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2 종자돈 1천만원, 어디에 쓸지 결정하라
도움말|권정학(한국산업은행 팀장)
목적부터 정할 것
현재 1천만원의 종자돈이 있고, 이를 잘 활용해 현재의 불황을 타개하고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그 돈을 쓰고자 하는 목적이다. 1천만원을 결혼 자금에 보탤 것인지, 주택 마련 자금에 보탤 것인지, 자녀 교육이나 노후 자금 비용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자금 운용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자금 운용기간이나 수익률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알고 있니? ‘복리’
장기 투자를 전제할 때는 가장 먼저 복리에 대한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복리란 원금과 이자를 다시 재투자해서 재산을 불리고 이를 다시 투자해 재산을 불리는 이자 계산법인데, 일반인들이 쉽게 복리의 개념을 풀이한 것이 ‘72 법칙’이다. 이는 내 돈이 2배가 될 수 있는 기간을 알기 쉽도록 하나의 법칙을 만든 것인데, 만약 연 8% 연복리 상품에 가입할 경우 72란 숫자를 금리 8%로 나누면 9년 후 현재 자금의 2배가 된다는 의미다. 즉, 당신이 가진 1천만원의 종자돈을 연 8% 연복리 상품에 투자할 경우 9년이면 2배, 18년이면 4배, 27년이면 8배가 된다는 논리다.
▶실전 1_ 만약 당신이 5년 안에 종자돈 1천만원을 두 배로 불리는 게 목표라면? 72/x=5가 될 수 있는 X는 14.4%가 되어야 한다. 즉, 14.4%의 수익을 매년 거둘 수 있다면 5년 후 내 자금은 틀림없이 두 배가 된다.
▶실전 2_ 만일 빠른 시일에 자금을 두 배로 불리고 싶다면?_‘High Risk High Return’의 대표적인 상품인 펀드나 주식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 빠른 목표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 운용하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반면 원금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리려 할 경우 회사채나 은행권 금리가 6%라고 가정하면 12년이 되어야 2배가 된다는 점도 기억하자.
위험 인식에 따라 달라지는 종자돈 관리 실전 노하우
● 위험 수용형_ ‘High Risk High Return’ 형이라면 ‘주식 or 펀드’
사례_ 잊은 듯 주식에 묻어뒀다가 노후 대책 자금으로 돌리는 게 가장 현명할 거 같다. 요즘은 경기도 풀린다니 슬슬 주식에 투자해도 되지 않을까? (57세, 주부)
사례_ 돈 불리는 방법 좀 가르쳐주실래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돈이 바로 1천만원 아닌가요? 저 같으면 아파트나 빌라 등 가격이 떨어진 현물을 구입해 2년 정도 기간을 잡고 200~300% 정도 효율을 낼 수 있는 재테크 혹은 부동산 쪽으로 경매를 해볼 것 같아요.(39세, 남성, 네이버 카페 ‘질투의 화신’ 주인)
위험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반면 큰 수익을 희망하는 유형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투자 방법은 주식이나 펀드다. 2007년에 2,000포인트까지 올라갔던 코스피지수가 지금은 1, 100~1, 200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물론 2007년에 투자했던 사람은 현재 많은 손실을 입었다고 하지만 향후 경제가 회복되어 다시 2, 000포인트가 된다면 70~90%의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만일 3년 안에 다시 2, 000포인트가 된다면 연 23~30%의 수익이 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위험을 어느 정도 수용하더라도 이보다 나은 투자법은 드물다 할 수 있다.
● 위험 회피형_ ‘Low Risk Low Return’ 형이라면 ‘적금’
사례_ 요즘 같은 때 1천만원이 돈인가요? 그냥 통장에 넣고 묵혀두겠어요. (29세, 미혼 여성, 직장인)
사례_ 일단 통장에 넣어둘 거예요. 그런 다음 잘 아는 보험 FC의 조언을 듣고 결정할 것 같아요. 지금은 함부로 투자하면 날려릴 것 같아 겁나요. 머리도 복잡하고요. (35세, 기혼 여성, 직장인)
원금 손실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경우다. 이와 같은 유형은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안정형을 선호하지만 수익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일단 세금우대(2009년부터 성인 1천만원, 60세 이상 3천만원 한도로 이자 소득에 대해 일반 세율 15.4%보다 낮은 9.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라는 절세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단위농협, 저축은행 등 일반 은행보다 금리는 높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거나 재무구조가 불안한 경우도 있지만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금융기관은 상대적 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일반 은행보다 1~2% 정도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 활용한다.
● 위험 중도형_ ‘Low Risk High Return’ 형이라면 ‘일정 비율로 나눠서 투자’
사례_ 1천만원 중 5백만원은 적금, 3백만원은 주식, 2백만원은 펀드에 투자할 예정이다. 현금화가 최선인 요즘, 가장 안정성 있는 적금에 50%를 투자해 투자자금을 고착시키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험이 필요한 주식 투자에는 그중 3백만원, 위험성이 큰 펀드에는 2백만원 정도 투자해 수익률이 있으면 좋고, 만약 잃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맘이 편할 것 같다. (33세, 기혼 남성, 직장인)
리스크는 최대한 낮추되 가능하면 수익은 높게 달성하고 싶은 부류. 적당히 높은 리스크 상품에도 투자하고 가능하면 원금은 꼭 지키고 싶어 하는 유형이다. 일정 비율로 금액을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좋다. 즉, 주식 또는 펀드에 일부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안정적인 예금, 채권 등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위험 수용형과 위험 회피형의 사례를 적당히 섞어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간단한 방법으로 예상 수익을 계산하면 예금금리 6%, 주식 관련 수익 15%로 가정하고 50:50으로 투자한다고 할 때 예금 수익은 50%×6%=3%이고, 주식 관련 상품에서 얻는 수익은 50%×15%=7.5%로 이를 합한 숫자인 10.5%의 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개인별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적당한 금리를 얻기 위해서는 비중이나 금리를 바꿔가면서 결과를 예측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