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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유경아씨가 벨라에 보내온
9월 벨라에세이 후기입니다^^*
Bechstein. 209 (아름다운 Baroque 의 밤)
"에세이스트의 눈에 비친 바로크 음악과 문학의 동질성" - 벨라 에세이 강의에 참석하고..
강의를 듣고 온 후에 곧 후기를 쓰고 싶었으나, 바로 다음날의 해설 음악감상회, 그리고 흑백에 지인들이 찾아 오시기도 했고,
또한 다음 주말 공연을 위한 시노래패 가시연의 장시간 연습, 등등..컴퓨터를 켜고 오래 앉아서 글을 쓸 시간 여유가 없었기에, 늦어져 버렸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는 김해 한옥체험관에서, 에세이스트 박경용 선생님의 "에세이스트의 눈에 비친 바로크 음악과 문학의 동질성" 이라는 강의에 참석했다. 행사에 직접 참여하기는 했었지만,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꼭 시간을 내어서 그 강의에 가 보려고 했던 이유는, 우선엔 강의의 주제와 내용에 관해 호기심이 컸었고, 선생님과 문학과 음악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느껴 왔듯이, 클래식 음악에 관해 보편적인 수준 보다 훨씬 이상의 해석과 안목, 거기에다가 또한 내가 부러워 하는 연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음악을 겉으로만 듣는 것이 아닌 폭넓음과 깊이, 등..을 나는 이미 처음부터 감지, 알아 채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지난 번에 글에서도 썼듯이, 내년에 내가 연주하게 될 분야갸 "Baroque" 가 될 것이므로, 등등, 해서 이번 강의는 꼭 들어 보고 싶은 욕심에 일부러 시간을 내었고, 그만큼 관심이 많았었다.
지난 4월의 제5회 독주회를 - BEETHOVEN - 치룬 후에도,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내가 지인들로부터 듣고 있는 질문이, 초청 연주회는 그렇다 치고, 그렇게 중요한 개인 독주회였는데, 어째서 진해는 아니드라도 창원, 마산도 아닌 김해에서 열게 되었느냐, 는 것이다. 이 글은 예전부터 한번은 쓰려고 했던 내용이었는데, "김해 벨라회" 와의 인연, 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리고 또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 이지만, 내가, 글을 전문으로 쓰는 "文人" 이 절대로 될 수 없는 이유, 이제껏 늘 그래왔듯이, 내 글은 간단명료, 가 안 되므로, 또다시 주절주절 길어지게 될 것 같으다, 고 미리 고백을 하며..^
"벨라회" 와의 인연..
김해의 문학 모임이라 할수 있는 "벨라 에세이 연구회" 와 나와의 첫 인연은 2008년도 여름, 이 그룹의 회장님이신 에세이스트 박경용 선생님과 여러 분들께서 이곳 흑백에서 늘 매달 세째주 토요일 저녁에 열리는 살롱 연주회인 세째주 토요일, 나의 피아노 연주회에 오셨던 때 부터, 라고 할수 있다. 이 그룹은 회장님 이하 수백 명의 회원님들이 계신다고 한다. 참으로 엄청난 규모라고 할수 있는데, 훗날에 알게 되었듯이, 이 그룹의 회원님들은 김해 뿐만 아니라 부산, 창원, 등 경남권 전반에, 또는 그 이상 두루 분포되어 계셨다. 짐작하고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커다랗고 엄청난 규모여서 놀랬었다. 그리고 회원님들 중에서는 언니의 친구분도 계셨고, 등등..이미 흑백을 알고 계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았다.
피아노 연주자인 나와의 인연의 끈은 처음에 그렇게 닿아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이제껏 매년, 서울, 거제, 등을 포함하여 또 다른 여러 곳에서 개인 독주회, 또는 오케스트라 협연이나 앙상블 연주, 등등 수많은 연주회들을 치루어 왔었지만, 물론 벨라회와의 인연 이전부터 입시생 레슨으로 인해 매 주말 김해엘 다니고 있었던 와중이었지마는, 피아노 연주자, 로서의 김해, 그리고 "벨라회" 와의 인연은 내게서 그렇게 시작되었다.
