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기 시작한 20대
<은퇴 대국의 빈곤 보고서>의 저자 "전영수가 "상위 1%가 하위 99%를 쥐락펴락하며
그들의 푼돈조차 털어내려던 저질범죄"에 가까웠다고 말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에 터졌습니다.
"고삐풀린 자본에 도덕은 없었고 공동체는 없었으며 공익은 없었습니다.
오직 탐욕과 독점,그리고 선민의식"만 있었을 뿐입니다.
신자유주의의 실체를 정확하게 깨달은 다음부터 20대는 항우울증 치료제에 불과했던
미국산 자기개발서를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잘난 인간이 근엄하게 던져주는 메뉴얼들을 가차 없이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강"을 건넌 뒤 20대의 생각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스펙"보다 "자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자기계발의 욕구는 텔레비전 서바이벌 게임으로 일부 해결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드디어 20대가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학 3학년 김예슬은 스스로 학교를 떠나며 대자보에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라고 썼습니다.
김예슬은 자신의 선언이 "극단적 선택"이 아닌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언을 하기까지 "명박산성"보다 더 무서운 "부모산성"을 뛰어넘기가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김예슬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저항하는 것이기에 기꺼이 억압받고 상처받고
저항하겠다고 자신이 나아갈 바를 확실히 했습니다.
"작은 돌맹이의 외침"이라는 제목의 에필로그에서 김예슬은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한 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다.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 큰 내가 일어선다"며 누가 강한지는 두고 보자며 당당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나약한 존재라고 밝힌 김예슬의 선언은 완고한 한국
교육시스템에 균열을 일으켰습니다.
이 작은 균열은 연이어 수많은 균열을 낳았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에세이나 소설 인문서로 연이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드디어 20대 당사자 담론의 백화제방 시대가 열렸습니다
20대들은 새로운 도덕(철학)을 알아보기 위해 마이클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찿아보기위해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열렬히
읽었습니다
또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으며 청춘을 위로받았습니다.그리고 임재범.박칼린,
김태원의 어록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인생>에 나오는 구절들을 트위터로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책은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되기도 합니다.유독까스를 탐지할 측정기가 없었던
시절 광부들은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바로 목숨을 잃는 카나리아와 함께 탄광에
들어갔습니다
카나리아가 노랫소리를 그치면 바로 탈출해야 했습니다.
제목이나 광고문안이 대중이 무의식으로 느끼는 시대 흐름과 맞아떨어져 초베스트셀러
가 된 책이 바로 우리 사회의 카나리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책의 히트와 시대의 유행은 마주보는 거울입니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최고 베스트셀러는 <시크릿>입니다 이 책에는
"수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란 부제가 달려 있었습니다
당시 20대 청춘은 이 책도 하나의 "스펙"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던 성공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한 위기 이후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최단 시간에 밀리언셀러로 만들었습니다.
이책의 부제는 <"인생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입니다 젊은이들은 부와 성공이 아닌
자기 인생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젊은그대"들을 이해하는 것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것
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20대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0대야말로 위기의 한국 사회를 이끌 최전선의 투사이니까요.
이제 20대는 언제 터질찌 모르는 화약고입니다 앞으로 "안녕들 하십니까?의 대자보
열풍이 어떤 불길로 다시 번져갈지 모릅니다
단군이래 최고의 스펙을 쌓았다는 선배들이 절반은 무직으로 허송세월하고 취업을
했다해도 절반은 비정규직으로 지내면서 연애 결혼 육아를 포기하며 살고 있는 현실을
목도한 그들이 세상에 대한 불만을 어떤 방식으로든 쏟아내고 말것입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국밥질 아들 진우<임시완 분>는 계란으로 바위를 쳐도 바위는
꼼짝하지 않지만 바위는 죽어있는 것이고 계란은 살아있는 것"이라고 송우석<송강호 분>
에게 말합니다
그 때 동의하지 못했던 송우석은 결국 이말을 진우에게 되돌려 줍니다 1%의 바위는
꿈쩍 않겠지만 99%의 계란이 뭉치면 1%의 바위를 부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1100만명이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는 곧 20대뿐만 아니라 고통받는 모두가 계란을 들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계란을 책으로 바꿔도 무방할 것입니다
한기호
http://cafe.daum.net/daum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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