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아닌 신문에 국한됩니다.
저는 인물 취재 월간지 회사를 6개월 남짓, 인터넷신문 인턴 경험을 3개월 남짓, 지역신문 생활을 4년 남짓 해본 사람입니다.
이제 다시 취업 시장에 뛰어들며, 아랑에 계신 언시생들과 경쟁하게 된 언시생 A이기도 합니다.
직접 경험해본 것, 그리고 일하면서 알게 된 것이 꽤 있는데. 이런 곳은 꼭 피했으면, 해서 오지라퍼가 되어 봅니다.
물론 '10대 일간지', '8대 경제지' 따위의 유력지를 꿈꾸고, 그런 곳들을 노리는 분들은 해당 사항이 아닙니다.
아래의 경우에 해당하는 모든 매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닌, 이런 유형의 신문사는 이럴 확률이 높다, 정도입니다.
또한 이는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 의한 주관적 판단일 뿐입니다.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 인물 인터뷰 중심의 주(월)간지
채용사이트를 보다 보면. 정말 듣도보도 못한 매체들이 많을 겁니다. 그중 '인물 중심의 주/월간지'라고 회사를 홍보하는 곳은. 일단 대부분 피하길 권하고 싶습니다.
주/월간지는 매우 열악합니다. 당연합니다. 일간지조차 사양산업이고, 지금까지 쌓아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교적 광고단가가 낮은. 수익이 낮을 수밖에 없는 주/월간지는 경영상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겨레21 따위의, 본사가 있고 그 계열사로 있는 곳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온전히 주간지, 월간지만 발행하는 매체는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전문지의 경우는 다릅니다. 오히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곳이 정말 비전 있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시사IN처럼 어딘가의 계열사가 아님에도 좋은 매체 있습니다. 사실 일간지와 주(월)간지는 호흡이 다릅니다. 일간지는 필연적으로 호흡이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월)간지는 길고요. 주(월)간지가 심층취재에 더 어울리는 형태죠. 이런 강점을 내세우는, 좋은 곳들도 꽤 있습니다.
다만 인물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는 곳 중 괜찮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매체는, 영업을 대가로 인터뷰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곳들은 '인터뷰가 실린 호를 50부, 100부 사는 것' 따위의 조건을 전제로 합니다. 기업 CEO라면 책 100부 정도 사서 미디어 매체에 소개되는 것, 반기기도합니다. 주로 그런 대상을 상대로 영업합니다. 당연하게도 비판의 기능이 빠진 인터뷰가 대부분전부일 겁니다.
이런 게 돈이 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많아졌고, 너무 많이 했어요. 지역신문에 일하면서 인터뷰하려고 전화하면. '그거 돈 드는 거면 안 할게요'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대개 책 구매를 대가로 하는 주/월간지 인터뷰를 했다가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경우겠죠. 그러면 부랴부랴 '그런 거 아니다, OO 이슈 때문에 전화했다, 가까워서 자세히 듣고 싶다'고 하게 되는데. 과거 제가 해봤던 일이다 보니. 어떤 상황인지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영업이 나쁘다곤 하지 않겠습니다. 유력 매체에 입사하더라도 영업을 하는 경우 많습니다. 신문확장을 의무화하는 곳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기자가 콘텐츠(기사) 제작보다 영업에 몰두해야 한다면. 하물며 그게 신입부터라면. 정상적이지 않은, 나쁜 기업이라 생각합니다. 인물 인터뷰를 내세우는 주/월간지 다수는 기자를 가장한 영업사원을 뽑습니다. 꼭 피했으면 합니다.
2. 영세한 지역신문
비록 길을 달리하긴 했지만, 제가 일한 지역신문은 꽤나 괜찮은 곳입니다. 활동하기 부끄럽지 않고, 사람들도 인정해주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신문이 대다수입니다. 영세한 지역신문의 경우, 지역신문에서도 그 신문사는 사이비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곳이 영세하냐, 안 하냐를 외부인이, 그것도 경험이 없는 언시생이 파악하기란 어려울 겁니다. 그 방법론에 대해 몇 가지 서술하겠습니다.
A. ABC협회 유료 발행부수
가장 명확한 수치는 ABC협회의 유료 인증부수입니다. 물론 ABC협회 자료가 사실은 '부수 밀어내기' 따위로 과장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100을 10,000으로 과장하진 않습니다. 과장을 하더라도, 기반이 있어야 과장을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일간지인데 발행부수가 5000부 미만이라면 상당히 어려운 편이죠.