또한 에세이스트 박경용 선생님으로부터는 그동안 詩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처음 받았던 詩가 "(귀공녀) 마타리꽃" 이었다. 이제껏 내가 만들었던 시노래가 이제는 20여 곡이 넘어 가는데, 그중 한곡인 "마타리꽃" 은 정격 3절가곡이다. 여러 자작곡들 중에서도 詩가 너무 좋아서, 노래로 만드는 과정과 완료에 있어서, 두달 쯤의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을 만큼 욕심도 많이 내었었고, 그만큼 힘들게 만들어진 곡이라서 그런지, 또한 실제로 마타리꽃을 본 이후, 내게서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곡이 되었다. 그 이후 "사랑한다는 건" 이라는 4절의 시를 받았는데, 오히려 이곡은 단 이틀 만에 완료되었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고, 그냥 그렇게 되었으므로, 설명할 수도 없다^
이후로 시간이 제법 많이 흐르는 동안에 내게서 손가락 인대파열, 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고, 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2009년 10월말 "벨라 에세이" 로부터의 정식 초청을 받아 김해 문화의 전당 누리홀에서 초청 독주회를 열게 되었고, 그해 겨울 12월에는 박경용 선생님께서 강의하셨던 (나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이분을 마타리 선생님, 이라고 말하곤 한다^) "Essay in piano" 에 참여하기도 했다 (선생님의 에세이 작품 하나하나 에다가 나의 짧은 창작곡들을 연결시켜 음악으로 만들어 연주, 표현했던)
그리고 또 다시 시간이 흘러서 올해 4월 중순에는 이제껏 여느 많은 연주들 중에서도 내 피아노의 기인 여정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했던 독주회였는데, 역시 "벨라 에세이" 의 후원을 받아, 이미 장기적인 계획으로 5년 마다 치루고 있는 베토벤, 그 세번째 싸이클인 "BEETHOVEN 3 piano sonatas 베토벤 3대 소나타" 를 - 나의 다섯번째 개인 리싸이틀이 되었다 - 역시 김해 문화의 전당 누리홀에서 열게 되기까지...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그 아름다웁고 소중한 인연은 이어져 오고 있으며, 올해엔 11월에 또 한번의 Beethoven Recital 이 진해에서 있을 것이고, 그 이후 12월 초엔 작년과 마친가지로 다시 "Poem in Piano" 라는 타이틀로서 시낭송과 연주, 선생님의 강의, 등이 계획되어 있다.
선생님을 뵙게 되면 주로, 아니 거의 대부분 문학과 음악, 이라는 주제와 내용으로서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문학에 관한 이야기들은 매번 마치 문학 강의를 듣는 듯이, 나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며, 정말 재미있다. 언제부터인가 특히 더욱, 대화의 대부분은 "Baroque" 에 관한 내용이다. 많이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던..강의가 있었던 금요일 저녁, 이제는 내게서 너무 익숙해진 길, 김해로 향하며 traffic jam 도 지나가며, 마음 속으로는 강의 내용에 관한 궁금증이 점점 더 커지고 깊어졌다.
