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녀의 가게입니다. - 2.피아니스트의 선율(1)
나는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순간을.
그 순간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다.
그것도 '기적'처럼-.
"세류야. 여기 못보던 꽃다발이 있는데?"
"네? 꽃다발이요?"
세류는 자신의 대기실에 놓여져있는 꽃다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나 관계자 외에는, 하물며 대통령이라도 못들어오는 곳에- 꽃다발?
그 꽃다발에 있는 꽃도 안개꽃이나 장미꽃같은 류가 아니였다.
그가 태어나서 처음보는, 신비한 빛의 아름다운 꽃 다섯송이.
고작 다섯송이로 이루어져있지만, 그 어느 꽃 보다 아름다워보이는 꽃.
설마- '그녀'인가?
그의 입꼬리에 매끄럽게 올라갔다.
그의 품 안에는 그 정체모를 꽃다발이 있었다.
-
"젠장!"
이 상태에서의 자신이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사실.
꽤나 수려한 외모를지닌 20대 초중반의 남성이 발로 책상을 걷어찼다.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이런 모습이라면. 차라리 죽을것을.
그런 남성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한 남성이 말했다.
"어쩔 수 없네, 세류군. 이만 포기해. 이제 더이상 세류군은-
…피아노를 칠 수 없네."
그가 말했다. 그 말을 한 의미는 무엇이냐?
이제 너는 필요없으니 보험금타고 꺼지라는 말인가? 내가 왜?
세류라고 불리는 남성이 조용히 눈물을 떨구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결코 그 스스로가 눈물을 닦지는 못했다.
그에게는- 팔이 없다.
"나는. 나는."
세류가 더듬거리며 어떠한 말을 하려고 할때, 남성은 그를 간단히 제지시키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세류군이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네. 오세류. 당신에게는-"
세류가 고개를 떨구었다.
"팔이 없지 않는가."
자신의 모든것이 날라가버렸다. 팔이.
왜 하필 하고많은 부위중에 팔이라는 것인가.
손가락 하나도, 다리도, 눈도 아닌. 왜하필 팔인거야?
자신의 모든 것이 팔에 달려있었다.
팔로 이어지는 손가락 하나하나마다 자신의 모든것이 달려있었다.
자신의 꿈, 희망, 노력, 사랑, 열정, 신뢰, 우정.
팔은 자신과 피아노가 하나로 이어지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신이 자신에게 내린-.
그런 모든것이 잃었다.
눈을 잃었다면 손가락 하나하나로 느껴지는 감촉으로라도 쳤을텐데.
귀를 잃었다면 눈으로 보는 피아노의 건반으로라도 쳤을텐데.
손가락 서너개를 잃었다면 네손가락피아니스트인 희야처럼이라도 해서 쳤을텐데.
다리를 잃었다면 휠체어를 타면서 피아노를 쳤을텐데.
다만 잃은것이 팔이기에.
그것도 한쪽팔이 아닌 양쪽. 그가 지니고있는 모든 팔이었기에.
자신의 꿈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잘려져버렸다.
예리하게 날이선 칼에게. 이제 남은것은 빌어먹을 몸뚱아리라도 되는것인지.
아름다운 날이었다.
세룰리언 블루빛의 하늘이 무척이나 고왔던 날이었는데.
미국에서 열린, 세계유명인사들이 모두모인 연주회가 살떨리던 연주였는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왕벌의 비행을 원래템포로 미스없이 치던, 환상적인 날.
스스로가 너무나도 대견했던 날이었는데.
그런 날, 사고가 났다.
그리고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팔을 잃었다.
팔과함께 자신의 존재를 이루던 모든것을 잃어버렸다.
피아니스트 오세류를 잃어버렸다.
자기자신을.
그 날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피아니스트 오세류는 살아있지 않았다.
그저 양쪽 팔이 없는, 병신 오세류만이 남아있을 뿐.
먹는 것 하나 하지 못하고, 옷도 못입는.
제대로 싸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병신 오세류.
오직 걸어나니는 것만을 할 수 있는 그는, 그나마 미치려고 먹는 술이나 담배마저
할 수 없었다. 그것은, 팔 없이는 할 수 없는것들.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붉은빛이 일렁이는 무언가가 자신을 덥쳤고,
멍청한 자신은 살기라도 하기위해 머리를 양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결국 그는 살았다.
자신의 바램대로 이루어졌다.
단지 흠이라면, 목숨과 걸맞는 대가로 자기자신을 잃었는것.
그것이라면-
"죽은거랑 다름없잖아."
그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쓸쓸함이 그의 입꼬리를 따라 올라갔다.
외로움이 그의 입가에서 넘실거린다. 그러나 결코 넘쳐 흘러내리지는 않는다.
세류는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그러나 자연스레 비치는 햇살때문인지 인상을 잠깐 찡그렸다.
하늘은 언제나 똑같다.
미치도록.
오늘도 이상한 일이 벌어질것만 같았다.
그날과 같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세룰리언 블루빛의 하늘이다.
이제 무엇을 더 가져갈테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내게서.
무엇을 주고 무엇을 가져갈테냐. 하나남은 몸뚱아리마저 가져갈테냐.
더이상, 내게서 무엇을 바라느냐.
그의 초점의 흐려졌다.
피아노, 참 좋은 것이었는데.
그가 피아노를 치게 된것은 20여년전, 그가 다섯살 때다.
이제 그가 25살이 되니 딱 20년이 된것이다.