B. 신문사가 커버하는 지역 범위
신문사가 커버하는 지역의 범위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지역신문 중 괜찮은 곳들은 주로 광역시나 도를 대상으로 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의 지역신문인 부산일보 같은 경우, 연봉에서부터 10대 일간지에 밀리지 않습니다. 대구 매일신문, 부산 국제신문 등도 매우 좋은 신문사입니다. 이처럼 광역시도를 범위로 두는 곳 중 상위권은 지역신문이라 할지라도 좋은 매체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좁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신문은 다수가 열악합니다. OO시, OO군 따위를 범주로 둔다면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채용사이트에서 봤는데. 모 시를 범위로 하는 신문사 편집국장을 뽑는데, 연봉이 3000이더군요. 이정도면 어느 정돈지 예상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C. 지역에서 3순위 안에 드는 신문사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지역신문 중 해당 지역에서 4순위 이하로 밀리는 곳중 언시생의 눈을 만족할만한 곳은 없는 걸로 압니다. 경기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등. 해당 신문사의 커버리지 내에서 세 손가락 안 정도는 돼야 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신생 매체의 경우 이런 판단을 들이밀면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3. 영세 인터넷신문 + 유명 매체의 디지털(온라인)팀 단기 아르바이트(인턴)
가장 일반화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인터넷신문 중에서도 좋은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다들 아실 통신사나 오마이뉴스 같은 곳들. 혹은 기성 언론사의 계열사로 분리된 곳들. 이런 곳들은 충분히 매력적인 매체입니다. 또 각 분야에 대한 전문지들 중 인터넷신문사인 곳들도 꽤 있습니다. 언론업계에서, 혹은 해당 업계에서 알아주는 곳들 상당히 많아요. 그런 곳이라면 인터넷신문이라도 지원할 만하죠.
하지만 인터넷신문사는 워낙 열악한, 블랙기업이 많은 부류이기도 합니다. 언시생들이 유명 매체에 몰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악의 축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잘못 지원했다가 경력에 1도 도움 안 되는 보도자료 우라까이, 어뷰징만 쓰다가 퇴사해 시간 날리게 되니까요. 그러는 와중에 멘탈은 나가고... 제가 아는 분 중, 이런 곳에 잘못 걸려서 업계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다른 기업으로 가게 되신 분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유명 매체의 아르바이트, 인턴도 하곤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턴은 매해 공고하는 인턴이랑은 다릅니다. 수시로 사람을 뽑곤 하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뽑아서 '쓰다 버리는 패'로 활용하곤 합니다.
(블랙기업 확인법)
3번에 대한 확인법을 찾으려 했지만. 블랙기업 모두에 대한 확인법이 되기도 할 듯하네요.
A. 네이버 제휴사
신문의 탈 네이버를 주장하는 제가 말하기엔 뭣하지만. 가장 쉬운 수단은 네이버 제휴사로 등록돼 있는가를 보는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네이버와 제휴사가 아니더라도 좋은 곳일 수는 있고. 블랙기업임에도 네이버 제휴사로 등록돼 있기도 합니다. 또 지역신문의 경우 네이버 제휴사가 잘 안 되는 경향도 있고요.
그럼에도. 대한민국 신문 매체를 가장 쉽게 분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역시 불편하네요. 탈포털, 탈네이버! ㅠㅠ.
B. 총 인원과 입사율, 퇴사율 확인
요즘은 잡OOO, 크OOO, 인OOO 오픈OOO 등. 해당 기업의 연봉이나 평가 따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많습니다. 이 정보가 정확하다고 할 순 없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선 해당 기업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집중해서 볼 것은. 해당 기업의 인원과 입사율, 퇴사율입니다. 예를 들어. 모 인터넷신문사의 크OOO 인원과 입사/퇴사율을 살피면.
인원 11명에 최근 1년 사이 입사 4명, 퇴사 7명입니다. 입사율이 36%, 퇴사율이 64%입니다. 데이터로 보면 그닥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재직 인원은 적은 데 많이 입사하고 많이 퇴사하고 하는 거엔 이유가 있겠죠.
마치며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건. 제가 아는 모 블랙기업에 입사 지원자가 수십 명 이상 몰려있는 걸 봤기 때문입니다.
