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의 경질을 강력히 주장하는 국내의 ‘모든’ 언론과 ‘대다
수’ 축구전문가들 그리고 ‘상당수’ 국내 축구지도자들은 얘기한
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본프레레를 당장 경질하자!” 라고...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커다란 의문점이 생긴다. 그들이 월드컵 본선
이 정확히 10개월 남은 이 시점에서 본프레레를 경질시키고 새로운
감독을 취임시켜 얻고자 하는 ‘한국축구의 미래’라는게 과연 어떤
것일까?
헌데,이 ‘미래’에 대해 그들 가운데 일부 현실론자들은 이렇게 설
명하고 있다.
“그 어떤 세계적 명장이 오더라도 고작 10개월 동안 한국대표팀과
대표선수들 모두를 완벽히 파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니 내년 06월
드컵은 마음 아프겠지만 큰 기대를 갖지 말고 그냥 참가에 의의를 두
고 지금부터 장기적으로 토대를 닦아 2010년, 2014년 월드컵에서의
빼어난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음...괜찮네!
그런데 내 하나만 더 묻자!
가슴에 호랑이 마크를 달고 2010년 월드컵과 2014년 월드컵 본선 무
대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둬들일 선수들은 과연 누구누구지?
2014년은 너무 먼 감이 있으니 일단 2010년에 포커스를 맞춰보자. 동
시에 그 포커스를 현 한국대표팀의 명실상부한 최고의 선수들로 인정
받는 유럽파 선수들에게도 맞춰보자.
그 때 되면 한국 나이로 안정환과 이을용은 35세..이영표는 34세..설
기현은 32세..차두리는 30세..박지성은 29세가 되는데......일반적
인 예상을 뛰어넘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2010년에도 대표팀의 핵심으
로 자리 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도 있을 수 있지만 사실상 육체적 정
신적으로 최고의 반열에 올라있을 선수는 박지성 하나 정도..아니 차
두리까지 끼워줄 순 있겠다.
그렇다면 박지성 차두리 등과 함께 2010년 월드컵에서 신화를 만들어
낼 나머지 선수들은?
안정환과 이을용이 2010년 본선무대에 설 가능성은 0(제로)%...34살
의 김남일과 이영표의 가능성은 25~30%...설기현은 많아야 40%를 줄
수 있을까?? 나 개인적으론 사실상 내년 독일월드컵이 이들이 선수생
활 중 경험할 마지막 월드컵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정신적인 지주’라는 무시못할 존재에 대한 아
쉬움 때문에라도 최소 김남일이나 이영표 가운데 한 명은 2010년까지
도 살아남아주길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2010년 본선 엔트리를 짜보면...
일단 박지성 이천수와 함께 지난 2004년 올림픽상비군으로 뛰었던 연
령대의 선수들(김영광,조병국,박용호,김두현,김정우,김동진,박규선,
조재진,최태욱,최성국 등)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때 쯤 되
면 27~29세에 해당되니 정말 물이 오를대로 오른 상태일 것이다. 그
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축구 역사상 최초의 본선에서 메
달획득의 신화를 쓸 일명 ‘박주영 세대(박주영,김진규,백지훈,김승
용,이강진,차기석 등)’ 가운데 눈에 띄는 여럿이 포함될 것이다. 이
들은 그 때 쯤 되면 23~25세에 해당되니 말 그대로 대표팀의 ‘젊은
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겠지.
여기에 두 올림픽 세대들의 틈사이를 현 시점의 김한윤이나 조용형,
김진용 처럼 각종 청소년과 올림픽팀에 거의 뽑혀보진 못했지만 K리
그에서의 돋보이는 활약을 인정받아 대표팀에 합류할 선수도 여럿 있
을 것이다.
