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했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아이였다.
그뿐이였다.
01.
" 학교다녀오겠습니다!! "
" 차조심하고.. "
엄마의 수척한 목소리가 내 귓속을 파고들었다.
" 내가 뭐 어린앤가 피- "
" 니가 어린애지 뭐냐? "
" 흥! 지는 이제 대학생된 주제에.. 다녀오겠습니다!! "
이제 막 깨어 부시시한 머리를 한 언니가 소리지르며 날뛰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한채 문을 닫았다.
오늘도 끼익거리는 낡은 대문소리가 고막을 어지럽혔다.
" 하아 이제 부터 또 시작인가? "
고1, 중학생에서의 어리숙한 티를 벗은 앳된 숙녀.
다른 사람들은 들뜨며 새로운 친구들,새로운 학교에 대한 설레임으로 두근거리는 때.......
하지만 난 똑같을 뿐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할 뿐이었다.
" 후아- 오늘 하늘 되-게 맑네 "
집을 나오자마자 습관처럼 본 하늘.....
그 하늘이 너무 맑아 나도 모르게,그리고 무심결에 그 하늘을 외면해버렸다.
...
..
.
" 일학년 칠반,칠반,칠반.... 여긴가? "
드르륵 문을 열자 나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곧 세,네명이 모여 떠드는 소리............
" 쟤야? 영진이랑 사귄다는 애가? "
" 에이 설마- 저렇게 평범하게 생겼는데? "
" 니네 몰라서 그래 저래보여도 이번에 우리반 1등으로 들어왔다잖아- "
영진.......... 익숙하다못해 귀에 눌러앉은 이름....
" 야,야 너네 몰라? 쟤 채였잖아 "
" 뭐????? "
" 야이 기집애야 소리 낮춰 쟤 들으면 어떡하려구! "
야이년들아 니네들이 그렇게 말한것까지 또박또박 들리는데 이제와서 소리 낮추기는...
" 좀 조용히 좀 해바바 쟤 왜 채인줄 아냐? "
" 왜?? "
동시에 물어보는 시끄러운 년들...
" 풉 저 년 너무 평범해서란다 그냥 쟤 같은 애 사귀고 싶었덴다 키킥 "
" 역시 영진이가 뭐가 아쉬워서 저 딴 년이랑.................. "
털썩-
앉자마자 귀에 엠피쓰리를 꽂은 채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자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수다스런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채였다라.........풋 그런데 별로 슬프지도 않다. 왜지? 원래 알고 있었던 이유라서?
아......갑자기 생각난다 몇 일전 신영진과의 대화가........
...
..
.
" 왜 나오라구 했어? "
에휴 왜 나오라 그런거지 아직 겨울방학도 얼마 안 남았는데
히잉.. 집에서 티비보면서 과자먹으려고 했는데.. 으휴
" 춥겠다 아 거기 앉아 "
이제 곧 새학기도 다가오는데 아직 쌀쌀한 기운을 벗어나지 못 한 날씨에
코를 훌쩍거리며 들어온 따뜻한 카페 안이 조금씩 내 몸을 녹여 주고 있을 때 영진이 앉으라는 말이 들렸다.
" 응, 추워디지는 줄 알았어 "
나를 걱정하는 영진의 말에 평소와 같음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긴장을 놔버렸다.
영진은 갑자기 이렇게 나오라는 법없이 약속을 정해놓고 만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난 곧 평소와도 같은 그 말투에 배신감을 느꼈다.
아마 배신감이었을 것이다, 아니, 배신감만을 느꼈을 뿐이었다. 슬픔은...느껴지지않았다.
" 저는 블랙커피로 주시구요 너는 키위주스지? "
" 아, 응 "
앞치마를 입은 여자가 다가오자 영진은 바로 말을 꺼냈다.
오늘은 키위주스 별로 먹고 싶지않은데........ 또 마음대로 말해버리는 영진
하지만 그런 영진에게 익숙했터라 별 말없이 대답했다.
" 영진아? "
" 나중에... 음료수 나오면 얘기하자 "
말을 하지않는 자신에게 궁금증을 느끼고 있었던것을 알아차렸는지 곧 영진이 말을 꺼내 궁금증을 더 증폭시켰다.
