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히
움직이기 시작한 비행기가 갑자기 굉음을 동반
하며 내달리더니 하늘로 붕 떠올랐다.
땅에서는 미세 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땅
위에서는 그런 거 따윈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희
디흰 솜털 구름이 차라리 아름답기까지 하다.
오후 2시에 김포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 (관서 공항) 에 착륙한 시각은
오후 3시 20분.
JR 특급 하루카 직행 열차로 간사이 국제공항에
서 교토역(京都 경도)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15분.
교토역(京都 경도)에 도착한 특급 하루카 열차
현대적이고 웅장한 교토역 주변에 세련된 백화점
과 빌딩 등이 여행객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었다.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로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교토는, 1968년까지 일본의 수도였다.
해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城성과 사찰 등,수많은 문화유산이 곳곳에 퍼져
있어 도시 전체가 관광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松井本館송정본관 (일본 정통 여관)을 묻는 나그네
에게 지나 가던 일본인이 앞장서서 두 골목을 인
도하더니, 급기야는 100m 앞까지 친절하게 안내
해준다.
추적거리는 비에 우산도 없이 제 바쁜 걸음을 잠
시 유보하고, 웃음을 띠면서 알려주고 총총히 사
라지는 그 친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숙박지 (료칸 : 송정본관)에
도착하니 기모노를 입은 직원이 예의 그 친절함
으로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연회장으로 안내된 우리는 일본 대대로 내려오는
료칸 (전통 여관) 음식으로 요리의 진수를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에 압도당해서일까, 최고의
진수성찬은 맛과 행복, 감동까지 선사하고 있었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와 중년의 신사,그리고 젊은이
가 기모노 차림으로 음식을 시중드는 걸로 봐서, 3
대째 내려오며 기품이 서려 있는 곳은 아닐는지.
50년 혹은 100년, 가문으로 이어져 오는 곳이 일본
이기에.
식사 후, 여자들은 기모노 한 벌씩을 선물로 받았다.
중년 여성 종업원이 내려오더니 사용 이용 방법에
설명을 곁들이면서 우리를 3층 객실로 안내했다.
여장을 풀고 일본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온천수로
몸을 담갔다.
잡념이 없어지면서 피로가 풀리는 게 휴양하기에
최적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게다(나막신)를 신어 보는 것도 좋은 체험.
게다(나막신)
다다미방에 이불이 정갈하게 깔아 있다.
단순히 숙박만을 위한 여관이라기보다는 철학과
사색이 있고 일본의 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이
라고 할 수 있다.
옛것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료칸에서의 하룻밤
은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