자...이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대표팀이 2010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은 감독의 빼어난 전술적 역량은 물론 그 전
술을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대표선수들의 역량이 받쳐줬기에 가
능했단 얘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의 주축이 될 04년 아테네 세대들과 08년 베이징 세
대들의 역량은 어떻게 해서 키워질 수 있었을까? 바로 그들이 갖추
고 있는 선천적인 피지컬 능력에 기술력과 전술이해도 등이 평상시
엔 K리그의 꾸준한 경기경험을 통해 그리고 대표팀에선 각 대륙의 대
표팀들을 상대로 A매치를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꽃을 피웠기 때문이었
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대표팀의 큰 줄기를 이룰 04세대와 08세대가 각 대륙의 대표팀들을
상대로 A매치 경험을 정기적으로 쌓는다는 이 부분...경질당한 본프
레레의 후임으로 온 감독이 2006년 9월 이후부터 최소 3년여간 심혈
을 기울여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헌데 그걸 지금 본프레레가 하
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봐야할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04세대의 이천수,최태욱,조재진,김두현,김정우,
김동진,김영광...그리고 08세대의 김진규,박주영,백지훈...등은 분명
히 제2회 동아시아대회와 남북 통일축구, 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 아
라비아전을 통해 경험을 쌓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그렇다면 언론들이 “젊은 피의 수혈을 통한 과감한 실험은 없
고 기존 이름값 있는 멤버들만 고집한다.”는 논조는 낭설임이 분명
히 드러났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다른 포지션엔 실험에 적극적이면서 왜 최전
방의 이동국과 최후방의 이운재에게는 유독 소극적인가?”라는 논조
를 내보냈어도 벌써 내보냈어야 정상 아닌가!!
지금 본프레레에 불만인 사람들은 그에게 뚜렷한 색깔을 내라고 한
다. 강력한 유럽과 남미에 맞설 수 있는 한국축구 특유의 압박을 기
본으로 한 조직력을 선보이라고 난리다.
현 시점에서 유럽과 남미에 맞설 수 있는 한국축구 특유의 그 압박
을 선보이려면 유럽파를 모두 불러들이고 국내파들 가운데서도 국제
경험이 풍부한 소위 ‘이름 값’있는 선수들을 소집해 최대 1개월 정
도의 합숙훈련을 거치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내년
5월중순부터 월드컵이 개막하는 6월중순 사이에만 가능한 얘기다.
그럼 일단 월드컵 최종예선 통과는 확정지은 상태에서 유럽파 소집
의 어려움 때문에 최강의 대표팀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하지만
약 10개월여의 시간은 주어졌다. 감독은 무엇을 해야하나? 답은 나온
다.
그 첫 째는 선수발굴을 통한 대표팀상비군 선수층의 안정적 확보가
될 것이고 둘 째는 발굴한 선수들과 기존 해외파의 조화를 추구하는
과정, 셋 째가 본선 직전의 합숙과 평가전으로 조직력을 가다듬는 작
업을 해야 할 것이다.
바로 2005년 7월~8월 현 시점...길게 잡아서 2005년 12월31일까지가
위의 세 가지 과정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선수발굴’ 과정에 써야
한다. 말 그대로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가운데 가능성을 보이는 선
수들을 총망라 해 이 포지션 저 포지션에 투입하며 그 능력을 검증받
는데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종 평가전과 친선
전에서의 삐걱거림은 주변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듣자
하니 올 9월과 11월에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한 남미와 유럽의 강호
들을 초청해 3차례의 A매치를 치른다고 하는데...이것이야말로 K리그
파들 가운데 과연 누가 독일땅을 밟을 수 있고 없고가 결판나는 매
우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
올 연말까지의 이러한 선수선발을 통해 상비군을 확정하면 내년 2월
의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국내파와 해외파의 조합을 시도하면서 월드
컵 최종엔트리 대강의 윤곽이 나온다.
이러한 전력강화 과정이 엄연히 있고 또, 이 과정은 순차적으로 밟아
야 할 것임이 분명할진데 지금 당장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완성
된 팀 전술을 요구하는 것은 2001년 8월 중순의 “이젠 더 이상의 시
간이 없다. 당장 베스트일레븐을 확정하고 조직력 연습을 해야한
다.”고 부르짖었던 그 잘나신 국내 축구인들 그리고 언론들과 크게
다를바 없잖은가?