원래, 서두르는 것을 질색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퇴근시간 대에 창원터널을 통과할 것 같아서 시간 여유를 비교적 충분히 갖고 출발했으므로,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아름다운 공원인 수능원 옆에 자리하고 있는 한옥체험관, 이라는 곳은 매번 지나다니며 바라보기만 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고분 박물관에 차를 두고 걸어서 수능원에 도착하여 혼자 산책하며 사진도 찍고 놀다가, 강의 시작 시간 10분 전이 되어 한옥체험관 대문을 들어 섰는데, 그 많은 여러 채의 한옥들, 중에서 정작 어느 곳에서 강의를 하시려는지, 처음 들어가 보는 곳이라서 알수가 없어 몇 바퀴를 돌며 헤매다가 결국엔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께서 곧 나타나셨고, 따라서 들어선 곳이 2층에 있는 정자, 일 줄이야..생각지도 못했다. 오랜만에 만났던 벨라 회원님들의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눈 후, 오프닝 연주인 가야금 산조 연주가 있었으며, 그 뒤로 총무님의 인사 말씀이 있은 후, 곧바로 에세이스트 박경용 선생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에세이스트의 눈에 비친 바로크 음악과 문학의 동질성"
선생님과 문학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내게서는 워낙에 관심이 많은 문학에 관한 이야기들로부터 나는 진정 많은 공부를 하게 되며, 음악에 관해서도 역시 보편적인 수준 이상이셨으며 거기다가 겸손함까지, 내가 늘 부러워 하는 그러한 깊이, 를 두루 다 갖추고 있으셨다. 평생..클래식 음악을 늘 곁에 두며 들어 오셨는데, 학창 시절에는 베토벤을 포함한 규모가 큰 클래식 -고전음악을 주로 들으셨고, 두루두루 여러 시대의 음악들을 광범위하게 들으셨는데, 30대 쯤부터는 바로크 음악에 도취되어 지금껏 사랑하신다고 한다.
강의하시는 동안 줄곧 메모를 했는데, 돌아와서 다시 읽어 봤드니, 미처 기억하지 못해서 빠트린 내용도 있고,
그 내용을 여기에 모두 온전히 옮길 수는 없을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 선생님으로부터 메일로 받았던 글을 - "바로크 음악과..." 게시판에 이미 옮겨 두었으므로, 그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그날 선생님의 강의 내용은, Baroque 바로크란 무엇인가, 그 의미와 개념 정리...바로크, 라는 말의 어원은 Barocco 로서 그 의미는 일그러진 찌그러진 비뚤어진 진주, 를 뜻함...절대 왕권시대...19세기 미술사에서 바로크란 말이 처음으로 등장하기 시작...그리고 바로크 음악과의 인연이 시작됨...가장 좋아하고 위로가 되어 준다는 Handel Violin Sonata 헨델의 바이올린 소나타에 관한 이야기...그로부터 시작해서 좀더 깊이 상세하게 들어가서, 바로크 음악의 특성을 이야기 하시며...Basso Continuo 통주저음...그리고 바로크 시대의 악기들인 Cembalo, Harpsichord 쳄발로와 하프시코드...그리고 좋아하시는 연주자인 Arthur Grumiaux 아르트루 그뤼미오, 에 관해...바로크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여러 솔로이스트나 오케스트라, 그리고 앙상블 연주를 들으셨는데, 많이 오랜동안 들어 오다 보니, 걸러지고 걸러져서 그 중에서도 "정격연주" 를 하는 그뤼미오 연주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 는 이야기...
그 이후엔 문학과 음악에 있어서 기능면의 비교, 또는 동질성에 관해...
문학이나 음악이나 그 목적과 의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동질성 또는 공통점은, 미적 정서와 쾌감, 그리고 뿌리가 깊음, 진리에의 탐구, 에 있다. 그리고 선생님의 자작시 "바로크 찬가" 를 낭송해 주셨으며, 그 이후엔 음악을 전공한, 게다가 작곡이론까지 공부했던 나에게 조차 머리 아프고 너무 광범위해서 어렵기만 한 대위법, 푸가, 캐논, 등을 설명하셨고,
문학에 그렇게도 관심이 많은 나, 였지만, 바로크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의가 지속되는 동안 오디오 컴퍼터블 플레이어를 미리 준비하셔서, 중간중간에 음악을 발췌하여 부분적인 감상을 했다. Pachelbel "Canon" 8마디의 같은 주제가 통주저음에서 무한 반복되며 상성부 악기들의 연주는 한 싸이클이 로테이션 될 때마다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주가 된다...Handel Violin Sonata 위로와 위안...Bach "Goldberg Variations" 글렌 굴드의 연주는 아주 주관적이어서 정격연주라고 할수 없다. (여러 연주 버젼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 버젼을 저는 가장 좋아합니다)....Albinoni "Adagio" 열정적, 슬픔, 끝을 알수 없는 깊이, 아름다움과 품격, 등등, 이다. 이번 강의를 들으며 다 행복하고 좋았는데,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시간 관계상 아름다운 음악들을 전곡 감상 할 수는 없었다, 는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Bach 와 Vitali의 Chaconne 샤콘 에 관한 비교, 를 글로 써 볼 거라고 하셔서 내심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선생님의 강의의 주제와 내용의 발췌는 위와 같이 대충...이러하다.
