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걸 이제야 알게 됐네.
솔향 남상선 / 수필가
천하일색 양귀비 하면 세상에서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양귀비는 당 현종이 사랑한 미색(美色)이 뛰어난 여인이었다. 경국지색(傾國之色 : 임금이 여인에 빠져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만큼 미인이라는 뜻)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아마도 남성들이 혹할 만한 여인이었던 것 같다. 미인은 아름다울뿐더러 말을 알아들을 만큼 예쁜 꽃이라 해서 해어화(解語花)라 이르기도 한다.
이처럼‘아름다운 것’은‘보이는 대상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만하다는 뜻’이니, 세인들이 보통 얘기하는 아름다움은 외적인 면에서 마음의 충족을 주는 것이라 하겠다. 물론 내적인 아름다움도 있지만 흔히들 얘기하는 아름다움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적인 것이리라.
‘대전 0시 축제’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이 행사는 8월 9일부터 17일까지 9일 동안 중앙로 일원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과 원도심 상권에서 열리고 있다.
행사의 목적은‘하루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0시’가 영원한 시간을 의미하듯 대전을 일류 경제도시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잠들지 않는 희망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대전 0시 축제’는 개막을 축하하는 에어쇼를 비롯해서 댄스, 관악, 패션쇼, 오토바이, 민속놀이 등 다양한 퍼레이드 행사가 수를 놓는다. 각양각색의 상품 판매는 물론이려니와 맛깔 나는 먹거리 음식들도 찾아오는 고객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있다.
축제 행사에 참여한 분들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관광 차원에서 오신 혹자들도 있지만 대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행사에 참여한 생각이 깊은 애국시민도 있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곽윤경 여사가 바로 그런 분이다.
‘연작이 어찌 대붕의 뜻을 알리오!’란 말이 바로 이런 사례를 두고 하는 말인 것도 같다.
나도 대전 시민으로서 이런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대붕처럼 심오한 뜻을 가진 사람은 못 되지만 응원이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행사 기간 버스 없는 거리라서 전철을 타고 대전역에서 내렸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중앙 시장 쪽으로 갔다. 좌판 대를 벌여놓고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점주들을 눈요기 삼아 즐기며 갔다.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호객행위도 하며, 윤경 씨 일을 도와주는 여사 몇 분이 눈에 띄었다. 윤경 씨를 응원하러 온 여사들이었다. 존함을 알고 보니 김선화, 신금식, 이영희, 유정순, 임창숙 여사 분들이었다.
초록동색(草綠同色)이라더니 윤경 여사를 도와주러 행차한 언니 동생 하는 여사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무더위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동료를 돕기 위해 모여든 따뜻한 가슴들이 위대해 보였다. 천군만마(千軍萬馬)가 부럽지 않은 천사들이 위략을 과시하고 있었다. 가슴이 따뜻하고 사랑으로 사시는 분들이라 한 폭의 그림 같이 좋아 보였다. 선하게 사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외롭지 않다는 깨달음을 주고 있었다. 여사님들이‘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하는’육력동심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아니, 그 소중한 것이 빛을 내고 있었다. 양귀비가 미색의 여인이라지만 대적이 안 되는 아름다움이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걸 이제야 알게 됐네.’
그게 바로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하는
육력동심(戮力同心)’의 아름다움이어라.
가정, 사회, 국가에서도,
이걸 씨 뿌리고 가꾸어 꽃을 피운다면
세상천지는 아름다움으로 도배한 낙원이 되리라.
윤경 씨를 응원하고 돕기 위해
온혈가슴으로 함께하고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여사님들은 가진 건 없어도 세상 제일가는 부자들이어라.
‘육력동심은 세상 제일가는 아름다움이어라.’
첫댓글 여사님들은 분명 "혜어화"
이십니다.
사로돕는 헤어화.
서로웃는 헤어화.
서로 고운말이 오가는 헤어화.
어찌 천하일색 양귀비가
부러우리요?...
꽃보다 아름다운 분들이 계시기에 지역사회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것 같네요.
아름다운 분들 덕분에 0시 축제가 빛납니다.
해어화가 먼데 있지 않고 우리 주변에 참 많이도 계시는군요. 항상 아름다움을 발견하면서 살아가시는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