전술이 없다? 감독이 실험하길 원하는 포지션에 신예 선수를 박아놓
고 헤쳐나올 수 있는 개인역량을 테스트 하겠다는데 이러한 테스트
과정에선 조직적인 전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색깔이 없다? 본프레레가 구상하는 한국축구 특유의 색깔을 본선 10
개월전부터 굳이 드러낼 이유가 있나? 선수파악이 끝나고 그를 토대
로 선수선발을 통해 충분한 훈련시간을 갖는다면 그 특유의 색깔은
본선이 다가올수록 저절로 드러나기 마련 아닌가!
그리고..한국축구가 쟁취해야 할 미래라는 것이 2010년과 2014년 뿐
인가?
왜 그 미래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2006년 독일월드컵은 포
기해야 하는가?? 본선 조추첨은 확정도 안됐고 조별예선 첫경기는 시
작휘슬 조차 불지 않았거늘...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국축구의 밝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유소
년과 청소년 육성에서의 가히 혁명적이라 일컬을 정도의 변화 그리
고 업다운제도와 연령별 유스팀의 의무적 확보 등 기본적 틀이 완성
된 K리그의 확립에 포커스를 맞추고 지금부터 축구협회,프로연명,구
단,언론,축구팬들이 힘을 모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게 정답이겠
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내년의 한국대표팀을 지
레짐작 한다.
“본프레레로 끝까지 밀고 나가면 분명 내년 독일 월드컵은 암울하
다!”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것이라고 그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지난 2002월드컵 당시만 해도 개막 직전까지 가장 장미빛이었던 지도
자는 마르셀로 비엘사와 로저 르메르였다. 펠리페 스콜라리 조차 이
들에 한참을 뒤졌었다고 기억한다.
지금 무슨 되지도 않는 법칙을 들먹이며 누군 과정에선 죽을 쑤다가
결과에선 대박났기에, 누군 과정에서 잘나갔지만 결과에선 참담할 것
이라고 농담따먹기 하자는게 아니다.
분명 그 내용에선 문제가 여럿 드러나고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본프레레는 지금 그 자기의 코스를 제대로 주행하고 있기 때문에
경질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K리그파의 육성...그것이 바로 도랑치고 가재잡는 길!!
지금 본프레레를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지난 7월31일 동아시아대회 중국전에서부터
첫 걸음을 뗀 K리그파 중심의 상비군 육성이 당장 중단되거나 혹은
아예 먼 훗날로 미뤄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약 외국인 감독이 아닌 국내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면 그
프로젝트는 사실상 폐기처분 된다고 봐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한국축구의 사활이 걸린 튼튼한 상비군 육성의 실패...
이것이 심각한 것은 당장 내년 독일월드컵 본선은 물론 그 이후 한국
축구의 장래에 암운이 드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창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김호,김호곤,박성화 가운데 실
제 한 명이 본프레레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고 가정하자.
이들은 지금 분기탱천한 언론과 축구팬들 그리고 동료 축구인들의 시
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감독으로서 대표팀에 쏟아지는
이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처방전은 무엇일까? 바로 A
매치에서의 승리가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혹 패배나 무승부를 기
록하더라도 짜임새 있는 경기력으로 주변으로부터 “선전했다.”
“약간의 운만 따라주면 이길 수 있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어내
는 것일게다.
그러면 승리를 거두거나 선전했다는 평가를 얻어내기 위해 지휘봉을
잡은지 얼마되지 않은 국내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
법은?
최강의 멤버...바로 현 시점에서 구성할 수 있는 최강의 한국대표팀
으로 올 하반기에 잡혀있다는 남미와 유럽팀들과의 3차례 A매치를 치
르는 것이다.
박지성,이영표,설기현,안정환,차두리,이을용은 무조건 차출에 스타팅
멤버는 확정적이고 국내파들 가운데서도 해외파 못지않은 이름값을
자랑하는 이운재,이천수,김남일,송종국 등은 꼭 스타팅은 아니더라
도 언제든지 게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것이다.
