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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전팔기(七顚八起)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난다는 뜻으로, 여러 번 실패하여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분투하는 사람이나 그러한 정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七 : 일곱 칠(一/1)
顚 : 넘어질 전(頁/10)
八 : 여덟 팔(八/0)
起 : 일어날 기(走/3)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는 춘추시대의 오패(五覇; 패권을 이룩한 다섯 나라로 齊, 晉, 楚, 秦, 宋 혹, 晉, 楚. 吳, 越)와 전국시대 칠웅(七雄; 燕, 齊, 趙, 魏, 韓, 楚, 秦)의 패권다툼으로 매일같이 전쟁이 없던 적이 거의 없었다.
결국 진(秦)나라에 의해 천하의 통일을 이루었지만 그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인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백성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곤궁하여 심지어는 초나라와 송나라의 전투 때에는 절골이취, 역자이식(折骨而炊, 易子而食; 뼈를 쪼개서 밥을 짓고 자식을 바꾸어 먹었다)이라는 용어가 성립될 정도로 백성들의 삶은 비참(悲慘)함 그대로였다.
그 시대 어느 전쟁의 작은 전투에서 패(敗)해 쫓긴 장수(將帥)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도망치다 급한 김에 조그만 굴(窟)에 몸을 숨겼다. 몸을 숨긴 그 장수는 적군의 추격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안도(安堵)의 숨을 쉬며 잠시 노곤한 몸을 쉬면서 문득 동굴(洞窟) 밖을 내다보게 되었다.
그러자 간신히 비집고 앉은 굴 입구에 거미 한마리가 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에 장수(將帥)는 자기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며 괜히 짜증을 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거미줄을 손으로 흩어버렸다. 그러자 땅에서 떨어져 버둥거리던 거미는 간신히 일어나더니 처음부터 다시 줄을 치기 시작했다.
장수의 입장에서 딱히 숨어있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장난삼아 거미가 줄을 칠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다시 흩어버리곤 했다. 그런데도 거미는 포기(抛棄)하지 않고 또 줄을 치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 장수는 "이젠 하찮은 미물까지 나를 무시하는구나!" 괘씸한 마음에 그는 다 만든 거미줄을 일곱 번이나 흩어 버렸는데도 거미는 묵묵히 여덟 번째 거미줄을 치고 있었다.
"이런 답답한 놈이 있나? 이쯤 되면 포기할 일이지!"하며 거미의 우둔함을 탓하며 다시 거미줄을 흩어버리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굴 밖에 어수선한 소리가 나면서 적병의 수색대가 굴 입구에 들이 닥쳤다.
장수는 이젠 꼼짝없이 죽었다 싶어 몸을 납작 엎드린 채 숨을 죽이고 있자니 그 적병들이 어느덧 동굴 앞에까지 와서 동굴을 수색하려고 하는 순간에 어떤 노련한 적 병사 하나가 굴 입구를 유심히 보더니 동료들을 향해 "어이~ 여기는 거미줄로 입구가 막힌 것을 보니 이곳에는 아무도 안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니 수색할 필요가 없네, 우리 배도 고프고 피곤하니 괜한 수고 하지 말고 돌아들 가세" 하며 동료들을 이끌고 돌아가 버렸다.
자연 상태의 거미줄은 일부러 걷어내지 않는 한 비바람에도 잘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대에서 적병을 추격할 땐 거미줄이 끊어진 것을 보면 적이 지나간 흔적이라 여겨 그 곳을 따라 추격을 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거미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장수는 하찮은 거미를 다시 보게 되었고, 또 포기하지 않는 거미의 불굴의 정신에 목숨을 빚진 큰 깨달음을 얻고 난 뒤 그 장수는 나중에 재기하여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칠전팔기(七顚八起)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고사성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외세의 침략을 수 없이 받았으나 오뚝이처럼 일어났고, 일제 강점기 36년을 견디며 더욱 단결된 민족으로 거듭 태어났다.
거기다가 6. 25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하여 완전 폐허 상태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능력으로 다시 일어나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4. 19학생의거) 부정부패를 몰아내고, 참신한 민주국가로 태어나는 등. 우리 민족은 유래 없는 매우 슬기롭고 근면한 우수한 민족으로 우뚝 자리잡았던 것이다.
