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심한 무더위가 전 세계에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여기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북유럽의 사람들이 있다. 밤에는 기온이 10℃ 아래로 떨어져 아직 두꺼운 이불이 필요하고 한낮에도 크게 덥지 않아 에어컨을 설치한 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백야현상도 있어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북유럽의 여름은 참 밝고 쾌적하다.
지난 한 주간 이곳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여름성경학교가 진행되었는데, 사람들이 걱정한 것은 더위가 아니라 추위였다. 성전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한여름에 장작을 꺼내 불을 붙이고 밤새 온풍기를 돌리며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러나 이렇게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기까지 북유럽의 사람들은 혹독하게 춥고 어두운 시간을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작년 10월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올해 4월까지 7개월 넘게 이어졌고 이때는 해도 뜨지 않아 온 땅이 내내 칠흑같이 어두웠다. 우박과 폭우가 쏟아지며 거센 바람이 부는 날들이 더 많았는데 지금 잠시 이곳에 밝고 시원한 여름이 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다른 사람의 성공을 부러워하고 주어진 현실에 절망할 때가 많지만 하나님은 누구에게도 기쁜 날만 주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깊은 좌절과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일수록 다가올 내일은 더 밝고 형통하다는 것을 주안에서 믿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형통할 때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겸손한 마음으로 곤고한 날을 대비하는 것이 우리의 지혜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