언론사에 지원하는 분들은. 높은 비율로 학력이 좋은, 사회 어디에 내놓더라도 꿀리지 않는 인재입니다. 그런 분들이 블랙기업에 취업해서 상처받고, 시간낭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당시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블랙기업에 지원, 입사했었습니다.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았으면 해요.
물론 그런 곳에서 일한 경험도 지금의 제가 있게 된 양분이 됐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 해도 되는 경험이었다고도 생각하니까요.
잡OOO, 크OOO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랍니다. 사OO이나 잡OOO, 인OOO 같은 채용 사이트에서도 기업의 대략적인 연봉 따위는 보실 수 있습니다. 구글링을 생활화합시다.
긴 오지랖이었습니다. 여러분과 저의 건승을 응원합니다.
첫댓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금같은 정보네요 복 받으실 거에요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감사해요. 새로운 시작 응원합니다!
+ 타사랑 유독 교류가 없는 언론사도 꼭 피하시길..
혹시 그런 덴 어딜지... 쪽지로라도 알려주실 수 있나요? ㅜ
@🏀 외부에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제일 알기 쉬운 건 기자협회 소속인가, 노동조합이 있는가 따위를 보는 겁니다. 물론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 아랫분말씀이 맞습니다. 노조 없는 곳은 꼭 피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이 카페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곳’이라고 소문난 곳이요. 실체없는 소문입니다. 소문’만’ 떠도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문사들이 말하는 유료 부수는 대부분 뻥튀기된 것이니 믿지 마시고. 그리고 부수 따위보다 네이버나 다음에서의 영향력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요즘 신문 절대 안 보거든요ㅋ
위 두분 말씀이 맞습니다.
네이버에 등록되지 않은 곳, 노조 없는 곳, 언론사 역사(50년 이상)에 비해 기자협회 등록이 매우 늦은 곳(5년 안팎), 매체 영향력에 비해 발행부수가 과하게 많은 곳은 꼭 피하시길 바랍니다.
지역신문에서 시작해 현재는 서울로 와 있습니다. 지역신문 몇 곳을 거쳤는데 정말 떠올리기 싫은 수준의 기억 뿐입니다.
ㅋㅋ 진짜 경험 많으신 게 보이네요.. 극히 공감합니다..
딴지 한 번 겁니다
네이버 제휴도 종류가 많습니다 cp, 뉴스스탠드, 검색제휴 이렇게 세갭니다. 말씀하시는 블랙기업의 기준이 없어서 모호하나 네이버로 따지긴 애매합니다 특히 검색제휴는 어지간하지 않으면 들어가요
뉴스스탠드도 평가기준이 있는데 취재기사나 단순보도자료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 이런 거로 못 들어가는 매체도 많습니다 cp는 뭐 거의 막혔고요 올해 더팩트랑 어디 하나 들어갔던데..
크레딧잡 잡플래닛도 걍 참고 그 이상도 이하도 믿어선 안됩니다. 왜냐. 알바도 입퇴사 인원 집계에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리고 잡플은 기업 리뷰관리한다고 잡음도 많았고요 찾아보면 기사도 있을 겁니다
차라리 현직한테 물어보는 게 젤 좋은데 그것도 내부사정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모 아니면 돕니다 결국 그 회사 다니는 선배를 알지 않는이상..
저 같은 경우는 이럴때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서 기사를 죽 둘러봅니다 취재기사가 많은지 보도자료가 많은지.. 보도자료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발제기사가 1주일에 한 두개도 안올라오는 곳도 수두룩 하거든요
대형사 공채로 가는 게 젤 좋지만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옥석을 잘 가려낼 줄 알아야하죠..
댓글에 기협 얘기도 있는데 기협은 취재기자 수가 몇(기억이;) 이상 아니면 못 들어갑니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회사는 현실적으로 힘들죠 노조는.. 총인원 20명도 안되는 언론사 수두룩한데 노조가 있을리 만무하죠..
주간지나 월간지는 출입처가 없으니 열악할 밖에, 일반적인 기자생활하곤 다릅니다, 온라인은 해당사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셔야.
지역사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람 아니면 비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2.06 15:55
저도 인물 인터뷰 중심의 월간지에서 일하고있는데... 영업도 당연히 포함되구요. 적성에 안맞지는 않아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다만 이게 나중에 스펙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