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 거지? 그 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다. 그 인간은-미리엘이었다. 나는 미리엘이 우리 학교에 다니는 것도 몰랐다.
"니 멋대로 잘난 척했지? 벌이야."
생각해보면-이것은 쪽팔리기만 할 텐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진성 선배는 우리 학교의 스타라구! 그러니까 아이들이 질투를 하지! T^T..
미리엘, 너 여우구나. 여태까지 왜 눈에 띄지 않나 했어. 여태까지는 안경과 가발을 쓰고 있었지? 추녀로 변해서 있었겠지. 복수를 하려고 본보습으로 변했나? 정말 짜증나는 년이구나.
"하지만...왕따는 하지 않겠지?"
미리엘이 나를 비웃고 간 뒤, 내가 자신없이 말했다. 유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 교실 칠판에는 커다랗게
'민수아! 엿이나 처먹어라!'라고 써 있었고, 내 의자에는 압정이 있었다.
"씨발...."
나도 모르게 욕을 하고 말았다. 아이들은 나에게 달걀을 던졌다(토마토도 섞여 있었다는거 아니냐...;;).
다행히 나는 피하는 것에 능숙했다. 나는 가방을 내 자리에 던져놓고 교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선배들이 다 나를 비웃으며 지나갔다. 나는 우리 학교의 비상계단에 가서 앉았다.
'여기에 루이만 있다면 이거야 말로 꽃보다 남자의 츠쿠시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바깥에서 종이 울렸다.
'수업시작했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겠지?'
나는 비상계단 문을 열고 화장실로 가서 머리를 감았다..-_-..하지만 달걀 냄새는 여전히 났다.
'미치겠네.'
나는 사물함에 넣어뒀던 향수를 뿌리려고 사물함을 열었다. 저주글이 우르르 쏟아졌다. 나는 무시하려 했다. 그런데, 사물함에는 벌레가 가득 들은 봉지가 들어 있었다. -_-..내가 벌레를 무서워한다는 것은 모두가 다 잘아는 사실이다. 나는 봉지 끝을 살짝 잡고 창문 바깥으로 던졌다.
'아-힘들다.'
나는 사물함 앞에 털썩 주저 앉아버렸다. 교실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도 않고. 향수는 없어진지 오래였다. 사물함에 있는 향수 냄새 마저도 사라졌다.
'정말, 미치겠어.'
1교시가 끝났을까, 종이 울렸다. 이상하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교실 창문으로 몰래 보자, 1교시 조회를 듣고 있는 중이었다.
'하, 타이밍이 딱 맞네. 2교시가 끝날 때까지는 아무도 나를 비웃지 않겠지.'
그 때, 계단에서 진성이가 내려왔다. 진성이는 나를 보고 놀랐다. 달걀 껍질이 붙은 교복, 냄새나는 머리, 노른자가 붙어있는 얼굴.
"너-왜 그러냐?"
그 녀석이 다가왔다. 그런데, 그 녀석과 마주보니까 갑자기 울음이 나왔다.
"너-우냐?"
너무 추하게 울었나보다. 진성이의 얼굴이 비위상했을 때의 얼굴로 변해서 씰룩거렸다.
갑자기 너무나도 쪽팔려졌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는 몰라도-나는 교실로 들어가서 내 책가방(그러니까 갈기갈기 찢어지고 욕까지 써져 있는 가방 말이다)을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난 겁도 없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죽으려고.
그런데-난 분명히 뛰어내렸는데-어떤 인간이 나를 밑에서 받아줬다. 그러니까-이름은 못 들었지만-신입생 대표인 자식.
"실수로 그랬어?"
그가 말했다. 하지만 나를 보고는 다시 말했다.
"왕따구나?"
"응."
"죽으려고 뛰어내렸어?"
"물론이야."
"네가 민수아야?"
"응."
"게시판 글 읽었어. 정약 결혼이었는데, 모두 너를 따돌리는구나. 진성 선배는 가만 두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