이제 어느덧 12월 중순으로 접어든다. 12월은 겨울다운 추위가 시작되는 때이며, 한 해의 설계를 돌아보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지나온 2년간의 외질(外疾; 코로나 19)에 의한 삶과 생활의 고충이 말 할 수없이 수고스러워졌다. 우리는 이즈음에 다시 한 번 칠전팔기의 민족저력의 슬기를 발휘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고려(高麗)의 대학자 이규보(李奎報)선생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기록된 깨우침의 교훈을 거울 삼아보자
夫天欲成就者 必先誠艱險
(부천욕성취자 필선성간험)
무릇 하늘이 어떤 사람을 성취시키고자 할 때 반드시 진실로 어렵고 험한 일을 먼저 경험케 한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하늘의 시험을 힘들게 통과하고 있다. 이제 곧 시험은 끝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하는 일만 남았다.
아무쪼록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는 시점을 금년 말로 종지부를 찍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감추어 두었던 우리 민족의 저력을 발휘하여 다시 한 번 힘찬 전진을 기약하는 날을 임인(壬寅)년 첫 날로 정하고 다시 일어나길 바란다.
우리는 이에서 주저앉지 말자. 2022년은 반드시 새로운 변화의 대한민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칠전팔기(七顚八起)
일곱 번 엎어져도 여덟 번 일어난다
중국(中國) 공산당 주석으로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국을 통일한 모택동(毛澤東)은 투쟁은 잘했지만, 행정은 할 줄 몰랐다. 그래서 그가 구상해서 시행한 정책마다 모두 실패하여 그가 집권한 27년 동안 3000만 명 이상이 굶어죽었다 한다.
공산당 간부 대부분이 시골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집을 나와 지하조직에 가담했다가 정권을 잡게 되자 국가 간부가 되어 행정을 하니, 행정이 될 턱이 없었다. 중공의 백성들은 지상낙원(地上樂園)이라는 말에 세뇌(洗腦)가 되어 믿고 살았지만, 나중에 개방하고 보니, 세계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로 전락해 있었다.
공산당 간부 가운데서 행정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 단 두 사람 있었는데, 등소평(鄧小平)과 유소기(劉少奇)였다. 1960년대초 등소평은 국가 총리이고 유소기는 국가주석이었지만, 모택동의 정책을 비판하다가 둘 다 1966년부터 홍위병들의 타도 대상이 되었다.
유소기는 모택동에게 항의했다가, 온갖 고난과 능멸을 당하다가 결국 저 세상으로 떠났다. 등소평은 모택동이 나무라니까 “알겠습니다”하고는 남창(南昌)이라는 곳의 농기구 공장으로 추방되어 거기서 바이스 앞에 앉아 농기구 부속 조립하기를 7년 가까이 했다.
문화혁명 중간에 두 번 총리로 기용되었다가 다시 농기구 공장으로 쫓겨났다. 모택동이 죽고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 총리로 복귀하였고, 복귀한 즉시 강청(江靑) 등 사인방(四人幇)을 제거하였다. 곧 이어 국가주석 화국봉(華國鋒)도 사인방과 연루되어 있다는 여론을 만들어 축출하고 중국의 최고 실권자가 되었다.
문화혁명 중간에 중공 간부들이 홍위병에게 맞아 죽거나 괴로움을 못 참아 자살하거나 병을 얻어 죽거나 정계를 완전히 은퇴하거나 했지만, 등소평만은 10년의 탄압과 고난 속에서도 오히려 건재(健在)하였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등소평을 '부도옹(不倒翁: 오뚝이)'이라고 부른다. 오뚝이처럼 넘어졌다가 일어나고, 또 넘어졌다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등소평의 좌우명(座右銘)은, “두려워하지 말라”, “낙천적으로 보라”, “먼 곳을 향해서 보라(向遠看)”, “앞을 향해서 보라(向前看)”였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를 하다가 국가 원수의 노여움을 사서 시골 농기구 공장의 단순직공으로 추방된다면, 주변의 멸시와 조소(嘲笑)가 어떠하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고소해 하겠는가? 보통 사람 같으면 저절로 병을 얻거나 죽게 될 것이지만, 등소평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차분하게 지냈다. 그는 반역자로 몰려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 속에서도 매일 오후에 하는 자신의 산보를 사정이 허락하는 한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계속했다 하니, 그 인내심과 평정심(平靜心)은 실로 보통 사람으로서는 따라가기 힘들다.
