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정상은 호날두에게 마지막 남은 우승 트로피다
전체 32팀의 본선 대진이 마무리되면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국을 포함해 8개조 팀별 분석과 전망을 연재합니다. 9번째 시간은 유럽의 강자가 두 팀이나 포함된 B조의 팀 전력 분석과 전망입니다.
B조 포르투갈, 스페인, 모로코, 이란
<국가소개>
포르투갈
강력한 허리, 고민은 센터백
유로2016 우승 당시의 포르투갈
최근 FIFA 랭킹 : 3위
월드컵 본선 진출 : 7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4강 2회(1966, 2006)
지역예선 성적 : 10전 9승1패 32골 4실점 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5골
감독 : 페르난두 산투스
주 포메이션 : 4-3-1-2, 4-4-2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웬만한 타이틀은 한 번 이상 들어올렸다. 소속팀에서의 우승은 물론 득점왕, FIFA올해의 선수, 발롱도르까지 축구 선수로 따낼 수 있는 타이틀은 거의 거머쥐었다. 빈자리로 남아 있던 국가대표팀 타이틀도 유로2016 우승으로 갈망을 풀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역사상 최다 A매치 출전과 득점자이기도 하다. 한 가지 남아 있다면 월드컵의 챔피언이다. 다음 달 만33살이 되는 호날두에게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선수 커리어에 아직 채우지 못한 월드컵 최정상 도전의 현실적 마지막 기회다.
흐름은 좋다. 포르투갈은 러시아 월드컵 지역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포르투갈은 스위스, 헝가리, 패로 아일랜드, 라트비아, 안도라와 싸워 10전 9승1패 조1위로 러시아 대회 본선에 직행했다. 10경기에서 32골과 4실점을 기록했을 만큼 내용적으로도 좋았다. 상대팀들이 약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간 포르투갈 대표팀을 괴롭혔던 기복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호평이 따랐다.
포르투갈 팬들로선 무엇보다 안드레 실바(AC밀란)의 등장이 반가웠다. 최전방 공격수인 안드레 실바는 포르투갈의 오랜 고민이던 최전방 공격수 부족 문제와 호날두 의존 과제를 동시에 풀어주었다. 안드레 실바의 등장으로 포르투갈은 4-3-1-2, 4-4-2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 조합을 구성하며 호날두의 의존 문제를 덜었다. 결과적으로 안드레 실바는 지역예선에서 9골을 넣으며 호날두(15골)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포르투갈의 러시아 월드컵 예상 라인업
포르투갈의 강점은 재능 많은 선수들이 집중 포진해 있는 허리라인이다. 윌리안 카르발류(스포르팅)를 수비적으로 두고 앞 선에 세우는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주앙 마리우(인터밀란) 주앙 무티뉴(모나코)의 패싱과 전환 플레이가 뛰어나다. 상황에 따라 투입되는 안드레 고메스(바르셀로나) 다닐루 페레이라(포르투) 등 백업 자원도 두꺼운 포르투갈의 미드필드진이다. 측면 공격과 스피드를 강조할 때는 포메이션을 측면으로 넓게 벌려 히카르두 콰레스마(베식타시) 젤송 마르틴스(스포르팅)를 활용할 수 있다. 허리와 공격 라인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의 문제는 센터백 라인이다. 조제 폰테(웨스트햄) 페페(베식타시) 브루노 알베스(레인저스) 등 주전급 센터백 모두가 34살 이상의 노장 선수들이다. 물리적으로는 여전히 강하지만 속도와 커버 플레이 등에선 문제를 보이고 있다. 중앙 수비 문제와 더불어 호날두, 안드레 실바, 마리우, 베르나르두 실바, 고메스 등이 올 시즌 폼이 좋지 않거나 교체 등 출전 시간이 제한적으로 컨디션에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것도 포르투갈의 고민거리다.
