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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토
오랜만이다 섹시 기타. 할로우 바디 기타로
이런 사진 찍은 건 우원도 처음 봄..
지난 번에 예고 드린 대로 오늘은 재즈 기타리스트 3명 나간다. 사실 수많은 기타리스트 중 세 명을 꼽는 건 열라 어려운 일인데, 록의 경우도 그렇지만 우원은 재즈가 더 어렵다. 전통이 길어서일 수도 있고, 언젠가부터 스스로 재즈를 듣고 연주하는 시간이 록 보다 더 많아진 때문인 듯.
그럼에도 세 명을 굳이 꼽아보려는 이유는, 셋이나 다섯이나 어려운 건 마찬가지고 그럴 바에는 집약적으로 해 보자는 의미니 마 그런 줄 아시라.
그럼 가보자. 역시 순서는 없다.
1. Pat Matheny
팻 매씨니(요 이름을 팻 매쓰니라고들 많이 발음하는데 실제 발음은 ‘쓰’ 보다는 ‘씨’에 가깝고 이 씨에 강세를 붙여 매씨~니 라고 발음하는 게 현지 식이다)는 초보 재즈 팬들이나 대중들이 특히 좋아하는 아티스트다. 음악이 정통 재즈에 비해 편안하고 감미롭기 때문인데, 우원도 20년 전 골수 정통재즈 모임에서 활동할 때는 그런 점을 비판도 했지만 마 그 시절은 오래 전에 지나갔음이다.
아티스트로서 팻의 장점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록과의 퓨전, 일렉트릭 시타의 도입, 뉴에이지와의 퓨전, 제 3세계 음악과의 교류 등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면서도 특유의 멜로디 감각과 투명한 감성을 잃지 않고, 그런 장점들은 특히 라이브에서 빛을 발한다.
일단 일렉트릭 기타로 유명한 한 곡 듣고 넘어가자. Last Train Home.
듣기 쉬운 멜로디인건 분명하지만 저렴하지는 않은, 되려 고급스러움이 충만한 곡이다. 쉬움과 저렴함을 혼동한다면 그것도 좀 무식한 짓이니 기억해 두자. 그런데 단지 이런 거라면 좋은 음악이긴 하지만 3대 ‘재즈’ 기타리스트로 꼽기는 좀 그렇지 않나…?
이제 아래를 보자. 보사노바의 창안자인 브라질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유명한 스탠다드 재즈곡 How Insensitive 다.
재즈에서는 쟝르의 특성상 작곡 능력 이상으로 스탠다드 곡들의 변주, 즉흥연주 능력을 중요하게 친다. 위에서 봤듯이 그런 점에서도 팻은 분명 초일류다. 특유의 느긋한 리듬감으로 절절한 감성을 표출해내는 멜로디 라인의 해석, 그리고 상당히 테크니컬함에도 기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솔로 연주는 다른 재즈 연주자들에게서 찾기 힘든 그만의 장점.
그럼 이제 더 하드한 재즈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곡. 팻 매씨니의 즉흥 연주력에 대한 의심을 가진 분들은 스탠다드 중의 스탠다드라고 할 ‘All the Things You Are’ 를 한번 접해 보시라. 기타 트리오의 특성상 코드를 베이스의 워킹으로만 끌고 가는데 곡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좀 전위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곡 아는 분들은 코드 진행을 머리 속에서 한번 끌고 가 보시고.
암튼 재즈 듣는다면서 팻 매씨니 좋아하는 거, 절대 창피한 것 아니다. 간혹 착각하는 분들도 있는 거 같지만 팻은 Kenny G 나 Lee Ritenour 하고는 다르다. 케니 지는 이지리스닝 팝이고, 리는 훌륭한 기타리스트지만 재즈라기 보다는 록과 팝의 성향이 강한 퓨전 아티스트다.
이런 쟝르 구분이 중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알려드려야 지 싶다. 아래 리 릿나워 연주, 시원시원하고 리드미컬해서 좋긴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듣던 팝이나 가요에서 벗어나는 음은 거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좀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우원이 어떤 연주가 재즈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요소 중 하나는 5도, 즉 V 코드에서 얼터드 노미넌트(수퍼 로크리언) 스케일이나 디미니시드(하프/홀) 스케일 등이 나오는지 여부다. 도리안이나 믹솔리디안 모드 같은 걸로만 치고 있는 건 우원에게는 재즈가 아니다.
흠.
