之所在者, 有人矣.
지금 세상에는 사악한 학설을 꾸미고, 간사한 말을 꾸며내어, 천하를 어지럽히고, 속이고 음험하여 나쁜 짓을 하고 천하를 혼란하게 하여 옳고 그름과 다스려지고혼란한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縱情性, 安恣孳, 禽獸行, 不足以合文通治.
마음 가는 대로 방종하며, 방자한 짓을 하는데 편하고, 금수와 같이 행동하여, 예문(禮文)에 합치도지 않거나 다스리는 도리에 통하지 않는다.
然而其持之有故, 其言之成理, 足以欺惑愚眾.
그런데도 자기 주장을 내세는데 일리가 있고 그 말에도 이치가 있어 어리석은 무리들을 속이고 미혹 시키기에 충분하다.
是它囂魏牟也.
이는 타효(它囂; 사람 이름)와 위모(魏牟; 사람 이름)이다
지지유고 언지성리(持之有故 言之成理)
주장은 근거를 가지고 있고 말은 논리를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주장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사안을 주장하려면 반드시 이치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가 말하는 의견이 근거와 이치를 갖추고 있다면 그가 누구인가보다는 의견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누구의 말인가에 주목하는 순간 타당한 의견일지라도 나와 같은 편인지 아닌지를 먼저 따져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진영 논리에 갇혀서 서로의 주장이 가진 좋은 점을 들여다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여야 정치인들이 대통령 선거에 나선다는 출마 선언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개별 정당의 일정에 따라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를 듯하다. 출마 선언을 하는 후보들의 말을 들으면 우리는 살고 싶은 집을 마련할 수 있고, 찾고 있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지금부터 5년 전이나 10년 전으로 돌아가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듯하다. 지금부터 5년 뒤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이다. 시간이 가면서 나아지는 부분도 있고 여전히 나쁜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은 자신이 집권하면 ‘지금보다 나아진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치인은 왜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려고 하는 것일까.
정치인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현재와의 차이를 부각해 자신의 정체성을 주장해야 하는 조건 때문이리라.
정치인이 희망과 정체성을 말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언어의 규칙이 있다. 실현할 가능성이 없지만 듣기에만 달콤하다는 이유로 늘어놓는 말의 상찬, 경선과 선거가 경쟁의 구도로 치른다고 하더라도 없는 이야기를 부풀리거나 상대를 깎아내리는 사실의 왜곡, 선거에 나서는 자신의 이야기보다 상대를 흠집 내서 갈등을 부추기는 저주의 독설, 관심을 끌기 위해 온통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어휘를 뿜어내는 의미의 상실을 피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는 후보들은 언어 사용에 각별히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순간적으로 잘못된 언어를 사용했다가 지지율이 급락하는 경우를 지난 선거 상황에서 종종 목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는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 끝에 당선을 거머쥐고 5년 뒤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려면 앞으로 자신의 말이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슬로건은 원래 고대 스코틀랜드 고산 지대에서 사람들을 분기시켜 투쟁하도록 만들었던 우렁찬 외침에 어원을 두고 있다. 여기서 슬로건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외침 등으로 쓰이게 됐다.
선거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특정 언어를 연호하거나 시위 현장에서 요구 사항을 반복적으로 외치는 장면을 생각하면 슬로건의 의미를 충실히 이해할 수 있다. 반면 개념은 어머니가 아이를 갖는 임신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이는 사람의 대화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화자가 말을 하면 그 음성이 청자의 고막에 닿고 이어서 신경을 통해 사람의 뇌에 청각 신호를 보낸다. 이때 청자는 청각 신호를 확인하고 그에 어울리는 말을 떠올리면 대화를 이어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처럼 대화가 진행될 수가 없다.
선거 과정은 슬로건이 필요하고 그 기능을 하겠지만 당선되고 나면 개념이 정책으로 구현돼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개념이 없고 슬로건만 외친다면 20대 대통령 선거의 후보자는 경선에 이길 수도 있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더라도 5년의 집권 기간에 성공할 수가 없다.
