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Fugue , BWV 1080 "Contrapunctus 9 a 4 alla duodecima "
바흐/ 푸가의 기법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Amsterdam Loeki Stardust Quartet-리코더 4중주
Emerson String Quartet- 현악4중주
Grigory Sokolov - Piano
푸가(Fugue) 원래는'도주(逃走)'의 뜻인데, 음악용어로는 둔주곡(遁走曲)·추복곡(追覆曲) 등으로 번역된다. 그 전에는 카논을 뜻했으나 17세기 이후부터는 모방대위법에 의한 보다 완성된 음악형식과 악보 적는 법을 의미하게 되었다.
푸가의 구조 푸가는 역사적인 변화를 거쳐 그 발전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J.S.바흐의 시대에 이르러서도 여러 가지 형태를 보였으나 대부분의 푸가는 다음과 같은 공통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① 정해진 수의 성부(聲部)를 지닌 대위법양식으로 되어 있다.
② 주제와 이의 모방이 악곡구성의 기초를 이룬다. 주제는 먼저 곡의 첫마디에서 제1성부로 나타나며 다른 성부들이 차례로 이 주제를 모방해 나간다. 이때 주제의 원형과는 대개 5도 위나 4도 아래의 모방이 교대로 나타나며 뒤의 모방을 주제에 대한 '응답'이라고 한다. 제2성부가 응답을 시작하면 주제를 제시하고 끝난 제1성부는 대위구(對位句)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성부가 주어지는 순서는 자유이다.
③ 이상과 같이 주제의 모방으로 이루어진 부분을 제시부(提示部)라고 하며 이 제시부의 사이사이에는 주제와는 별개의 자유로운 대위법에 의한 간주부가 끼이게 되고 푸가는 이 제시부와 간주부로써 이루어진다.
④ 위에서 든 공통된 특징 외에 주제의 확대 ·축소 ·자리바꿈 ·스트레토(응답이 주제가 끝나기 전에 나타나는 수법) 등의 수법도 자주 쓰이며 2개의 주제를 지니는 2중푸가나 3개의 주제를 지니는 3중푸가도 가끔 볼 수 있다.
푸가의 역사 푸가의 선구자는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기악형식인 리체르카레와 칸초네 등이다. 가브리엘리와 프레스코발디 등이 육성시킨 이들 형식은 독일에 들어와 17세기에는 푸가로 발전했으며 셰링, 샤이트, 프로베르거, J.C.F.피셔 등이 푸가의 대위법 기술을 다듬어 그 형식을 명쾌하게 만들어 나갔다.
이들의 업적을 이어받은 바흐는 푸가의 정점을 이룩하였으며 바흐의 푸가는 조성(調性)에 의거한 밀도 높은 대위법인 동시에 특히 인상 깊은 개성적인 주제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바흐 이후 푸가는 독립된 형식으로 쓰이기보다는 흔히 다른 악곡의 한 부분으로 쓰였으며, 특히 베토벤 후기에는 소나타와 현악4중주곡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힌데미트와 버르토크 등의 작품에서 푸가의 뛰어난 형식을 찾아볼 수 있다.
푸가의 기법 (Die Kunst der Fuge) 1748~1749년에 쓴 작품이나 1749년 실명하고, 이어 1750년에 죽자 미완성의 대작으로 남게 되었다. 1751년에 출판된 이 작품은 단일주제와 그 다양한 변형으로 이루어진 15곡의 푸가와 4곡의 카논으로 되었으며 수백년만에 실현된 대위법 기술의 총결산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악기편성에 관한 지시가 없고 고도의 추상적 어법으로 쓰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푸가작법의 한 범례집으로만 간주되어 왔으나 1926년 처음 연주된 후부터는 서양음악사에서 보다 훌륭한 정신적 유산으로 재평가하기에 이르렀다. 작곡자의 최종적인 계획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곡의 배열이나 악기편성 등에 관해서는 오늘날에도 여러 가지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