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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으로 인간 대우를 받아 본 북한주민 대신 민주당의 박주선 의원 등 27명, 또는 31명을 보내어 그들이 지상낙원에서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자. |
최성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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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설 연휴 끝에 5톤 목선을 타고 31명의 북한주민이 서해로 남하했다. 모터가 달렸다고 하지만, 5톤 목선이라면 5명이 타도 출렁거린다. 정부는 철저히 보도를 통제하여 통통배의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두꺼운 천막 같은 것으로 덮어두고 거기에 한 사람이 서 있는 모습만 어쩌다가 비춰준다. 그 사진도 찍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그가 그저 좀 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가로세로 눈짐작해 보면, 그가 누우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닿을 정도로 북한주민이 타고 온 목선은 작아 보인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총톤수 5톤 미만은 선박길이 12m 미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목선은 아니지만 FRP 5톤 어선이나 낚싯배의 제원을 살펴보면 대체로 길이 10m 내외에 너비 2.8m 정도 된다. 이물과 고물 빼고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장소는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통상 여객선이라면 13인승 이상이 승선할 수 있는 선박을 뜻하는데, 그것은 30톤 이상이다. 30톤의 여객선도 13명밖에 못 태운다는 말이다. 여객선은 안전을 위해서 선원은 1인당 짐까지 합해서 120kg, 여객은 110kg까지 허용된다. 어선은 고기를 실어야 하므로 승선 인원은 더 적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5톤의 어선에 31명이 타고 조개를 주우러 간다는 것은 한 눈에 언어도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괴이하게도 이를 문제 삼는 언론인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포함해서 한 명도 없다! 그저 가족 단위가 없는 걸로 보아, 탈북자가 아니라 단순 표류한 것으로 보인다는 정부의 발표를 충실하게 보도할 뿐이다.
어쨌건 약 한 달간의 조사 끝에 큰 매체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우파의 말에 31분의 4만큼 귀를 기울였는지 막판에 4명이 귀순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래서 27명은 송환하고 4명은 돌려보내지 않기로 했다. 조사기간이 유난히 길었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자들이 일제시대에 태어났다면 거지의 거지꼴로 한밤중에 몰래 나타난 독립투사 친척을 보자마자 사로잡아 바로 일본순사에게 넘겼을 것이다. 감히, 동양평화를 위해 잠도 못 자고 애쓰는 천황폐하의 심기를 거슬렸다며! 일본천황도 살인마 김정일에 비하면 단지 이민족이었을 뿐 양반의 양반이다. 최소한 그자도 제 민족을 굶겨 죽이거나 학살한 적은 없으니까! 2010년 12월 3일과 12월 25일에 서해로 북한주민이 각각 3명, 1명이 남하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약 한 달 조사했으니까, 이번에 약 한 달간 조사한 것은 절대 긴 것이 아니다. 그 이전에 최악의 경우 하루도 조사하지 않고 바로 22명을 전원 돌려보낸 등의 작태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수치스러웠을 따름이다.
김정일이 대노하며 전원 돌려보내라며 27명을 아예 받지 않았다. 그러자 남북대화에 먹구름이 끼었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자, 중도적 입장에서 점잖게 나무라는 자, 정부가 꼬투리 잡힐 일을 했다며 빈정거리는 자, 강제억류를 연장하는 비인도적 처사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자, 귀순공작을 확신하며 그것을 악마의 유혹으로 확신하는 자 등등이 나타났다.
27명도 돌려보내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제정신 가진 기자는 어디에도 안 보인다. 물론 정부에서 그런 자도 한 명도 없다. 4명 안 돌려보내는 걸 대단한 인도주의인 양 으스댄다. 최소한 그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한, 1년이 걸리든 10년이 걸리든 1명도 되돌려 보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기자는 한 명도 없다. 물론 정부에서도 한 명도 그런 인사가 없다. 김정일이 이전처럼 그들을 잠시 인간 앵무새로 이용하다가 공개처형하든 강제수용소에 보내든 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아예 체념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돌아가지 않겠다는 4명도 그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며 돌려보내자는 자들도 숱하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민노당과 한겨레가 바로 그런 대표주자들이다. 그들이 김정일과 그렇게 잘 통한다면, 절대 북의 가족에게는 손을 대지 말라고 부탁하거나 협박하거나 아니면 따라가서 인간 사슬을 만들어 온몸으로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한국에서는 경찰이든 군인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잘도 하는 특기 아닌가.
좋은 방법이 있다. 김정일의 숭배자와 대변자들 중에서, 오늘의 악질 친일분자들 중에서, 독립투사를 보는 족족 잡아서 일본총독부에 넘기는 자보다 더 ‘양심적인’ 자들 중에서 박주선 민주당 의원을 대장으로 삼아 27명을, 그것도 적다면 4명 더해서 31명을 대신 보내자. 지상낙원에서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자. 그들은 너무도 인도적인 사람이니까, 돌아가지 못한 31명의 가족들도 온 몸으로 지켜줄 것이다. 한 명도 손도 대지 못하게 할 것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김정일을 결사옹위하는 투사들이 남에서 올라왔으니까! 그들이 대거 올라가면 김정일은 그의 눈에 그까짓 벌레나 다름없는 인간은 그냥 무시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27명 또는 31명이 북한으로 간다고 해도 그들의 가족은 대한민국에서 털끝 하나 안 다칠 테니까. (2011. 3. 5.) |
[ 2011-03-06, 00:07 ] 조회수 : 4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