필요하면 슬로건으로 지지자를 끌어모을 수는 있지만 개념이 없으므로 현실의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정책을 머리에서 잉태할 수도 없고 현실에서 추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일찍이 순자는 "한 가지 입장을 가지려면 반드시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려면 반드시 이치가 있어야 한다(持之有故, 言之成理)"고 말했다.
근거가 없이 입장만 내세우고 이치가 없이 주장만 떠벌린다면 슬로건에 그치지만 근거를 갖고 입장을 내세우고 이치를 갖고 주장하면 개념이 된다.
슬로건은 차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 있지만 현실 적합성과 생산성이 낮다. 적합성과 생산성을 갖추려면 사람이 차를 몰고 목적지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처럼 현실의 문제를 파악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말만 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상황을 고려할 때 발언을 하면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는 ‘발지유책(發之有責)’을 덧보태면 좋겠다.
지지유고(持之有故) 언지성리(言之成理)
서로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지킨다면 그 간극은 영원히 좁혀질 수 없다.
생산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우리는 대선의 결과에 따라 정부가 바뀔 때마다 반복된 경험을 한다. 집권자는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 정부를 새롭게 구성하려고 한다. 입법화 단계에 들어서면 야당은 이를 고쳐서 통과시키려 하지만, 여당은 가급적 고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양측이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통과가 자연히 늦춰지게 된다. 이 즈음이면 언론에서는 도대체 법안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느냐고 국회를 질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설명의 질이다. 여당은 이전까지 멀쩡하게 있던 정부를 뜯어 고쳐야 한다면 왜 바꿔야 하는지 설명하고, 야당은 왜 여당의 주장대로 바꾸면 안 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 설명 과정에서 국민은 새 정부의 방향을 이해하고 야당의 주장에 주목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학습하게 된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고 서로 실랑이만 벌이다 보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이 난다. 짜증이 나니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판단하려고 하지 않고 정치에 무관심해진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특정한 사안을 두고 충분히 설명하려 하거나 설명을 하더라도 제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국회 입법화의 지연 사태는 정치 영역만이 아니라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의 단면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양철학에서도 의사결정의 문제를 꽤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어떤 이는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강조하고 어떤 이는 그것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어떤 이는 사상의 통일성을 내세우고 어떤 이는 그것의 자유로운 토론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어찌 보면 선진시대의 제자백가(諸子百家) 자체가 좋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논쟁을 벌이던 공론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진영의 논리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사람이 열이면 주장도 열 가지?
제자백가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성왕(聖王)들의 시대였다. 성왕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의지가 굳건하며 지식이 완전한 인물이었다. 성인이 내리는 판단과 언행은 모든 사람이 본받아야 할 지침이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성왕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만약 의견이 있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주장이지 성왕의 주장과 같이 취급될 수 없었다.
성왕의 시대가 끝나고 제자백가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제자백가는 이름 자체에서 나타나듯이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복수의 주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들 중 일파를 이룬 묵자(墨子)는 사상가마다 사람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당시 시대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사람이 하나면 주장도 한 가지, 사람이 열이면 주장도 열 가지, 사람이 백이면 주장도 백 가지였다.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주장도 더욱더 늘어날 것이다. 단순히 주장이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주장이 늘어나면 사람들은 자신이 주장을 옳게 여기고 타인의 주장이 그르다고 하여 서로 번갈아 비판을 일삼게 되었다."
일인일의(一人一義)의 상황은 양가적이다. 사람이 공동체의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서 주장하므로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주장이 경쟁하면서 더 나은 합리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주장들이 계속 주장으로 남을 뿐 공론으로 집약되지 않는다면 소모적인 상황을 낳을 수 있다. 사안은 해결을 위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게 되기 때문이다.
진영의 논리를 벗어나려면
순자(荀子)는 사람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의견분출의 시대에 한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기준이 없다면 그냥 떠벌리는 것과 주장하는 것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 가지 주장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사안에 주장하려면 반드시 이치를 갖추어야 한다”(持之有故 言之成理)라고 보았다.
