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Ⅸ-2 첫눈 오는 날
늦가을 볏짚 지붕
회색 지붕이 노란 지붕으로 갈아입는다.
용마루 하나는 누구보다 반듯하게
아버지 손끝에서 살아난다.
동네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집이 늘어나는 때
지붕마다 새 옷을 입고 나면
하늘도 기다렸다는 듯
첫눈을 쏟아놓는다.
자치기며 고무줄이며 땅 뺏기며
하던 놀이를 팽개치고
아이들이 일제히 뛰어나간다.
눈을 손바닥에 받으면 녹아버리고
입을 벌리면 혀끝에서 사라진다.
너는 하나
나는 둘 먹었지롱.
배산임수 산골 마을
눈은 어른 무릎까지 차오르고
아이들 발이 제설차가 되어
신작로를 누비고 다닌다.
어른들은 미끄럽다고 소리치고
아이들은 넘어지며 웃는다.
아버지가 지붕에 새 옷을 입히던 날
마을에는
겨울보다 먼저
아이들의 겨울이 왔다.
첫댓글 청수 최기석 시인님 반갑습니다.
精誠이 깃든 作品
열심히 감상하였습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고운 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 위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