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동부에서 역사상 최악의 폭우로 인해 거대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불과 연초만 하더라도 스페인에선 역대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었습니다.
오죽하면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에선 세차를 할 시 '벌금7만원'을 부과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불과 1년채 지나지 않아, 세상이 물에 잠기듯 한 대재앙이 발생한 것입니다.
스페인 당국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9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점차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31일부터 11월2일까지 사흘간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 기간’도 선포했습니다.
현재 스페인 당국은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 324대를 동원해 대규모 구조 작전에 나섰으며, 군과 시민 경비대, 경찰 등 2천여명을 동원하여 구조에 나서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폭우는 지난 10월 29일 밤 몇 시간 동안 약 300㎜에 이르는 비가 내리면서 발렌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하루 동안 내린 비는 500㎜가량으로, 발렌시아에서 약 30㎞ 떨어진 치바 마을에선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1년치 평년 강우량과 같았다고 합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우의 원인에 대해 스페인 가을에서 겨울 사이 차가운 공기가 하강하며 지중해 따뜻한 바다와 만나며 비가 내리는 현상인 ‘고타 프리아’(gota fria·차가운 물방울) 현상이 주된 이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발생한 것에는 세계적 기온 상승 같은 기후변화가 폭우를 심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매년 이맘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기후 위기가 심화될 수록 수십 년 간격을 두고 발생하던 이러한 사건이 이제는 점점 더 빈번해지고, 파괴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