요즈음 생활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사람들이 인내심이 갈수록 없어진다. 조금만 더워도 “덥다”하고. 조금만 추워도 “춥다”하고,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짜증을 내고, 조금만 힘들어도 팽개치고 그만둔다. 절친한 사람끼리도 조금만 마음에 맞지 않으면 원수가 되고 만다. 결국 세상사는 참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능력 있다”, “성공했다”, “세련됐다” 하는 말들이 다 잘 참는 것을 전제로 한다.
평창(平昌) 동계올림픽 유치가 또 근소한 표차로 좌절되고 말았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상황을 당하여 정신적으로 좌절하지 말고, 전국민의 마음을 합쳐 다시 노력하여 다음 번 유치를 성공시켜야 하겠다. “다시 유치 노력을 하겠느냐?”는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될 때까지 하겠다”라고 대답했으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인의 강인한 의지를 알릴 수 있을 것인데, “돌아가서 생각해 보겠다”라고 대답하여 한국인들의 의지가 한풀 꺾인 것으로 알려질까 싶어 아쉽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는 정신으로 일을 한다면, 세상에 되지 않을 일이 없을 것이다.
▶️ 七(일곱 칠)은 ❶지사문자로 柒(칠)과 통자(通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두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일곱을 나타낸다. 아주 옛날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는 선(線)을 그 수만큼 한 줄로 늘어 놓고, 다섯 이상은 다른 기호를 사용했다. 그 중 五(오)와 七(칠)과 九(구)는 닮음꼴, 六(육)과 八(팔)과도 닮음꼴로 되어 있다. 일설에서는 七(칠)은 베다란 뜻의 글자를 빌어 쓴 것이며 후세의 切(절)이란 글자를 기원이라 한다. ❷상형문자로 七자는 '일곱'이나 '일곱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七자는 칼로 무언가를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과 금문에 나온 七자를 보면 十자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칼로 사물을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十(열 십)자가 막대기를 세운 그려졌었기 때문에 十자와 七자는 혼동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두 글자의 구분이 어려워지면서 끝을 구부리는 방식으로 지금의 七자를 만들게 되었다. 七자는 본래 '자르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숫자 '일곱'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刀(칼 도)자를 더한 切(끊을 절)자가 '자르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七(칠)은 일곱의 뜻으로 ①일곱 ②일곱 번 ③칠재(七齋; 죽은 지 49일 되는 날에 지내는 재) ④문체(文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의 열두 달 가운데 일곱째 달을 칠월(七月), 사람의 일곱 가지 심리 작용을 칠정(七情), 바르지 못한 일곱 가지 견해를 칠견(七見), 그 수량이 일곱이나 여덟임을 나타내는 말을 칠팔(七八), 나이 70세로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드문 일이다는 뜻의 칠순(七旬), 일곱 걸음에 지은 시를 칠보시(七步詩), 한 줄이 일곱자로 된 한시를 칠언시(七言詩), 일곱 줄로 매어 만든 거문고를 칠현금(七絃琴), 제갈공명의 전술로 일곱 번 놓아주고 일곱 번 잡는다는 말을 칠종칠금(七縱七擒),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유교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의 조건을 이르는 말을 칠거지악(七去之惡), 사물이 서로 연락되지 못하고 고르지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칠령팔락(七零八落) 등에 쓰인다.
