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
15분 도시가 진짜 말하는 것들
허남설 지음
쪽수 : 232쪽
판형 : 140*210
ISBN : 979-11-6861-675-2 (03330)
가격 : 20,000원
발행일 : 2026년 5월 22일
분류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공학계열 > 도시/환경공학 > 도시계획/설계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학 일반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론/비평/역사
인문학 > 인문 에세이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책 소개
‘n분 도시’의 시대
도시의 진짜 주인을 묻다
15분 도시가 진짜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도시를 찾아서
2021년 4월 열린 재‧보궐선거에서는 ‘15분 도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15분 도시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를 변형한 21분 도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개념이 너무나 생소해서 ‘15분 도시’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5년이 흐른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n분 도시’는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으로 등장했다.
15분 도시에 대한 관심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15분 도시 원조 격인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미국 디트로이트, 중국 광저우와 청두, 호주 멜버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모두 ‘15분 도시’ 혹은 이와 유사한 비전을 세우고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15분 도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15분 거리 안에 업무, 교육, 의료, 문화, 상업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도시’를 뜻하며 개념 자체는 단순하다. 하지만 어쩐지 국내에서는 15분 도시의 핵심 취지에 대한 심각한 오독뿐 아니라 정책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 오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는 15분 도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도시는 어떤 도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쓴 허남설 기자는 건축학을 공부하고 경향신문에서 도시행정과 정치‧사회 문제를 오랜 시간 취재해 왔다. 전작에서 도시 재개발 문제를 다룬 그는 이번 책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공간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며 ‘모두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중요한 것은 ‘15분’이 아니다.
더 빠른 도시가 아닌,
더 소중한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다.
이 책은 동네 공원을 둘러싼 저자의 경험에서 시작된다. 서울시 은평구의 서울혁신파크가 당국의 무신경 속에서 시민들의 공간으로서의 지위를 잃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좋은 공간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만으로는 소중한 장소를 곁에 둘 수 없다는 것이다. 『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는 바로 그 소중한 공간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은 길 한복판에 ‘우리동네 리어카’를 펼쳐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활보하던 도로를 소극장, 도서관, 교실로 만들었다. 이들의 ‘도시팝’ 프로젝트는 차로 가득하고 위험만이 있던 도시의 도로를 아이들의 놀이터로 바꾸었다. 서울 송정동의 오래된 다가구주택 ‘코끼리빌라’에서 시작된 한국 최초의 1유로 프로젝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동네에 매주 새로운 이벤트를 만들어내며 젊은 사람들은 동네로 불러들였다. 경남 밀양의 밀주초등학교는 운동장을 생태운동장으로 바꾸고 주말에는 지역 주민에게 개방했다. 교직원이 점유하던 학교 1층 또한 북카페로 개조하여 아이들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했다. 이러한 공간 혁명은 학교와 학생, 교사 나아가 주민과 마을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왔다.
도시를 바꾸는 가장 작은 힘
‘모두의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
우리가 추구해야 할 15분 도시의 종착지는 ‘장소에 대한 애정의 회복’, 즉 토포필리아(topophilia)의 회복이다. 학교, 병원, 시장에 가는 데 1~2시간씩 소비해야 하는 도시에서는 장소에 대한 애착이 자라기 어렵다. 과밀한 지하철,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자동차 중심의 도로, 아이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위험한 거리 환경 속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사랑하기보다 견디게 된다.
15분 도시는 미래에 달성해야 할 추상적인 도시 모델이 아니라 내가 걷는 골목과 공원, 동네 학교와 문화공간, 자주 가는 가게와 이웃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회복할 것인가의 문제다. 결국 좋은 도시는 효율적으로 설계된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애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발 논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공동체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펼쳐가는 실험의 기록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도시,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도시의 모습에 대한 영감을 주리라 기대한다.
추천사
성수동의 오늘은 공공의 일방적인 설계가 아닌, 시민의 아이디어와 상호존중의 문화가 빚어낸 결실입니다. 저자가 썼듯이 도시는 스스로 진화하는 유기체이기에, 행정은 주연이 되려 하기보다 시민이 주인공으로 활약할 무대를 만드는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성동구청장으로서 보낸 12년은 행정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과 기업의 역량을 신뢰할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이 담은 유연한 협력의 모델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15분 도시’의 든든한 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_정원오(민선 6‧7‧8기 서울 성동구청장)
책 속으로
p.19-20
이 책은 서울혁신파크에 대한 당국의 무신경 때문에 썼다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 앞으로 나올 글은 서울혁신파크처럼 누구나 주변에 하나쯤은 있을 소중한 공간, 소중한 장소를 지키고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서울혁신파크가 동네 공원의 지위를 잃는 과정을 지켜보며 분명하게 깨닫게 된 것들이 있다. 이런 곳은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만으로는 늘 곁에 둘 수가 없다. 지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애착 가는 장소가 애초 주변에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곳을 새로 만들 수는 없을지 궁리할 것이다. 만드는 방법에도 역시 연구와 실천이 필요하다.