우리도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다. 패널이 뭔가 말은 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상대방의 주장을 헐뜯거나 한 말을 계속 되풀이한다. 우리는 처음에 그 사람이 뭔가 있으니 저렇게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끝내 그 패널은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않는다. 이러한 이야기는 사실 주장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치 술자리에서 술 취한 사람이 자신이 한 말을 하고 또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순자는 자기 시대에 함량 미달의 이야기꾼을 경험하고서 나름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순자가 말한 대로 어떠한 주장이 근거와 이치를 갖추고 있다면, 그 주장이 누구의 것인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주장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누구의 주장인지에만 관심을 두면 그 주장이 설혹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나와 같은 편인지 아닌지를 따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진영의 논리에 갇혀서 서로의 주장이 가진 좋은 점을 볼 수 없게 된다.
당신의 생각을 흥정하라
우리가 백화점보다 시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물건값을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가격을 깎을 수 있다는 게 인간적인 느낌을 준다. 물건 값을 깎으려면 주인과 손님이 적정 가격을 두고 흥정을 한다. 주인은 더 받으려고 하고 손님은 덜 내려고 한다. 값을 두고 서로 생각을 나누다가 서로가 만족하는 지점에서 흥정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물건 값의 흥정처럼 생각도 흥정을 할 수 있다. 상대방이 가진 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서로가 만족하는 지점에서 흥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안자춘추(晏子春秋)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안영(晏嬰)이 장공(莊公)과 경공(景公)을 보좌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주로 안영과 경공 사이에 있었던 일화를 많이 다루고 있다. 오늘날 말로 하면 경공은 실패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군주의 자리를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공적 임무로 보지 않고 사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사적 역할로 바라보았다. 하는 짓은 '흥부전'의 놀부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을 위인이었다.
한 번 사냥 나가면 돌아올 줄 모르고 한 번 연회를 벌이면 끝낼 줄 몰라서 국정이 마비되기 일쑤였다. 걸핏하면 누대를 짓는 등 토목공사를 벌이고 사소한 실수를 빌미로 사형을 남발하기도 했다.
안영은 최후의 시간을 앞당기려는 경공을 따라다니면서 설득하고 만류했다. 이처럼 경공이 무슨 일이라도 벌이면 제나라의 운명이 줄어들고 안영이 그것을 막으면 그 운명이 늦추어졌다.
한 일화로 어느 날 경공의 애마가 병에 걸려 죽었다. 경공은 이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하며 그 자리에서 칼을 들고 애마를 관리하던 어인(圉人)이라는 사람을 능지처참하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안영이 경공에게 “해체하려면 어디부터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은 이성을 되찾고서 어인을 감옥에 가두어서 처리하라고 명령했다.
안영은 다시 경공에게 죄인이 벌을 받으려면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면서 어인의 세 가지 잘못을 지적했다. "군주의 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죽게 했으니 첫 번째 죽을 이유이다. 군주의 가장 아끼는 말을 죽였으니 두 번째로 죽을 이유이다. 군주가 말 한 마디 때문에 사람을 죽이게 만들었다. 군주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일반 백성이 들으면 군주를 원망할 것이고, 다른 나라의 제후가 들으면 군주를 업신여기게 될 것이다. 이처럼 말 한 마리로 인해서 백성이 군주를 비방하고 이웃 나라가 국력을 약하게 보았으니 세 번째 죽을 이유이다."
일반적인 가치를 존중하자
어인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인은 죽지 않는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을까? 안영과 경공은 서로 말하지 않았지만 생각의 흥정을 했기 때문이다. 안영은 어인을 죽이는 일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에 대해 그 부당성을 말했다. 경공은 그의 생각을 듣고서 어인을 죽이려던 자신의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이다. 경공은 안영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보다 더 바람직하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만약 경공이 자신은 군주이고 안영은 신하라는 신분 의식에 사로잡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고 위신이 깎이는 일이라고 여겼다면 흥정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실패한 지도자이긴 했지만 어느 주장이 더 바람직한지를 알아차릴 줄 알았기 때문에 안영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신분, 파당, 집단에 소속된 진영의 논리만을 바라보지 않고 주장의 합리성에 주목할 때 의사결정의 지루한 실랑이를 공론의 시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 그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도 관전하는 사람도 함께 무엇이 더 바람직한지를 듣고 판정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려면 상대와 함께 있을 이유가 없다. 상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하는 존재이다. 생각의 흥정은 위신을 내세우고 고집을 피운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공동의 관점과 일반적 가치를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안영과 경공은 생각을 흥정하면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해피엔딩을 이루어냈다. 여야의 정치만이 아니라 노사의 산업 현장, 자녀와 부모의 가정, 학생과 선생의 학교, 남과 북의 한반도가 상호 존재를 인정하고 생각의 흥정을 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삶에 공동선이 지금보다 더 깊어질 것이다.