▶️ 顚(엎드러질 전/이마 전)은 형성문자로 顛(전)의 본자(本字), 颠(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眞(진, 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顚(전)은 ①엎드러지다 ②뒤집히다 ③거꾸로 하다 ④미혹(迷惑)하다 ⑤넘어지다 ⑥미치다(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닿다 ⑦차다 ⑧채우다 ⑨머리 ⑩이마(앞머리) ⑪정수리(머리의 최상부) ⑫꼭대기 ⑬근본(根本) ⑭근심하는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도(倒), 정수리 정(頂)이다. 용례로는 엎어져서 넘어짐으로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를 전말(顚末), 뒤집혀 엎어짐 또는 뒤집어 엎음을 전복(顚覆), 엎어지고 자빠지는 것을 전패(顚沛), 굴러 떨어짐을 전추(顚墜), 넘어져서 구름을 전락(顚落), 하는 짓이 사리에 어긋나고 망령됨을 전망(顚妄), 나무가 쓰러지고 뽑힘을 전발(顚拔), 몹시 지쳐서 쓰러지고 병이 듦을 전췌(顚瘁), 그리던 사람을 만나서 엎어질 듯이 기뻐함을 전희(顚喜), 몹시 가난하여 어찌할 수가 없음을 전련(顚連), 앞뒤를 바뀌 어그러 뜨림을 전착(顚錯), 굴러 넘어짐이나 일이 어긋나서 실패함을 전질(顚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진저리를 친다는 말을 기전(氣顚),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음을 주전(酒顚), 엎드려 넘어짐을 부전(仆顚), 일의 순서가 뒤바뀌고 이치에 어그러짐을 이르는 말을 전도괴천(顚倒乖舛), 엎드려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전패비휴(顚沛匪虧), 왼쪽으로 넘어지고 오른쪽으로 거꾸러짐을 좌전우도(左顚右倒),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이르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뜻으로 마음에 맺히고 근심이 되어 마음 놓고 편히 죽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열 번 엎어지고 아홉 번 거꾸러진다는 뜻으로 숱한 괴로움을 겪음을 이르는 말을 십전구도(十顚九倒) 등에 쓰인다.
▶️ 八(여덟 팔)은 ❶지사문자로 捌(팔)과 동자(同字)이다. 네 손가락씩 두 손을 편 모양을 나타내어 '여덟'을 뜻한다. 혹은 물건이 둘로 나누어지는 모양, 등지다, 벌어지다, 헤어지다의 뜻도 있다. 수(數)의 8을 나타내는 것은 둘로 나누고, 다시 또 둘로 나눌 수 있는 수라는 데서 왔을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八자는 '여덟'이나 '여덟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八자는 사물이 반으로 쪼개진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나누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숫자 '여덟'로 가차(假借)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刀(칼 도)자를 더한 分(나눌 분)자가 '나누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八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숫자 '여덟'을 뜻하지만, 부수로 쓰일 때는 公(공평할 공)자처럼 여전히 '나누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八(팔)은 여덟이란 뜻으로 한자어의 명사(名詞) 앞에 쓰이는 말로 ①여덟 ②여덟 번 ③팔자형(八字形) ④나누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이 여든 살을 이르는 말을 팔질(八耋), 나이 여든 살을 팔십(八十), 나이 여든 살을 팔순(八旬), 일 년 중 여덟 번째의 달을 팔월(八月), 사람의 한 평생의 운수를 팔자(八字), 길이 팔방으로 통하여 있음 또는 모든 일에 정통함을 팔달(八達), 여덟 치 또는 삼종 형제되는 촌수를 팔촌(八寸), 인생이 겪는 여덟 가지 괴로움을 팔고(八苦), 팔방의 멀고 너른 범위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말을 팔굉(八紘), 여든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일흔 한 살을 일컫는 말을 망팔(望八), 어느 모로 보나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몹시 어리석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팔불용(八不用), 몹시 어리석은 사람을 팔불출(八不出), 지붕을 여덟 모가 지도록 지은 정자를 팔각정(八角亭), 여덟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이라는 뜻으로 뛰어난 능력으로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수완을 발휘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팔면육비(八面六臂), 어느 모로 보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팔면부지(八面不知), 팔자에 의해 운명적으로 겪는 바를 일컫는 말을 팔자소관(八字所關), 장대한 사람의 몸을 과장하여 이르는 말을 팔척장신(八尺長身), 생활에 걱정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팔포대상(八包大商),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일컫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열에 여덟이나 아홉이란 뜻으로 거의 예외없이 그러할 것이라는 추측을 나타내는 말을 십중팔구(十中八九),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 또는 길이 여러 군데로 막힘 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 반드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온갖 괴로움을 이르는 말을 사고팔고(四苦八苦), 일곱 가지 어려움과 여덟 가지 고통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칠난팔고(七難八苦) 등에 쓰인다.