스페인
최전방 모라타일까 코스타일까
스페인 대표팀의 주력으로 자리 잡은 이스코
최근 FIFA 랭킹 : 6위
월드컵 본선 진출 : 15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우승(2010)
지역예선 성적 : 10전 9승1무 36골 3실점 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다비드 실바, 이스코, 디에고 코스타, 알바로 모라타 5골
감독 : 훌렌 로페테기
주 포메이션 : 4-3-3, 3-4-3
스페인은 우승 후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구원 투수로 등장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개혁 플랜이 주효하면서 2010년 전후 월드컵과 유로 대회를 3연속 석권했던 위용을 되찾았다.
스페인의 회복된 위용은 지역예선을 통해 확인됐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한 조에 편성됐지만 10전 9승1무 무패라는 완벽에 가까운 내용과 결과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직행했다. 경기당 3.6골의 폭발적인 득점력과 잉글랜드와 함께 유럽 지역 예선 전체 최소 실점인 3실점의 놀라운 수비력으로 무패 1위를 기록했다.
유로2016 8강 진출 실패 이후 물러난 델 보스케의 후임으로 부임한 로페테기 감독은 먼저 주력 선수들부터 교체했다. 카시야스, 파브레가스 대신 이스코(레알 마드리드) 데헤아(맨유) 티아고 알칸타라(바이에른 뮌헨)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을 적극 기용하면서 스페인 대표팀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각급 연령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지켜봤던 재능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주면서 스페인 대표팀의 분위기를 일신했다.
스페인의 러시아 월드컵 예상 라인업
로페테기 감독은 전술적으로는 스페인 대표팀이 유지해 왔던 패스와 점유 축구는 이어받으면서도 후방 빌드업의 강화, 전방 프레싱의 극대화 등으로 스페인을 속도와 안정감, 수비적으로도 강한 대표팀으로 바꾸어 놓았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어느 대표팀에 못지않을 만큼 뛰어나지만 전체적으로 팀이 싸우는 축구를 한다. 스페인의 지속된 특징이기도 한데 이번 지역예선에서도 무려 14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골을 넣었을 정도로 팀플레이가 발군이었다. 포르투갈의 지역예선 득점자 7명에 꼭 두 배가 되는 숫자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스코를 중용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스코를 공격 2선에 두고 드리블 탈압박과 2선 침투, 패스와 연계 플레이 등 공격 조립의 주 옵션으로 활용했다. 전 포지션에 걸쳐 뛰어난 재능들이 포진해 있는 건 스페인의 최대 강점이지만 최전방은 다소 고민이 된다. 로페테기 감독은 알바로 모라타(첼시)와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두고 선발 고민을 하고 있다. 모라타는 파괴력면에서, 디에고 코스타는 이적 문제 등으로 반 년 가까이 공식 경기에 뛰지 못한 게 걸린다. 디에고 코스타는 지난 1월에서야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얼마만큼의 실전 감각을 되찾고 유지하느냐가 포인트다. 로페테기 감독은 최전방 공격의 또 다른 옵션으로 다비드 실바 가짜 톱을 실험하기도 했다. 스페인 최고의 선수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가 만 33살의 나이와 부상 등의 문제로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이 준 것도 고민되는 지점이다.
모로코
왼쪽 라인업이 주 무기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뛰고 있는 지예흐
최근 FIFA 랭킹 : 39위
월드컵 본선 진출 : 5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16강(1986)
지역예선 성적 : 6전 3승3무 11골 0실점 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칼리드 부타이브 4골
감독 : 에르베 르나르
주 포메이션 : 4-2-3-1, 4-3-3
쉽지 않은 팀들을 물리치고 본선에 올랐다. 모로코는 코트디부아르, 말리, 가봉을 상대로 6전 3승3무 무패 조1위 성적으로 러시아행을 확정했다. 모로코가 월드컵 본선에 오른 건 1998년 이후 20년 만이다.