길을 가다 피아노학원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엄마에게 졸랐지 싶다.
맑은 음색에, 그 피아노가 세이렌이라도 되는지 저도 모르게 매혹됬었나보다.
그 후 바로 피아노를 배웠다.
국내에서 각종 콩쿨에서 상도 휩쓸고, 국제대회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그때가 14살. 그렇게 자신은 20년을 피아노와 함께 보냈다.
그에게 피아노는 반려이며 친구였다.
하지만, 그가 노력해도 되지 않던 그음악.
자신의 선생님이 되어주셨던, 그때 당시에 한창 유명했었던 피아니스트.
김윤한. 그가 쳤던 가장 최고의 음악.
즉흥환상곡.
자신이 듣기에는 가장 멋졌는데, 그가 말하길 아직 부족한 음악이라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태크닉만 그럴싸하면 뭐하냐. 면서 강약 조절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성향을 반영한 감정 표현을 훌륭히 해야만 명연주가 나오는 거라며
아직 자신에게는 부족하다 하였다. 자신도 언젠가 그런연주를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그 꿈은 팔과 함께 산산히 모래처럼 부서져내렸다.
창문 너머로 활기찬 도시가 보인다.
자신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세류는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녔다.
자유로운 두 팔로 친구들과 팔짱도 끼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거리로 수많은 가게들이 비친다.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한번만이라도 완벽한 연주를 한다면, 더이상의 소원은 없을텐데.
온전한 두 팔을 지니며 자신만의 피아노로 연주를 한다면. 그렇다면.
세류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스윽, 아까 봤던 곳을 또다시 봤다.
그리고 또다시 눈을 굴려 다른곳을 본다.
"…어라?"
그때였다.
세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아까 봤던 곳을 보았던 것은.
세류의 눈동자가 직시하는 곳에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 아니- 가게가 있었다.
세련되고 금방 지어진 듯한 건물과는 달리 간판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롭다.
그 간판에는 오직 다섯글자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 녀 의 가 게'
"아아?"
어찌 10초도 안되어 건물이 짠, 하고 마법처럼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세류의 눈동자가 커졌다.
설마- 마법의 가게라도 되는것일까?
세류의 동공이 떨렸다.
아. 세류의 심장도 떨린다.
어쩌면, 저곳이라면-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 줄 수 있을까?
팔을 잃은 이후 한번도 밖을 나가지 않은 세류가, 옷가지를 끙끙대며 어깨에 걸치고 얼른 병원 밖으로 나갔다.
그가 향하는 곳에는 당연히 마녀의 가게가 서 있었다.
★,
자. 드디어 챕터2가 나옵니다! 와아아아.
자자. 모두 기뻐해 주세요. [찡긋]
피아니스트의 선율은 아.마.도 3편까지랍니다♡
- 새뱃돈 많이 받으셨나요? 아아. 받으셨다구요?
그럼 린아에게 조금만.. <
아아, 죄송해요. 농담인거 알죠? [생글] <그래서 반은 진심이냐.
첫댓글 린아 님의 소설은 뭐랄까. 신비로운 분위기! 딱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여성적인 문체가 물씬 풍겨나는. 크응. 저는 안타깝게도 남성적인 문체..... 후덜덜. 건필하세요!
어성적인 문체라.. 저는 남성적인 문체도 좋아해요. 뭐, 내용만 재미있으면 됐죠♪ << 흠흠, 제 분위기가 신비로워서 다행이에요! 저는 나름 신비를 꿈꾸고 있지만 마음대로 안된다는..
*-_-* 신비신비신비... 저로써는 꿈도꾸질 못할 신비 OTL...
아악. 신비롭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저 이 챕터때문에 관련자료찾아다니느라 2시간을 소비했답니다. 흐윽, 이렇게 고생만한큼 좋은 소설로 찾아뵐께요. 제게있어 최고의 칭찬은 리플과 신비롭다는 말이랍니다. [발그레]
릴릴뤼 린아?~ 오라버니는... F.W에서도 린아가 활동해줬으면 하는데에...
.. 어머? 오라버니이이?
테야다... 기억력 제로에 가까운 페로몬을 품어내는 린아같으니...!(내가 해놓고도 무슨 말인지...)
어머어머, 멋대로 별명 바꿔놓고서는 막막 내탓해? 흥흥, [휘적]
......설마 내가 아는 테야겠어.(중얼)
ㅈㅈㅈㅈㅈㅈㅈㅈㅈㅈㅈㅈ재밌...........(털썩)정말신비롭다라는......
와아. 고마워요!!
3편까지다아~~ - 음..-
.. 에에, 왜요 ? 그래도 챕터3도 있잖아요♡
우와아아아 진짜 재밌어요!…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보다 뭔가 신비주위…? 아니, 정리하자면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기에 엄청 재밌게 느껴졌어요.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와아. 고마워요 루알님. [발그레] 신비주위가 아니라 신비주의랍니다. [생긋]
와아(반짝) 린아 찾았다아~(꺄르르륵) 린아네 린아~ 안녕 린아야.(손흔들) 아스에요!
어엇, 아스언니다아! [생글]
어머나아- 너무너무 반가운 이름이 하나 더 있어서 놀랬어.(생글)
.. 응? 테야오라버니? 아니면 .. 류야오라버니?
세류말야 세류.(생글)
린아님.. 오랜만 +_+인데; 역시나 변함없는 글솜씨; ㅠ_ ㅠㄷㄷ...
어머, 제가 다 부끄러워요. [발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