▶️ 起(일어날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아날 주(走; 달아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己(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달리기(走; 사람이 달리다, 움직이는 일) 위해 일어난다는 뜻이 합(合)하여 일어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起자는 '일어나다'나 '(일을)시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起자는 走(달릴 주)자와 己(자기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起자의 소전을 보면 己자가 아닌 巳(뱀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 巳자는 몸을 웅크리고 있는 태아를 그린 것이다. 본래 起자는 아이가 첫걸음을 떼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운다는 뜻을 표현한 글자로 갓난아기를 그린 巳자가 응용되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己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起자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起(기)는 (1)한시(漢詩)의 처음 구(句)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어나다 ②일을 시작하다 ③비롯하다 ④일다(없던 현상이 생기다), 발생하다 ⑤출세하다, 입신하다 ⑥우뚝 솟다 ⑦일으키다 ⑧기용하다 ⑨파견하다 ⑩계발하다 ⑪병을 고치다 ⑫돕다 ⑬떨치다, 널리 퍼지다 ⑭값이 오르다 ⑮거듭 ⑯다시 ⑰더욱, 한층 더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엎드릴 복(伏), 잘 침(寢), 빠질 함(陷), 맺을 결(結)이다. 용례로는 공소를 제기함을 기소(起訴),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을 기원(起源), 일어나서 섬을 기립(起立), 공사 따위를 시작함을 기공(起工), 면직이나 휴직된 사람을 다시 관직에 앉힘을 기용(起用),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기인(起因), 사물의 첫머리로 시작하는 곳을 기점(起點), 잠을 깨어 자리에서 일어남을 기상(起床), 살아가는 형편을 기거(起居), 잠자리에서 일어남을 기침(起寢), 소란을 일으킴을 기뇨(起鬧), 기울어져 가는 집안을 다시 일으킴을 기가(起家), 몸을 일으키어 움직임을 기동(起動), 드러내어 문제를 일으킴을 제기(提起), 무슨 일이나 사건 따위를 끌어 일으킴을 야기(惹起), 불룩하게 두드러져 일어남을 융기(隆起), 기억하고 있는 지난 일을 다시 돌이켜 생각하여 냄을 상기(想起), 놋쇠로 만든 반찬 그릇을 갱기(更起), 떼지어 날아 나오는 벌떼처럼 사람들이 곳곳에서 일어남을 봉기(蜂起), 어떤 일에 대한 각오를 다지거나 결심을 굳히면서 기운차게 일어서는 것을 궐기(蹶起), 다시 일어남을 재기(再起), 아침에 일찍 일어남을 조기(早起), 느끼어 일어남을 감기(感起), 갑자기 일어남이나 우뚝 솟음 또는 어떤 형체에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을 돌기(突起), 결단하여 일어남을 결기(決起), 부축하여 일으킴을 부기(扶起), 깜짝 놀라서 일어남을 경기(驚起), 죽을 뻔하다가 살아남을 일컫는 말을 기사회생(起死回生), 상중에 벼슬에 나가던 일을 일컫는 말을 기복출사(起復出仕), 묻은 불은 일어남의 뜻으로 후환이 없다고 안심하던 일이 다시 일어남의 비유 또는 지난 일을 괜스레 들추어냄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기매화(起埋火), 동산에서 다시 일어난다는 뜻으로 은퇴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이 재기하여 다시 세상에 나옴을 일컫는 말을 동산재기(東山再起),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일컫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인재를 골라 씀에 있어 정성이 대단함을 이르는 말을 일궤십기(一饋十起), 벼슬이 낮은 낭관이 멋대로 나서서 일을 본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보다 더 지독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낭청좌기(郎廳坐起), 뛰어오르는 도롱뇽과 날아오르는 봉황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많은 사람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등교기봉(騰蛟起鳳), 장대를 높이 들고 일어난다는 뜻으로 민중 봉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게간이기(揭竿而起), 다시 일어설 능력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재기불능(再起不能),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장와불기(長臥不起), 후배 중의 뛰어난 인물을 이르는 말을 후기지수(後起之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