2. John Scofield
팻 매씨니와 현대 재즈 기타의 양대 산맥으로 만날 거론되는 존 스코필드. 근데 연주자로서의 성격은 참 다르다. 이 사람에겐 팻과 같은 하늘하늘한 감미로움 같은 것은 없다. 훨씬 남성적이고 블루지하면서도 즉흥 연주를 더욱 중요시하는 음악인데, 그럼에도 특유의 펑키하면서도 여유 있는 리듬감으로 존 스코필드만이 가능한 재즈 기타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어디 함 보자. 듣기 쉬운 것부터.
코드 몇 개 없는 블루지한 funky 넘버다. 펑키라고 하면 위의 리 릿나워 곡 같이 바쁘고 타이트한 걸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런 펑키는 열라 직설적인 거고, 이런 게 더 내재적인 리듬감과 맛있는 끈적거림을 준다는 사실. 이 펑키 그루브 부분에서 존은 가히 대가급이라고 할 만 한데, 리듬의 맛있음은 스티비 원더의 그것에 필적한다고 하겠다. 머 느낌은 좀 다르지만.
이제 조금 어려운 연주로. 즉흥 연주가 뛰어난 Steeplechase.
존 스코필드의 무기는 앞에서 언급한 리듬감 외에 오버 드라이브가 미묘하게 걸린 맛있는 기타 톤, 그리고 발군의 즉흥연주 능력이다. 그의 즉흥연주가 왜 발군인지는 재즈에 조예가 깊거나 연주자가 아니면 파악하기 힘든 부분일지도 모르니 좀 설명을 드려 보자.
초심자에게 재즈의 즉흥 연주는 아무 음이나 치는 것처럼 들리기 쉽다. 우원도 20여년 전 재즈를 첨 들었을 때는 마치 무규칙과 우연성을 앞세운 전위음악 같이 느꼈다. 상당히 듣기 쉬운 30년대 듀크 엘링턴 음악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러다가 귀가 익숙해지고 이론을 알게 되면 그 무규칙의 느낌이 단지 내가 규칙을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야구 보면서 열광하는 사람이 크리켓 보면서는 눈만 꿈뻑거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즉흥연주를 공부하고 직접 해 보면, 여기에도 연주자마다 손버릇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우리는 잉베이 맘스틴이나 리치 블랙모어 같은 록 연주자들이 솔로 시 미리 숙달해 둔 릭 lick , 즉 손버릇을 많이 사용한다는 걸 안다. 재즈는 복잡한 음악이기 때문에 이런 게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지만, 어떤 단계에 도달하면 역시 패턴과 릭이 들리기 시작한다. 앞서 등장한 팻 매씨니나 팻 마르티노, 마이크 스턴 등 일류 연주자들도 장기로 하는 손버릇 라인을 반복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문제는 이런 릭을 많이 쓰는 연주는 결국 그것들의 조합에 가까운 것이 되어 진정한 창조적 즉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가지고 있는 릭의 라이브러리가 많을수록 조합은 다양해지고 패턴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연주 때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몰입해서 만들어내는 솔로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바로 이 부분에서 존 스코필드가 남다른 위치에 있다는 것.
이제 아래 연주를 들어보자. 존 스코필드의 솔로는 3:40 초 경부터 나오는데 팻 마르티노의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한 거다. 빠르고 화려하지만 미리 정해진 릭을 상당히 많이 쓰는 팻의 연주와 비교하면, 물 흐르는듯한 맛은 없지만 음 하나하나가 철저한 몰입 하에 선택되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있을까…?).
물론 재즈에서 패턴과 릭을 사용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되려 선배 연주자가의 릭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 재즈의 전통 중 하나이니 말이다. 다만 존 스코필드는 그것을 다소 초월해 있는 존재라는 점, 그것이 그를 남다른 연주자로 만든다는 점이다.
3. Wes Montgomery
무조건 여기 들어가야 하는 인물. 웨스는 지금까지도 모든 재즈팬과 연주자들의 경외의 대상으로, 재즈 기타의 모든 것을 보여준 진정한 천재다. 이 양반은 악보를 못 보는 건 물론이고 코드조차 모르는데, 록이나 블루스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지만 복잡한 화성과 스케일을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재즈에서 이건 심각한 장벽이다.
그런데도 이런 연주가 가능하다. 오디오 온리.
60년대이다 보니 좀 옛날 분위기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론 하나 아는 것 없는 그가 선택하는 저 음들은 놀라움 그 자체. 코드도 모르는 넘이 곧잘 하네.. 하는 수준이 아니라 당대의 모든 재즈 기타리스트들 중 가장 독창적인 음들을 가장 아름답게 연주한 아티스트가 바로 웨스 몽고메리인 거다.
