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4일 ~ 8일 : 리장(1), 루구호(2), 침대버스(1). 쿤밍(1)
시땅에서 12시쯤 6명이 함께 빵차를 타고 출발해
저녁 8시가 넘어 파김치가 된 몸으로 샹그릴라 고성에 도착했습니다.
자희랑에서 하룻밤 잠만 자고, 아침 일찍 버스터미널로 나와
입맛이 없어 죽만 먹고 8시쯤 리장(53원)으로 출발~
1시쯤 도착해보니 루구호 가는 버스가 이른 오전시간 밖에 없어
다음날 8시 루구행차표(77원)와 7일 쿤밍행 밤 8시 30분 침대버스(170원)를 끊어놓고,
하는 수 없이 리장에서 하루를 머물렀습니다.
리장에 처음 와보는 친구를 위해(숙소에 혼자 있기도 심심해서),
고성 구경을 하자니 번잡한 시장통 같은 분위기에 짜증이 슬슬 났지만
꾹 참고 다리 아플 때까지 다니다가,
과일도 살겸 고성 바깥으로 나가 망고와 복숭아를 사고,
야채와 양꼬치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루구호(입장료:100원)로 가는 길은 마지막 일부구간 비포장길을 빼고는 길도 잘 닦여 있고
경치도 좋았습니다. 닝랑에서 12시 넘어 고기볶음과 나물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5시 40분이 되어서야 뤄수이마을에 도착. 택시 1인 20원에 타고 리거마을 도착.
새로 지은 깨끗한 숙소(3인실 1인 20원)에 짐을 풀었습니다.
바로 앞 호숫가에서 쉬다가 숯불 꼬치구이로 오랫만에 배부르게
푸짐한 저녁을 먹었습니다.(그 동네 음식점은 온통 숯불꼬치구이집입니다.)
다음날 6시쯤 호수 일출을 보러 나가니
온통 붉게 물든 하늘이 장관이었습니다.
탄성을 지르며 호숫가로 달려가는 잠깐 사이에 붉은 기운이 사그러져버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멋진 순간이었지요.
배(15원)를 타고 호수 안에 작은 섬에 내려 고요한 아침 풍경을 감상하다가.
돌아와 호수 주변 트레킹을 반나절 하였습니다.
리거반도를 도니 어디서 보아도 사랑스러운 나무 두그루가 서있는 마을에 도착.
루구호가 비취빛 호수로 이름난 곳인데 그 마을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유난히 색이 곱고 아름답더군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7일 이른 아침, 미리 예매해둔 9시 버스를 타러
뤄수이 마을로 나왔습니다.
2시간쯤 버스를 타고 나오는데 운전기사 말이 1km앞 도로에 산이 무너져
복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5 ~ 6시간쯤 걸릴거라 하더군요.)
한달이 넘게 허다하게 험한 길을 다녀도 탈이 없던 여정의 끝자락에
이게 왠 날벼락!
저는 대한항공 9일 새벽 비행기라 하루가 늦어져도 괜찮지만,
친구는 8일 낮 3시 비행기인지라(저가항공이라 날짜를 바꿀 수도 없고)
오늘 밤 침대버스를 타지 못하면 참으로 난감한 상황~
발을 동동 구르며 예매해둔 차표 취소하랴,(운전기사가 대신 상황을 설명하는
전화를 리장터미널 직원에게 해주었는데 다행히 환불이 된다네요.)
만약을 대비해 비행기표 알아보랴,(중국은 7월 1일부터 성수기라 리장~쿤밍행이
무려1700위안이 넘는 가격)
답답한 마음에 한참을 걸어가 도로가 막힌 현장을 보니,
들어올 때 멀쩡하던 아스팔트 도로에 옆의 산이 무너져 있더군요.
만만디 중국인지라 어찌어찌하여 다섯시가 다 되어서야 복구되어 차가 움직이기 시작.
고마운 운전기사 아저씨는 승객들에게 중간에 밥 먹는 시간 없이 달린다,
양해를 구하고...
쉬는 시간도 줄여 아저씨가 생각보다 빨리 달려 밤 9시에 리장터미널 도착.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람같이 창구로 뛰어가보니 막차인 9시 출발 침대버스에
자리가 있다네요. 그 와중에도 미리 예매해둔 차표 물르고,
간신히 떠나려는 차 붙잡아 타고보니 얼마나 다행이던지,
친구와 "정말 천만다행이다" 연발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요.
그리고는 무사히 별탈없이 이 여행을 끝내게 되어 감사한 마음 가득안고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아침 6시쯤 쿤밍 서부터미널 도착!
험프게스트하우스에 숙박,
12시쯤 친구를 보내고, 햇살 좋은 베란다에 밀린 빨래해서 말리고,
샤워하고, 여행일지 정리하다, 잠자다가, 콩물과 과일로 점심,저녁 해결하고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기름에 들들 볶은 중국음식은
쳐다보기도 싫어져서) 밤 9시 반쯤 유유히 이번 여행 중 세번이나
들락거렸던 험프를 빠져나와 20위안에 택시를 타고
9시 50분 쿤밍공항 도착, 0시 5분 비행기 출발, 5시 30분 인천공항 도착.
7시쯤 그리운 가족이 기다리는 집에 안착했습니다.
그리고 한 며칠간은 자다가 일어나면 먹고, 또 자고 먹고하며
소진했던 체력 보충하며 지냈더랬지요.^^
루구호 전망대에서. (참 고운 비취빛 호수인데 날이 좀 흐리네요.)
리거마을, 왼쪽이 숙소.
일출.
호수 가운데로 배를 타고 나가...
맑디맑은 아침물결 위로 둥둥 떠있는 하얀 꽃들.
아침물결 색이 참 곱지요.
격모여신산.
섬 둘레 트레킹 중 첫번째 만난 마을의 감자꽃밭.
두번째 도착한 마을에서의 호수 풍경.
어디서 바라보아도 참 사랑스러웠던 두 그루 나무.
친구 같기도 하고, 부부 같기도 한.
여신산 마을.
조용하기 그지없는~
비취색 물빛.
저녁에 마을 뒷산 불타는 노을.
호수에도 어리고...
25일동안 참 좋은 여행동무로 동고동락했던 친구와 나.
첫댓글 루구호도 좋군요...복받은 사람만이 볼수있는 일몰 일출...좋았겠습니다.
여행 말미에 이삼일 쉬어가기에 그만인 곳이지요.그런데 거기도 이미 많이 변해가고 있더군요.
다행히 아직은 조용해요. 여행 다니면서 일출, 일몰 보는 것이 뺄 수 없는 크나큰 즐거움이지요. 명상의 시간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