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이웃에 사시는 종숙네가 김장을 담궜습니다.
낮에 교회에 다녀오셔서 조금 늦게 시작을 했다는데
교우들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일찍 머무리가 되었다고 이른 저녁을 먹게 되었지요.
함께 수고하신 분들의 웃음이 무척 푸근하였지요.
두꺼운 옷은 벗어둔 채로 두터운 정을 쏟아부었는지 표정들이 모두 밝았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말들 가운데에는 형태가 비슷하지만
쓰임은 다른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형태가 아주 비슷한 두 낱말이
각각 구체적인 경우와 추상적인 경우로 구별해서 쓰이는 예도 있는데,
‘두껍다’와 ‘두텁다’도 그러한 사례입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흔히 “두터운 외투를 입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 말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이때에는 “두꺼운 외투를 입었다.”처럼, ‘두꺼운’으로 말해야 합니다.
‘두껍다’는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처럼, ‘두께가 크다’는 뜻인 반면에,
‘두텁다’는 “두 사람의 정이 매우 두텁다.”와 같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가 굳고 깊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거든요.
이 두 낱말의 차이는 구체적이냐 추상적이냐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거나 느낄 수 있는 두께는 ‘두껍다’이고,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두께는 ‘두텁다’입니다.
이런 예 가운데 ‘썩다’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썩다’는 “음식물이 썩었다.”처럼 ‘어떤 물체가 부패하다’는 구체적인 뜻도 가지고 있고,
“아들 때문에 속이 무척 썩는다.”처럼
‘마음에 근심이 가득 차서 괴롭다’는 추상적인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썩다’가 ‘썩게 하다’라는 사동사로 쓰일 때에는, 구
체적인 경우에는 “음식물을 썩혔다.”처럼 ‘썩히다’가 되는 반면에,
추상적인 경우에는 “아들이 속을 썩여서 힘들다.”처럼 ‘썩이다’가 되는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