▶️ 持(가질 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寺(사, 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寺(사, 지)는 물건을 가지는 일, 나중에 손으로 ~란 뜻을 뚜렷하게 하기 위하여 재방변(扌)部를 붙여 持(지)라고 쓴다. ❷회의문자로 持자는 '가지다'나 '유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持자는 手(손 수)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寺자는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기 이전에는 '관청'을 뜻했었다. 그러니까 나랏일 하던 곳을 뜻했던 글자가 바로 寺자였던 것이다. 여기에 手자가 더해진 持자는 나랏일을 관장하고 유지해 나간다는 뜻이었다. 이러한 뜻이 확대되면서 후에 '지키다'나 '유지하다', '지니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持(지)는 ①가지다, (손에)쥐다, 잡다 ②지니다 ③버티다, 견디어내다, 대립(對立)하다 ④보전(保全)하다, 보존(保存)하다 ⑤지키다, 유지(維持)하다 ⑥균형(均衡)이 깨지지 아니하다, 형편에 변화가 없다 ⑦괴롭히다, 구박(驅迫)하다 ⑧돕다, 받쳐 주다 ⑨믿다, 의지(依支)하다, 기대다 ⑩주장(主張)하다, (의견을)내세우다 ⑪주관(主管)하다, 관장(管掌)하다 ⑫억누르다, 제어(制御)하다 ⑬쌓다, 비축(備蓄)하다 ⑭모시다 ⑮인솔(引率)하다 ⑯바루다, 바로잡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계속해 지녀 나감이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됨을 지속(持續), 물품을 가지고 나감을 지출(持出), 물건이나 돈 같은 것을 가지고 감을 지참(持參), 일을 얼른 처리하지 않고 어물어물 미루기만 함을 지난(持難), 어떤 상태를 오랫동안 버티어 견딤을 지구(持久), 바른 도리를 지킴을 지정(持正), 상중에 있음을 지상(持喪), 유지하여 지킴을 지수(持守), 답답한 마음을 가짐을 지우(持紆), 위태로운 처지를 붙들어 줌을 지위(持危), 의심쩍은 생각을 가짐을 지의(持疑), 변하지 않고 늘 가지고 있는 의견을 지론(持論), 오랫동안 낫지 않아 늘 지니고 있는 병을 지병(持病), 지탱하여 감 또는 버티어 감을 유지(維持), 붙들어서 버티는 것 또는 부지하여 지니는 것을 지지(支持), 굳게 지니는 일을 견지(堅持), 자신의 능력을 믿음으로써 가지는 자랑을 긍지(矜持), 몸에 지님 또는 지닌 것을 소지(所持), 고생이나 어려움을 견디어 배김을 부지(扶持), 간직하고 있음을 보지(保持), 굳게 지님이나 굳게 가짐을 고지(固持), 서로 대립되는 양쪽이 버티고 꼼짝 아니함을 대지(對持), 가지고 있지 아니함을 부지(不持), 서로 자기의 의견을 고집하고 양보하지 않음을 상지(相持), 마음으로 늘 생각하여 지님을 염지(念持), 몸에 지님이나 마음에 새겨 잊지 않음을 패지(佩持), 서로 자기의 주장을 끈지게 고집함을 애지(捱持), 안주하여 법을 보존한다는 뜻으로 한 절을 책임지고 맡아보는 승려를 주지(住持), 세월을 헛되이 오랫동안 보낸다는 뜻으로 긴 세월을 보내고 나니 헛되이 세월만 지났다는 말을 광일지구(曠日持久), 칼을 거꾸로 잡고 자루를 남에게 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이롭게 해 주고 오히려 자기가 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도지태아(倒持太阿), 가지와 잎이 서로 받친다는 뜻으로 자손들이 서로 도와 지지함을 이르는 말을 지엽상지(枝葉相持), 맑은 절조를 굳게 가지고 있으면 나의 도리를 극진히 하는 것이라는 말을 견지아조(堅持雅操), 겨우겨우 배겨 나가거나 겨우겨우 견뎌 나간다는 말을 근근부지(僅僅扶持), 근거가 없는 설을 믿고 주장한다는 말을 불근지론(不根持論)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