프랑스 출신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20년 만의 모로코 월드컵 본선 진출의 절대적 공헌자로 꼽힌다. 과거 앙골라, 잠비아, 코트디부아르를 이끌며 아프리카 축구 전문가로 불리는 르나르 감독은 수비라인의 중앙을 강하게 꾸리는 실리적 전술로 모로코의 돌풍을 이끌었다. 유벤투스에서 뛰는 경험 많은 중앙 수비수 메흐디 베나티아, 파워풀한 장신 센터백 로맹 사이스(울버햄튼) 미드필드 후방에서 뛰는 앵커 카림 엘 아마디(페예노르트) 카운터 전술의 후방 지원 사격을 맡는 음바크 부수파(알 자리라) 등의 구성이다. 모로코는 이와 같은 실리적 축구로 아프리카 최종예선 6경기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모로코의 러시아 월드컵 예상 라인업
모로코 대표팀 축구의 최대 강점은 왼쪽 사이드다. 네덜란드 태생으로 명문 아약스의 주전 공격 옵션으로 활약 중인 하킴 지예흐가 이끄는 왼쪽 공격이 모로코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지예흐는 직선적인 돌파를 시도하는 클래식한 유형이 아닌 중앙의 동료들과 연계해 중앙으로 침투하는 걸 즐기는 현대적 스타일의 윙이다. 지예흐의 백업도 사우스햄튼의 테크니션 소피앙 부팔로 자원이 두껍다.
모로코의 왼쪽 수비는 사실 약점으로 지적 받은 포지션이다. 마땅한 주전을 찾지 못한 곳이었는데 르나르 감독이 2016년 당시 만17살이던 아쉬샤프 하키미(레알 마드리드)를 과감하게 발탁, 대표팀 데뷔를 시키면서 왼쪽 풀백 문제를 해결했다. 지예흐와 하키미의 왼쪽은 결과적으로 현 모로코 대표팀의 최강 라인업이 됐다.
공격은 다소 단조로운 편이다. 지예흐의 움직임은 날카롭지만 팀 전체적으로는 아무래도 수비에 집중하다 역습 위주로 공격 하다 보니 공을 길게 때려 놓고 최전방에서 해결토록 하는 장면이 많다. 장신의 최전방 공격수 칼리드 부타이브(예니 말라티아스포르)의 역할이다. 부타이브가 막힐 경우 변화를 줄 선수나 전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게 모로코의 고민인데 프랑스 연령별 대표로 뛰다 지난해 모로코 대표팀에 데뷔한 공격형 미드필더 아민 하릿(샬케04)의 적응과 파괴력에 모로코 팬들의 관심이 모이는 배경과 연결된 일이다.
이란
‘여우’ 케이로스의 팀
이란 대표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아즈문(왼쪽)
최근 FIFA 랭킹 : 34위
월드컵 본선 진출 : 5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조별리그
지역예선 성적 : 10전 6승4무 10골 2실점 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사르다르 아즈문 11골
감독 : 카를루스 케이로스
주 포메이션 : 4-2-3-1, 4-3-2-1
이란으로선 억울할 수도 있는 조 편성 결과다. 아시아 국가 중엔 유일하게 3포트에 배정됐지만 결과적으론 피하고 싶을 강팀들과 한 조에 묶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 포르투갈 입장에서도 이란은 그리 쉬운 상대만은 아니다. 이란이 아시아 최고의 수비력에다 짧은 시간 최전방으로 밀고 올려가는 위협적인 카운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강팀들도 쉽게 볼 상대만은 아니다. 이란은 실제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6승4무 무패 10골 2실점을 기록했다. 강팀 잡는 수비력이 어마어마했다.
전체적으론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이란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한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을 비롯해 알리레자 자한바흐슈(AZ알크마르) 사이드 에자톨라히(암카르 페름) 모르테자 푸랄리간지(알사드)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이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은퇴한 알리 카리미, 자바드 네쿠남 등의 뒤를 잇는 재능들이다.