내년 2월에 잡혀있다는 유럽전지훈련도 마찬가지...결국 유럽 구장
의 분위기와 잔디에 가장 익숙한 유럽파들은 언제나 베스트일레븐을
보장받을 것이고, 국내파들 가운데서도 그나마 유럽물을 먹어봤던 선
수들이 스타팅 멤버로 나설 가능성이 분명 순수 K리그파들 보다 월등
히 높을게다.
결국 이것은 한국대표팀의 베스트일레븐은 월드컵 본선 10개월 전부
터 사실상 이미 정해졌고 그 베스트일레븐을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간
의 치열한 경쟁의 부재로 말미암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팀 내 실력
향상은 거의 없음을 차후 본선에서 맞붙을 팀들에게 공포해버리는 것
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국내감독을 탓하기가 곤란하다. 경험이 일천
한 K리그 소속의 젊은 선수를 과감히 스타팅으로 내보내고 그것도 모
자라 소속팀에서 뛰는 포지션이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 뛰게하면 팀
조직력에 문제를 가져올 것이고 이 조직력의 균열은 팀의 패배를 불
러올 것인데......패배하면 돌아오는게 욕설과 ‘3류’타령 밖엔 없
는데 어떡하라구?
나 같아도 그 3류소리 듣기 싫어서 이영표는 항상 왼쪽에만 박아놓
고 안정적으로 경기운영 할텐데...그 소리 듣기 싫어서 제발 송종국
이가 본선 직전까지라도 4년전의 그 모습을 되찾게 해달라고 매일
밤 하늘에 기도드릴텐데...그 소리 듣기 싫어서 약해빠진 김정우 같
은 애 아예 제껴놓고 김남일에게만 무한 신뢰를 보낼텐데...그 소리
듣기 싫어서 김진용은 소집 할 생각도 안하고 무조건 안정환에게
2002년의 그 해결사적 기질만을 기대할텐데...
그렇다면 새로운 외국인 감독은?
10개월 안에 한국대표팀 선수들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이름있는 박지성,안정환,이영표,설기현,차두리 정도는 알겠지...
그렇다면 새로운 외국인 감독 역시 지금부터 내년 2월 유럽전지훈련
기간 까진 유럽파 위주의 대표팀 운영이 불가피하다. 이후 내년 3월
K리그 컵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5월 종료때까지 전국을 돌아다
니며 자신의 입맞에 맞는 선수들을 골라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5
월중순~6월중순의 고작 1달을 가지고 기존의 유럽파들과 자신이 골라
낸 국내파들을 조화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더구나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추구하기 위해 절대 필수불가결한 것
은 꾸준한 실전을 통한 시행착오의 과정일진데...월드컵 본선개막을
1달 앞두고 가질 최종평가전의 숫자는 많아야 3게임 정도다. 고작
이 3게임으로 유럽파들과 국내파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
는가??
결국 새로운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 역시 베스트일레븐과 그 뒤를 받
치는 백업멤버들의 기량차이가 크기 때문에 스타팅 멤버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불의의 사고가 날 경우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릴 것은 불
을 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대표팀의 고질적 패턴은 국내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 너
무도 자주 봐왔던 것 아닌가? 이렇게 똑같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면
차라리 국내감독을 쓰지 굳이 비싼돈을 더주고 외국인을 쓸 이유가
있겠는가!!
지금의 본프레레가 향후 본프레레가 경질될 경우 새로 부임할 외국
인 감독에 비해 가장 확실히 비교우위에 있는 점이 바로 한국 선수들
에 대한 전체적인 파악이 거의 이뤄졌다는 점일게다.
유럽파는 2004년 아시안컵, 월드컵 2차예선과 최종예선을 통해 본프
레레가 지겹게 봤다. 사실상 이들에 대한 파악은 끝났다고 봐야한다.
문제는 K리그와 J리그에 소속된 ‘국내파’들에 대한 파악인데...동
아시아대회와 사우디전을 통해 절반은 파악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즉,전체 한국선수들 가운데 2/3는 파악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제 하
반기에 예정된 3차례의 A매치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은 1/3의 파악이
끝날 것이다. 이렇게 시간 싸움에서 절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
는 본프레레를 지금 경질한다면 한국축구의 독일월드컵에서의 16강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해진다고 봐야한다.
