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펜문학을 다녀와서
글 德田 이응철(펜문학 운영위원)
지난 해부터 한국 펜본부 강원지부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항상 펜문학이 내겐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많은 문학단체들이 있어 꼬박꼬박 연회비를 내고 내 작품이 실린 책을 받지만
한국본부가 있고 국제펜클럽이 있는 펜문학이 유난히 매력을 끌었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강원지역위원회 팬문학이 매력을 끈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선 개방적이다. 세계적이다. 계통이 서서 내 글이 전 세계에 울림이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인가? 그리하여 해마다 강원본부에서 다른 문학모임과 달리 번역작품집을 만들어 배포한다.
그리하여 펜문학은 다른 문학지와 달리 연륜이 있는 문학인들이 가입을 원하는 편이다. 그런 점이 있어 가입비가 녹록치 않다. 중앙 입회비와 지방회비-. 다른 곳에서 회장을 역임한 품격 높은 분들이 신입회원으로 속속 가입하시어 운영에 애로가 많다고 회장이 농담 삼아 한 적 있다.
올해가 번역작품 제 6집이다. 회장님은 축사에서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운 것처럼 자신도 제 6집을 위해 일년을 숨죽이며 만들어 온 것이라 해서 박수를 받았다.
해마다 신청하는 문학잡지 발간과 운영 그러나 두번째 번역작품을 이번에 도에서 외면해서 발간 전까지 마음조린 이야기는 듣는 회원 모두 그 각고의 노력에 감흥이 적지 않았다.
지난 해와 이번에도 나는 번역작품을 중국어와 일어로 번역해 올려놓았더니 기분이 남다르다.
또한 장소도 모처럼 너브내에서 그것도 홍천 중심 드넓은 K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려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너브내 홍천은 찾아 갈수록 새롭게 변모되어 떠도는 말처럼 시로 승격이 헛구호만이 아님을 느껴수긍이 간다. 가는 곳마다 정돈된 시가지임이 눈에 들어온다. 시화전 등 문화행사가 미술관과 강변 전시장에 연중 눈길을 끈다. 화양강이 배출한 문인들이 유난히 많은 홍천, 강정식회원과 석도익 홍천문협회장이 분주히 문화행사에 거름을 주고 북돋우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펜문학상에 여류 시조시인 박영권 회원이 수상했다. 홍천에 거주하는 여류시인은 수상축하객또한 인산인해를 이루어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평소의 인간애-. 그리고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가족애, 사회 친구들과의 돈독한 우정이 묵언으로 전해온다.
솔직 담백하게 특강을 해주신 이영춘 시인
강원펜문학이 17집을 이어오면서 후원의 실제 주축이 된 영동회원들이 새벽 강릉에 비가 내려 많은 이들의 발목을 잡아 불참해 안타까웠다. 드넓은 총회 장소에 전국에서도 이영춘 유명시인께서 문학과 2018 평창 올림픽을 주제강연이 있었다. 단상에 오르자 가장 힘든 강연은 평소 잘 알고 있는 분들이 관중일 때라고 던진 서두에 적극 동감이다. 예수님도 자기 고장에서 설교를 못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효석을 비롯한 한국의 3대 문학인들의 작품을 번역해서 전세계로 퍼뜨리자는 그의 취지가 안타깝게 빗나간 이야기-. 관공소를 찾아다니며 2억이 되는 출판비를 따내려고 오정희 소설가를 통해서 분투한 에피소드, 결국 예산을 따내지 못한 허탈감에 올림픽 성화는 불타오른 애석한 이야기-.
꿩 대신 닭이라고 다행히 강원펜문학의 번역작품(영, 일본어,중국어)을 출간했으니 수 천권 초판을 다시 불려 세계에 알리라고 해서 회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의미있는 특강이었다.
중식은 2만원이 넘는 호화부페로 즐겁게 식사를 했다. 이젠 각종 단체들도 내로라하는 곳에서 멋지게 총회를 주선하는 것이 시대적으로 걸맞다. 한 보따리씩 넉넉한 강원펜문학과 번역작품을 싸들고 서운님과 봄내로 치달았다. 수필에 몸담은 분들은 누구인가? 박종숙, 이흥우, 원점희, 서운 김영칠님이 참가하셨다. 진정 만추(晩秋)였다. 동짓달-. 집을 나서보니 단풍마저 때가 지나 뿌옇게 퇴색해 가을산은 이제 옷벗기에 북풍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니- 헤르만 헤세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본다. 아무리 하루의 모임을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 또한 쏠쏠하다.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요.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해치울 것이 한둘이 아니라고 애마를 모는 서운님과 한바탕 웃어 제치니 차는 벌써 원창고갯길을 훌훌 넘어 단숨에 춘천 품에 안긴다. 편안타.
각종 모임들은 단조로운 일상의 원동력이다. 삼식이와 자장면이란 강릉 원로 박종철수필가의 옥고처럼 그런 것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국면의 강연도 듣고, 중앙에서 행사에 오신 수필가 오경자님과의 조우 또한 신선했다. 문학의 빛이 내게로 온 게 신의 뜻이리라. 감사 드린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