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앞에 멈춘 것들을 사랑하자 ◈
싫다고 떠나는 것,
멀리 있는 것을
애써 잡으려 하지 말자
스쳐 지나간 그리운 것에
목숨 걸지도 말자.
그것이 일이든, 사랑이든, 욕망이든,
물질이든 흐르는 시간속에 묻어두자.
지금 내 앞에 멈춘 것들을
죽도록 사랑하며 살자.
오랜 시간이 흘러 나를 찾았을 때
그래도 그들이 못 견디게
그리우면 그때 열어보자.
아마도 떠난 것들,
그리운 것들이 순서대로
서서 나를 반겨주리니.
그때까지 미치도록
그리워도 시간속에 묻어두고
지금 내 앞에 멈춘 것들에
몰입하며 죽도록 사랑하며 살자.
-김정한 에세이 '잘있었나요 내인생' 中-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