지금의 본프레레는 이렇다 할 전술과 색깔이 없는데 무슨놈의 16강이
냐고?
아니...그 전술과 색깔을 본선이 10개월씩이나 남은 지금 꼭 보여줘
야 할 의무가 있나?
내년 유럽전지훈련에서 아니 몇 개월 더 지나 본선 조별에선 첫 경기
에서부터 보여주면 안되느냔 말이다.
본프레레로 가면 독일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반드시 탈락한다고?
그럼 히딩크나 클린스만은 반드시 통과한다는 보장이 있나? 지코나
칼데론이 꼭 16강에 올라간다던가??
제 아무리 페레이라 감독이라도 일단 본선이 시작되면 조별예선을 통
과 가능성은 50%에서 시작한다. 본선진출에 성공한 어떤 국가의 어
떤 감독이라도 다 마찬가지다.
과거에 한 번 올린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본프레레가 결코 이쁘
지는 않으면서도 내가 그를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지금
행하고 있는 탄탄한 국내파 육성에 있다. 이것이 옳기 때문이고 또,
지금 본프레레의 국내파 육성은 독일월드컵 본선과 그 이후의 한국축
구를 보다 반석 위에 올려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
다.
일단 유럽파들이 모두 제외된 상태에서 순수 K리그파 위주로 대표팀
을 구성했음에도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1~2위를 다투는 졍쟁력을 갖추
고 있다면 그것은 한국대표팀의 선수층이 그만큼 두터워졌음을 의미
하는 것이고, 이것은 혹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물론 절대 그런 일
은 없어야겠지만) 박지성이나 이영표 등 전력의 핵심 가운데 핵심이
경고누적이나 퇴장 혹은 큰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되었을 경우 국내
파 선수로 이를 대체했어도 큰 무리없이 기본적인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음을 뜻한다.
새로운 감독으로 2006년 이후의 한국축구 즉, 2007년 아시안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하자고 하는데...지금 본프레레의 국내
파 육성과정이 바로 2006년은 물론 그 이후를 대비하고 있는 것임을
정녕 깨닫지 못하겠는가?
당장 독일월드컵 본선 이후 한국축구의 당면과제는 06년 카타르 아시
안게임이다. 여기엔 지난 네덜란드 세계청소년대회에 참가했던 한국
U-20대표팀을 주축으로 U-23의 와일드카드 몇몇이 합류한다. 이 팀
의 골격이 될 김진규-박주영-백지훈을 지금 누가 A대표팀에 합류시
켜 경험을 쌓게 해주고 있나?
그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축구의 중요한 목표는 07년 아시안컵이 될게
다. 하지만 개최지가 동남아라는 지리적 기후적 요소 때문에 아시안
컵 본선은 지난번 말레이시아서 열렸던 2004아시아 U-19청소년대회
때처럼 9~10월경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된다면 막 유럽의 리
그가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라 유럽파들의 전원소집은 난항이 예상된
다. 결국 그 때가 되면 대표팀의 골격은 국내파들이 될텐데...그 국
내파들을 지금 누가 A대표팀에 합류시켜 경험을 쌓게 해주고 있나?
그 아시안컵 이후 한국축구의 또다른 목표는 08년 올림픽 본선이 될
게다. 앞에서 언급한 김진규-박주영-백지훈은 그때쯤 되면 U-23의 연
령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A매치는 20게임 이상 소화에서 심지어는
30게임에 육박하는 ‘여우’들이 되어있을텐데...과연 이들의 변신
을 주도한 사람이 누구인가?
그 올림픽 본선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2010년 월드컵 최종예선
과 본선을 대비해야 할텐데...지난번 월드컵 대비과정 때 보다 한결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국내파들의 실력 역시 유럽파에 많이 근접했는
지라 누가 스타팅으로 나서도 무난한 경기력 연출이 가능하다면 그것
을 4년전에 기초했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겠느냐 이 말이다!!
지금 한창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있는 본프레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유럽파는 본프레레가 키우는게 아니다.