이란의 러시아 월드컵 예상 라인업
전술적으로는 공수 밸런스를 강조한다. 균형에 초점을 맞춘 4-2-3-1이 기본 포메이션이다. 강한 수비를 기초로 빠르게 공격해 나가며 속도와 기술을 겸비한 축구를 한다. 좌우 풀백의 운동량도 엄청나다. 아시아 팀이지만 스타일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르다. 유럽에 가깝다. 이란 밸런스 축구의 핵심은 페르시아의 포그바로 불리는 장신 미드필더 에자톨라히다. 에자톨라히는 강력한 압박은 물론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공수를 이끄는 주력이다.
이란의 수비력이 강조돼서 그렇지 공격 또한 만만치 않다. 이란 리그 2연속 득점왕 출신의 메흐디 타레미(알 가라파) 호쾌한 돌파와 슈팅이 인상적인 자한바흐슈와 아즈문,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서 뛴 바 있는 데크니션 아슈칸 데자가(현재는 소속팀 없음)가 이끄는 공격력이 날카롭다. 이 중에서도 뛰어난 결정력과 스피드 여기에 러시아 무대에서 뛰며 현지에 익숙한 아즈문이 이란 최고의 병기가 될 수 있다. 공격라인의 백업도 두꺼운 편이다. 레자 구차네자드(헤이렌베인) 카림 안사리파르드(올림피아코스) 사만 고도스(외스테르순드) 등이 이란 공격 라인의 백업이다. 이 중 스웨덴에서 태어나 스웨덴 대표로 뛰다 지난해 이란 대표팀에 데뷔한 고도스는 이란의 숨은 공격 옵션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란의 전력 자체는 아시아 최고로 평가 받고 있지만 그동안 오른 역대 4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모두 조별리그 탈락한 국제무대 경쟁력과 경험 미숙은 이번에도 이란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힌다.
<전망>
투톱 하지만 이란이 파란 일으킬 수도
'여우'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의 파란은 가능할까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2강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선수 구성과 경험 등 객관 전력의 비교에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이란과 모로코를 압도한다. 2강 구도로 16강 진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란에 의한 파란이다. 수비력이 워낙 뛰어나 강팀을 잡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 대표팀을 지도한 바 있는 ‘여우’ 카를루스 케이로스의 수 싸움이 판을 뒤흔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첫 경기의 결과가 이 같은 파란의 여부를 결정지을 듯하다. 만약 이란이 조별리그 첫 상대인 모로코를 잡는다면 남은 스페인전과 포르투갈전에서 무승부 전략 등으로 아슬아슬한 승점 싸움을 펼칠 수 있다.
B조 경기일정
6월16일 00시 모로코-이란
6월16일 03시 포르투갈-스페인
6월20일 21시 포르투갈 -모로코
6월21일 03시 이란-스페인
6월26일 03시 이란-포르투갈
6월26일 03시 스페인-모로코
[러시아 월드컵 분석 시리즈 모아 모기]
[러시아 월드컵 분석⑧] C조 프랑스 호주 페루 덴마크
[러시아 월드컵 분석⑦] D조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러시아 월드컵 분석⑥] E조 브라질 스위스 세르비아 코스타리카
[러시아 월드컵 분석⑤] G조 벨기에 파나마 튀니지 잉글랜드
[러시아 월드컵 분석④] H조 폴란드 세네갈 콜롬비아 일본
[러시아 월드컵 분석③] 한국 상대국 독일 전력분석
[러시아 월드컵 분석②] 한국 상대국 멕시코 전력분석
[러시아 월드컵 분석①] 한국 상대국 스웨덴 전력분석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글 지켜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쏟아지는 축구 소식과 정보를 반복 체크해 부족함을 줄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의가 부족해 팩트를 잘못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수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 체크하겠지만 함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의견을 전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은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개인 이메일(mspark13@naver.com)로 글의 잘못이나 의견 주시면 수정은 물론 다음 칼럼 하단에 반영된 메일과 그 내용을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칼럼 메일입니다]
류은찬, 유원석 님 등 여러 분들께서 소중한 의견과 주제를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