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고교축구 지휘봉을 잡고 있는 ㄱ감독은 요즘 밤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선수 스카우트 문제 때문.
어느 종목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축구, 야구 같은 인기종목은 스카우트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이에 각 학교는 도의적으로 문제가 될지언정, 규정상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한 마디로 '스카우트 전쟁'을 한다.
이에 각 학교 감독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경우에 익숙해 있다.
그런데 ㄱ감독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부분이 끼여 있었다.
ㄱ감독은 도내 한 중학교 골키퍼를 자신의 학교로 데려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이 선수 부모들을 여러번 만난 끝에 구두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최근 타 학교에서 이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팀은 ㄴ고등학교로 프로축구 경남FC U18팀이다.
경남FC는 지난해 8월 이 고등학교와 프로축구 연고지명 고교 협약을 체결, U18팀을 보유하게 됐다.
경남FC는 이 학교 축구팀에 대한 운영권을 얻고 각종 지원을 한다.
대신 매년 이 학교 졸업선수들 4명에 대한 우선 지명권을 얻었다.
지도자 보수 등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경남FC가 이 팀을 운영하는 셈.
ㄱ감독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ㄱ감독은 "다른 학교들과의 스카우트 전쟁이야 그렇다 하지만, 경남FC가 운영하는 클럽팀이라는데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며 "경남FC는 창단 과정에서 도내 축구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구단이다.
따라서 도내 축구계의 공동 발전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경남FC가 운영하는 클럽팀이 다른 학교 사정은 생각지 않고 무리한 스카우트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ㄱ감독은 다른 학교도 아닌 경남FC가 운영하는 클럽팀에서 타 학교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움직임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ㄱ감독은 현재 1명인 골키퍼가 졸업을 앞두고 있어, 이 선수 영입에 실패할 경우 팀을 운영할 수 없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도내 한 중학교 축구팀을 맡고 있는 ㄷ감독도 "경남FC 구단에서도 이런 사정을 알 텐데, 굳이 이렇게 원성을 들으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며 ㄱ감독의 입장에 힘을 보탰다.
이에 대해 경남FC의 생각은 달랐다. 경남FC 관계자는 "스카우트는 전쟁이다.
경남FC 클럽팀이라고 해서 달라야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싸우면서까지 무리하게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프로팀에서 뛰는 것"이라면서 "결국에는 부모들이 선택할 문제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프로팀으로 바로 진출이 가능한 클럽팀에 더 마음이 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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