박지성은 퍼거슨이,설기현은 호들이,이을용은 귀네슈가 키우는 것이
다. 하지만 국내파의 국제경기 경험제공에 따른 실력향상 부분은 철
저히 본프레레가 책임지는 것이다. 지금 본프레레는 그 책임을 제대
로 이행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흔드느냐 이 말이다.
그렇게 2002년 월드컵 이후의 암흑시기로 다시금 돌아가고 싶나? 월
드컵에서 아시아권 국가들 가운데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으면서도 정
작 아시아권의 중요 대회에서는 이란,일본에게 타이틀을 내주면서 이
들에게 “2002년 월드컵에서의 한국은 역시나 우연이었을 뿐”이란
비아냥을 2007년~2008년에 또 듣고싶으냔 말이다.
지낸해부터 철저히 대표팀을 2원화 하겠다는 구상을 천명했고 올해부
터 서서히 가동하고 있는 일본에게 2007년 아시안컵에서 대회 3연패
의 영광을 그렇게도 안겨주고 싶은가?
07년 08년 09년에도 매 대회나 경기때마다 참패하고 돌아와서는 “국
내파들은 역부족. 역시나 믿을건 유럽파!!”라고 징징댈텐가??
정 그게 소원이라면 당장 본프레레를 경질하고 그 잘나신 국내감독
을 선임해라. 오로지 유럽파들과 국내파들 가운데서도 익숙한 선수들
만 보고싶거든...
정 그게 소원이라면 당장 본프레레를 경질하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라. 대신 06년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은 절대 기대하지 말고 2010년
을 위해 당신을 모셔왔노라고 그를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철저히 5년
간 임기보장은 명문화 해라. 고작 10개월로 한국축구와 한국선수들
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테니...
마지막으로 분명히 말하겠다.
현재의 K리그파들을 ‘유럽파들 보다 못하는 선수들’로 낙인찍지 마
라.
그들은 ‘한국에서 유럽파들 다음으로 축구를 잘 하는 선수들’로 불
리워야 마땅하다. 이 선수들이 유럽파들처럼 혹은 그들에 가까울 정
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마저 부여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불공평
한 처사다. 고작 30여일의 실험기간과 그 실험기간 동안 치른 4게임
에서 나온 결과만 가지고 “역시나 안된다.”라는 평가를 받기엔 이
들은 너무나 젊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잠재능력이 너무나 아깝다.
그 잠재능력은 분명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는 물론 2010년과 2014년에
서도 한국축구에 영광을 안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거늘...
안정환과 이영표가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박지성이 언제까지나 그 탁월한 운동량을 선보일것이라 장담하지 마
라.
설기현의 왼발이 항상 그 날카로움을 유지할것이라 기뻐하지 마라.
지금 그렇게도 욕먹는 김동진,박규선,이천수,조재진,김진규..
지금까지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김두현,김정우,최태욱..
지금 상당히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있는 백지훈..
이렇게 비판 아닌 비난받는 이들이 빠르면 독일월드컵 이후 늦어도
2007년 7월 이후부턴 사실상 한국 A대표팀의 중심축이 될 수 밖엔 없
다. 이영표나 설기현은 이제 노장으로서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의 역
할에만 한정될 것이지 현재처럼 ‘팀의 핵심’이 되진 못한다. 마치
브라질 대표팀에서의 카푸 처럼...
그러기에 그런 위험에 대비하고 또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충
실히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본프레레를 제발 좀 그만 흔들란 말이
다!!!
첫댓글 옳소,!!! 우리나라는 미래에 대비하여야 합니다. 바로앞만 바라보고 경질한다 뭐 난리를 떠니 뭐가 잘되겠습니까? 미래를 생각해야합니다
정말 좋은 글 써주셨네요.!! 저도 절대 공감합니다..
본프는 축협직원도 없이 호텔(홍제동)에서 혼자 식사하며 한국생활 한다던데 마치 그와 한국축구의 비젼에 대해 많은 대화 나눈 분 같군요 그러나 상당한 글의 상당한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