실제로 그런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서울혁신파크에서 주먹을 치켜드는 시민단체 같은 조직일 수도 있고, ‘로컬 크리에이터’ 같은 제법 그럴듯한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아파트를 주로 짓는 건설사가 아닌 조금 다른 부류의 부동산 개발회사일 수도 있고, 특별한 역량과 감성을 발휘하는 정치가·행정가일 수도 있다. 나름대로 발품을 팔며 보고 들은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자 했다. 소중한 공간, 소중한 장소를 지켰다면 지킨 대로, 혹은 불행히도 잃었다면 잃은 대로 그 이야기에서 우리가 얻을 무언가가 있다고 봤다. 기록된 이야기로 남으면 소중한 공간, 소중한 장소를 지키려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_「동네공원 잔혹사」
p.57
15분 도시의 종착지는 장소에 대한 애정을 되찾기, 즉 토포필리아의 회복이다. 학교, 병원, 시장에 가는 데 1~2시간씩 쏟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사는 곳에 대한 애착이 싹트기 어렵다. 금방이라도 질식할 듯한 초만원 지하철에 아침부터 몸을 욱여넣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자동차가 수시로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스쿨존마저 가리지 않는 난폭운전이 일상화돼 자칫 생명까지 앗아갈지 모를 거리는 아이들에게서 그들이 자라나는 곳에 대한 애착을 꺾는다. 시간을 아껴 주변을 돌보는 일에 더 쓰게 하는 시간-도시계획과 크로노토프는 결국 토포필리아란 정서를 일으키기 위한 기술이다.
_「15분 도시의 마음」
p.173
밀주초처럼 학교를 구하면, 동네를 구할 가능성도 열리지 않을까? 어쩌면 학교는 골칫거리가 아니라, 그 주변 지역을 위한 귀중한 자산이 될지도 모른다. 원래 학교가 교육을 위한 장소로서 그랬듯이 말이다.
15분 도시의 이상처럼 도시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지역마다 골고루 공급하려면 무엇보다 공간이 필요한데, 현대 도시에서 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녹록지 않을 때가 많다. 빽빽한 도시에 그만한 땅이 이미 남아 있지 않거나, 정부·지자체는 도시의 값비싼 땅을 매입하는 데 드는 예산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기존 건물을 재건축 혹은 증·개축하겠다고 용적률 등 도시 규제를 무한정 완화할 수도 없다. 학생 수가 줄면서 텅 비게 된 학교의 교실과 운동장은 어떻게 보면 도시에 새로운 기회도 되는 셈이다.
_「학교는 15분 도시의 오아시스」
p.227
사실, 이 책은 내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배달 오토바이만 달리던 골목길에 어느 날 어린이 서가를 펼쳐놓고, 공영주차장 구석을 하루쯤 일상의 피크닉 장소로 바꿔보고, 어차피 쓰임새를 아무도 모르는 건물이라면 단돈 1유로에 내줘보기도 하고, 공무원 대신 유명 커피 브랜드 창업자에게 공공 문예회관 운영을 맡겨도 보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도 교사도 아니고 ‘마을’이라며 생각을 달리하고, 주민이든 상인이든 기업인이든 로컬 크리에이터든 그의 아이디어로 거리와 광장을 물들여보기도 하고….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이야기들이다. 도시는 정치가·행정가·계획가·전문가 등 어느 한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한 걸음씩 내딛는 발자국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그것이 15분 도시가 가리키는 이상이다.
_「찰스왕이 만든 도시」
지은이 소개
허남설
1985년생. 신도시 아파트촌에서 자랐다. 한양대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건축사사무소를 잠깐 다녔고, 2013년부터 경향신문 기자로 일하며 대중문화·정당정치·도시행정 등을 취재했다. 2023년부터 시사 뉴스레터 『점선면』을 제작했다. 도시 재개발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글항아리, 2023)를 썼다.
차례
0-A. 동네공원 잔혹사
0-B. 오래된 미래, 15분 도시
1-A. 아카데미의 친구들
1-B. 15분 도시의 마음
2-A. 도시를 점거한 할머니들
2-B. 참여 민주주의와 15분 도시
3-A. 코끼리빌라의 꿈
3-B. 인터뷰: 좋은 도시는 좋은 사람들로 이뤄진다
4-A. 문예회관 컴백홈
4-B. 인터뷰: 그곳에 가면 항상 재미있는 뭔가 있다
5-A. 밀주초의 기적
5-B. 학교는 15분 도시의 오아시스
6-A. 사단법인 우리동네
6-B. 우리는 15분 도시 매니지먼트입니다
끝. 찰스왕이 만든 도시
주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