이 귀하고 좋은, 뜻 깊은 강의를 혼자서 가기엔 너무 아까와 주위의 지인들께 같이 가 보자고 미리 얘기했었는데, 하필 그날 따라 제각각 이미 선약이 있다 하고, 결혼기념일이라 하고, 등등..해서 결국엔 나 혼자 가게 되었지만, 너무나 뜻 깊고 좋은 강의를 들을수 있었으므로, 그리고 나는 아직도 얼마나 모자라는가, 를 또 한번 깊이 절감하면서, 선생님을 다시 존경으로 바라보며 생각하게 되고, 속으로는 기분이 참 좋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언제이든 흑백에서도 세째 토요일 나의 연주회 시간에 선생님을 초청하여, 나만 들었던 이 강의 내용을 연주회에 오시는 분들께 꼭 한번 들려 주고픈 욕심이 생긴다. 조만간에 선생님께 나의 장기인 "떼 쓰기" 를 한번 해볼 참이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는 마치는 인사 말씀을 들었고, 잠시 벨라 회원님들과의 담소를 나눈 뒤에 밖으로 나오니, 시간은 아름다운 여름밤으로 점점 깊어져 가고 있었다. 고분 주차장까지 걸어서 돌아 올랬는데, 내게서 이제는 성함이 익숙해진 김경희 총무님, 이춘영 선생님, 하영란 선생님, 이외에도 성함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 벨라회 회원님들, 그리고 미진언니 (나는 늘 이쁜언니, 라고 한다^) 등등, 몇몇 벨라 회원님들과 수능원 연못가에서 자리를 펴고 음식과 과일, 등을 나누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따스한 시간 - 뒤풀이 - 그 역시 아름다운 밤, 으로 이어졌다. 그 바로 다음날이 흑백에서 음악감상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으므로, 나는 끝까지 같이 자리하지는 못하고 먼저 일어나게 되어 여러분들께 참 많이 죄송스러웠다. 모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혼자 걸어 가려고 했는데, 미진언니가 주차장까지 차태워 주셔서 또한 감사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솔로이스트의 이름은 못 들었지만, KBS 1 FM 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Chopin 의 piano concerto No. 1 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줄곧 흐르고 있었다.
글을 시작하며 앞에서 이미 이야기 한 대로, 역시 이번에도 당연히..글이 길어지고 말았다.
Baroque 속에서의 아름다운 하루, 늦여름의 어느날 저녁,
바로크와 함께 한 외출은 내게서 그렇게, 행복하게 마감되었다....bechstein
첫댓글 이토록 정성스런 글을 올려 주시다니...회원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조금은 무거운듯한 주제를 쉽게 풀어 주신 글도 글이지만 벨라에 대한 따뜻한 시선 관심이 느껴져서 무엇보다 좋습니다
이뿐언니랑 잘 붙어 다니는 멤버인데 흑백에는 한번도 가지 못해서 미안함이 앞서네요
늘 건강 잘 챙기시고 멋진 연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경아님은 피아노만 프로가 잘 아니라 글도 프로급입니다. 언제나 벨라에 대한 애정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가득한 가을에 흑백의 원두커피를 마시며 연주를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