▶️ 故(연고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 오래 되다)로 이루어졌다. 옛날로부터의 습관에 따라 일을 함을 나타낸다. 古(고)와 마찬가지로 오래 되었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故자는 '옛날'이나 '옛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故자는 古(옛 고)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옛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攵자가 더해진 故자는 본래 어떠한 일의 '원인'이나 '이유'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게 된 '이유'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이라는 뜻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古자나 故자가 큰 구분 없이 쓰일 때가 많다. 하지만 古자는 주로 '오래되다'를 뜻하지만 故자는 '옛날'이나 '옛일'을 뜻할 때가 많다. 그래서 故(고)는 (1)옛날의 (2)죽은 사람의 성명(姓名)이나 별호 위에 쓰이어 이미 옛 사람이 된,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 된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연고(緣故), 사유(事由) ②까닭, 이유(理由) ③도리(道理), 사리(事理) ④친숙한 벗, 잘 아는 교우 ⑤관례(慣例), 관습(慣習), 선례(先例) ⑥사건(事件), 고의(故意)로 한 일, 일부러 한 일 ⑦예, 이미 지나간 때 ⑧옛날, 옛일 ⑨원래(原來), 본래(本來) ⑩죽은 사람 ⑪나이 많은 사람 ⑫거짓, 꾸민 계획(計劃) ⑬끝 ⑭훈고(訓詁), 주해(註解) ⑮고로, 까닭에 ⑯그러므로 ⑰일부러 ⑱반드시 ⑲참으로, 확실히 ⑳처음부터, 옛날부터 ㉑옛, 예전의, 옛날의 ㉒일부러, 짐짓, 고의로 ㉓써 ㉔오래되다 ㉕죽다 ㉖시키다, 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예로부터 전해 오는 유서 깊은 일을 고사(故事), 오래도록 사귄 벗을 고우(故友),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옛 집을 고거(故居), 사고로 말미암아 잃음을 고실(故失), 일부러나 억지로 하려는 뜻을 고의(故意), 전에 살던 땅을 고지(故址), 옛날 모습을 고태(故態), 고토의 폐허를 고허(故墟), 인습에 젖은 늙은이를 고로(故老), 도둑이 훔쳐 낸 물건인 줄 알면서 사는 것을 고매(故買), 고의로 저지른 죄를 고범(故犯), 고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고살(故殺), 옛날부터 내려오는 습관을 고습(故習), 일부러 어김을 고위(故違), 일부러 시비를 걸어서 싸움을 고투(故鬪),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을 고향(故鄕), 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어떤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를 연고(緣故), 죽음의 높임말을 작고(作故), 사고가 있음을 유고(有故), 탈이 없이 잘 있음을 무고(無故), 옛 것을 익힘을 온고(溫故), 재변이나 사고를 변고(變故), 부모의 상사를 당함을 당고(當故), 병으로 말미암은 사고를 병고(病故), 아기를 낳는 일을 산고(産故), 옛날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어구를 고사성어(故事成語),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사물에 관한 유래나 역사라는 말을 고사내력(故事來歷), 일부러 말썽이 될 일을 일으킨다는 말을 고심사단(故尋事端), 미리 뜻을 가지고 마음을 쓴다는 말을 고의주의(故意注意), 사귄 지 오랜 친구의 자식이라는 말을 고인지자(故人之子),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말을 온고지신(溫故知新),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를 이르는 말을 죽마고우(竹馬故友), 오래 살던 타향을 고향에 견주어 이르는 말을 병주고향(竝州故鄕), 사귀는 대상은 오래된 사이일수록 좋다는 말을 인막약고(人莫若故), 아무 사고가 없이 나올 자리에 나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무고부진(無故不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