" 나왔다 안 먹어? "
" 아 먹어야지.. "
얼마안되 나온 키위주스를 바라만보고 있자 영진이 말했다.
그런 영진에게 먹는다는 말만 하고 입을 대지 않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별로 먹고 싶지 않아서이다.
" 이제 말해야겠지? "
무표정한 얼굴에 영진.. 다시 붉은 두입술 사이를 벌리며 말했다.
" 우리 헤어지자 "
" ......뭐? "
내가 뭘 잘못들었나?
" 못들은척하지마 역겨우니깐 뭐 기꺼이 다시 말해주지 헤 어 지 자 구 "
" 영.......진아? "
" 하, 내가 너랑 왜 사겼다고 생각하냐? "
" 그,그야 날 사랑......하니깐 "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아니 일부러 더듬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에서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 이게 또 웃기는 소리하네 그냥 너처럼 평범한 애에게 재밌는 일을 심어주고 싶었을 뿐이야
너처럼 평범하게 재미없게 지루하게 사는 애들은 어떻게 살까 궁금하기도 했고 풋 "
평범,지루,재미? 나의 그런 점이 너의 호기심을 건드렸니? 하, 웃기다 너무 웃기다.
" 그리고 공부 좀 한다메? 너랑 사귀면 나에 대한 인식도 조금 바뀔까해서 크큭 "
" .......... "
" 아아 걱정하지마 내가 생각했던대로 조금은 바뀌드라구 그리고 덕분에 인기도 늘었고 "
" 뭐? "
" 뭐, 평범한 아이와 놀다니 나도 되겠지? 뭐 이런 시덥지 않은 얘기 뿐이지만 "
반문하여 물어보는 나의 말을 무시한 채 자신의 말만 지껄이고있는 신영진
" 크큭 웃기지않냐? 그딴년들이랑 어울린다니 내가? 하, 웃기지말라그래 "
" ........ "
여전히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은 채 신영진의 말만 고이 들어줬다.
" 좀더 이용해볼까 생각해봤는데 영... 너무 재미없드라구 애교도 없고 몸매도 안되고
돈도 없고 아, 너네 집 아빠도 없지? 너 왜 그렇게 사냐 풋 "
아무거리낌없이 면전에 대고 말하는 신영진,
아빠.........아빠...........불쌍하게 하늘로 가버린 아빠..........
" 어어? 니가 그렇게 노려봐서 어떡.......... 아 시발 "
드라마속에서 나오는 악역에게 물 뿌리기, 단지 난 키위주스였을 뿐 똑같이 해주었다.
드라마속에서는 뺨까지 때리던데 난 때리지않았다. 저런 더러운 새끼에게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서...
아니....아니다.... 내 눈물을.... 아빠얘기로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나오려는 눈물을 신영진에게 보이고 싶지않아서...
난 한시바삐 자리를 떠났다. 이 한말을 던져준 채..
" 난 돈없으니깐 니가 계산해라 "
" 야야 나새늘 야이 시발년아 거기안서? "
나새늘...그래 내이름은 나새늘이다. 아빠가 지어주신 이름,나새늘..
뒤에서 신영진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난 나왔다.
그리고 아무데나 주저앉아 정신없이 울었었던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
..
.
풋.. 신영진...신영진이라...
그렇게 내가 단 몇 일사이의 일을 회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건드렸다.
그로인해 멋대로 생각나버린 신영진과의 회상에서 깨어났다.
#######
에휴! 드디어 돌아왔네요 원래 생각해놓았던 스토리인데
이게 과연 올려도 되는 소설인가 이 소설을 재미있게 봐줄까
라는 고민때문에 섣불리 올릴수가 없었네요ㅜㅜ
하지만 결정을 내리고 올렸어요!!!!!!!하하하
하이튼 재밌게 읽어주세영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시작 ]
착한아이컴플렉스 #01
악냥
추천 0
조회 70
08.07.16 19:00
댓글 4
다음검색
첫댓글 지금발견했는데 저한텐착한건평범한건착한게아니라는.......
저역시!!후훗 댓글 정말 감사해요 흑
재밌네요>_<나새늘..이름 이쁘당♡
ㅎㅎ 나름 고심끝에 생각해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