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3·1절]
오늘 서울에만 16만명 운집 예상, 與 “탄핵 기각” 의원 60명 참석 예정
이재명 등 野 5당은 “尹대통령 파면” 집회, 국민통합 아닌 갈등 확산 부추겨, 충돌 대비 경찰 3000명 배치 계획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의 분수령이 될 운명의 3월을 맞아 여야가 3·1절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에 나선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가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 與, 여의도-광화문서 반탄 집회
국민의힘 김기현 나경원 의원 등은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와 전한길 강사가 주도하는 여의도 국회 앞 ‘국가비상기도회’에, 윤상현 의원 등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3·1절 탄핵 반대 집회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원 각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지만, 전체 108명 중 절반이 넘는 60여 명의 의원이 3·1절 집회 참석을 예고하며 탄핵 반대 여론의 총결집에 나섰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도 직접 참석해야 하는데 소극적”이라면서도 “현역 의원이 강성 이미지로 비치는 전 목사 집회에 가기에 부담돼 여의도로 가기로 했다”고 했다.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보수 텃밭 지역의 당원들은 자발적으로 전세버스를 빌려 1일 집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헌법재판소와 선거관리위원회, 사법부 카르텔에 일침을 가하는 청년들의 외침은 3·1운동 당시 시민들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주호영 나경원 등 국민의힘 의원 76명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 등을 주장하는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이들은 “헌법적·법적 이견과 법적·절차적 흠결이 제기되는 상황에서의 성급한 결론은 대규모 불복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헌재를 압박했다.
● 서울에만 16만 모일 듯, “민심 충돌 격화”
여야가 탄핵 찬반 결집에 나서면서 민심 충돌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 목사 등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진행하는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에 5만 명을 집회 인원으로 신고했다.
세이브코리아도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 앞에 5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고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1일 오후 3시부터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에서 3만 명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를 연다. 이후 오후 3시 30분부터는 민주당 등 야5당이 합류해 범국민대회를 연다. 시민단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도 오후 5시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일대에서 3만 명 규모의 탄핵 촉구 집회 및 행진을 할 예정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기동대와 교통경찰 등 2700∼300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히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에 대한 증오 발언 등이 나오는 것은 폭력 사태의 전조”라며 “경찰 등 정부 기관이 민심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다. 1일 서울에서만 탄핵 찬반 집회에 16만여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헌법정신의 뿌리가 된 3·1절에 정치권이 국민 통합이 아닌 갈등 확산의 최전선에 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野, “탄핵 선고까지 야외집회 등 총력전”
민주당과 조국혁당 등 야5당이 1일 오후 안국동 일대에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여는 가운데 지지자의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민주당은 이번 집회에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리고,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전세버스를 운영하며 당원과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8일에도 장외집회를 예고했다. 이 집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 마지막 주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