그리고 기타계에 남긴 그의 또 하나의 업적은 바로 옥타브 주법. 1분 30초 정도부터 30초 가량 등장하니 눈여겨 보자.
이게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막상 해 보면 만만한 테크닉이 아니다. 튼실한 음을 깔끔하게 내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손의 빠른 포지션 체인지 등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몸에 익혀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 이후의 재즈 기타리스트들은 물론 에릭 존슨 같은 록 연주자도 즐겨 쓰는 이 테크닉을 창조한 사람이 바로 웨스다.
다음은 웨스의 최대 히트곡 중 하나라고 할 만한 풀 하우스. 엄지 손가락만으로 치는 웨스의 여유 있고 날렵한 재즈 연주를 감상하시자.
19살이라는 ‘손이 굳은’ 나이에 기타를 시작하고, 36세가 되어서야 대중에 알려지고,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훌쩍 세상을 떠나 버린 진짜 천재. 3대 재즈 기타리스트에 당연히 포함될 수 밖에 없는 위대한 아티스트가 바로 웨스 몽고메리.
그럼 이제 재즈 기타도 나오고 했으니 전에 했던 기타 광고 아래 한번 다시 붙인다. 이미 몇대 팔렸지만 우원 조만간 이사가야 해서 빨리 처분했으면 싶으니 관심 있는 분은 즉시 연락 주시라. 파격적인 할인가로 모신다.
우원이 갑자기 10여대의 고급 국산 재즈기타가 생겨 버렸다. 이걸 다 내 것 삼아서 연주할 수 있는 형편이라면 좋겠지만 그럴 리는 없다. 사실은 받을 돈 대신에 기타로 받은 거다. 그래서 열분들에게 좀 팔아 가계에 보태야 쓰것다.
악기에 대해 설명을 좀 하자. 이 회사는 국내의 ‘피어리스 기타’인데 우원이 2년 넘게 객원으로 일을 했다. 사실 지금 이 회사에서 파는 모든 기타의 이름을 우원이 붙인 거고, 재즈 기타의 경우 디자인과 신제품 개발에도 깊이 간여해서 자식같이 여겨지는 넘들도 여럿 있다. 해외 진출 관련해서도 많은 일을 했었다.
그 결과 이 기타들은 이제 영국과 독일, 이태리, 미국, 호주, 태국, 싱가폴 등에서 절찬 판매되고 있고 회사는 작지만 브랜드의 이미지와 품질만큼은 지금까지의 국내 어떤 큰 기타 회사보다도 인정받고 있다. 구글에서 peerless guitars 로 검색을 하면 국내 회사 홈페이지는 물론 유럽 딜러, 호주 딜러, 그리고 세계 각지의 수많은 리뷰와 호평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사실을 확인할 겸 유튜브의 네덜란드 연주자 연주 함 들어보자꾸나.
유튜브에서 peerless guitars 로 검색하면 위와 유사한 수많은 연주 비디오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씨도 사용하고 있고, 최근 세시봉 콘서트에 출연해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준 기타리스트 강근식씨가 그날 친 빨간 재즈기타도 바로 피어리스에서 우원이 제안해 만든 모델 중 하나라는 사실.
각설하고, 그 모델 포함해서 우원이 갖고 있는 신품 기타들을 대폭 할인해서 팔려고 한다. 아래는 우원이 가진 모델들이니 www.peerlessguitars.com 에 들어가서 시중 판매가 확인하시고 관심 있는 분덜은 우원에게 메일을 보내셔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자.
Cremona (Carved 아치탑, 풀 할로우)
Contessa (Carved 아치탑 & 백, 스몰 사이즈 풀 할로우)
Journeyman (올 솔리드, 스몰 사이즈 풀 할로우)
New York (라미네이티드, 풀 할로우)
Port town (라미네이티드, 스몰 사이즈 풀 할로우)
Tonemaster Custom (솔리드 탑 록커빌리, 풀 할로우)
Deep Blue (풀 바디 세미 할로우)
가격대 성능 좋은 made in Korea 재즈 기타에 관심 있는 분덜, 연락 주시라. 모델당 한두 대 밖에 없으니 늦지 마시고덜.
참, 우원 메일은 patoworld@gmail.com 이다.
트위터: patoworld 딴지일보-펌
첫댓글 기타는 고사하고 악기 하나 다룰 줄 모르니 이런 빙신이 있나. 그게 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