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당구 PBA로 이적한 한지은(22, 에스와이)이 이적 원년부터 개인 투어와 팀리그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개인 투어에서 25번의 경기에 출전해 18번의 승리와 7번의 패배를 기록한 한지은은 첫 대회인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첫판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으나 2차 투어(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에서 32강에, 3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와 7차 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는 8강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PBA 팀리그 신생팀 '에스와이 바자르'에서 자신의 몫을 100% 해내고 있는 한지은은 팀의 '믿고 보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팀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PBA에서의 지난 6개월이 어땠는지, 한지은이 직접 들려줬다.
PBA 이적 후 시즌의 반이 흘렀다. 적응은 이제 끝났나?
점점 적응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되게 느리게 가는 느낌이다. 지난 6개월이라는 시간이 엄청 길었다, 나한테는. 되게 힘들었다. 특히 멘탈이 나갔을 때 좀 많이 힘들었는데, 또 극복하고, 연습하고, 열심히 하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다 보니까 또 즐거워지고, 그러다 보니 또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멘탈이 나갈 때 힘들다고 했는데, 주로 언제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나?
시합을 계속 못하고, 성적이 안 나오고, 예선 탈락을 하면 좀 무너진다.
프로당구 데뷔 시즌이라 PPQ부터 계속 경기를 해야 했는데, PPQ부터 하면 테이블이 좀 익숙해져서 오히려 본선에서 유리한가?
시합 때마다 테이블 상태가 매일 바뀌는 느낌이라서 큰 도움이 되는 느낌은 아니다. 처음 3~4개월 정도는 처음 PBA에 나온 거니까 경험을 많이 해보자는 생각에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와서 시작하는 게 좀 힘들기도 하다. PPQ와 PQ에서 많이 떨어지기도 해서 64강부터 나가고 싶다.
이번 시즌 2차 투어에서 32강까지 올랐다. 생각보다 빠르게 성적을 내고 다른 이적생들보다 고생을 덜 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되게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보기에는 안 그런가 보다.
어떤 점이 고생스럽게 느껴지나?
일단 목표를 4강, 결승 이렇게 잡았는데, 아직 한 번도 못 갔으니까 남은 두 번의 투어에서는 꼭 가야 되지 않나 싶다. 항상 8강에 가면 근소한 차이로 떨어져서 그게 너무 아쉽더라.
PBA 이적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일단 사람들의 관심도가 달라졌다. 그리고 개인 투어와 팀리그 둘 다 너무 재밌다. 진짜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즐기다 보면 잘 되더라.
그리고 실력이 예전보다 좀 는 것 같다. 좀 전에도 최성원 선수랑 마주쳤는데, '당구 좀 늘었나' 이러셔서 되게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노력한 걸 알아봐 준 느낌이었다.
PBA 이적 전에 대한당구연맹에서 열리는 여자3쿠션대회 횟수나 상금 등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PBA 이적 후 만족스러운가?
너무 만족스럽다. 오히려 당황스러울 정도로 시합 스케줄이 많다 보니까 연습할 시간도 많이 부족하고 시간을 쪼개서 운동도 해야 해서 그런 부분은 좀 힘든 것 같다.
처음으로 PBA 팀리그에서도 뛰고 있는데, 어떤가?
예전에 방송으로만 볼 때는 왜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쉬운 공을 놓칠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까 '아, 이래서 놓치는구나' 알겠더라. 되게 부담감도 있고, 긴장도 많이 된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순간에 많이 부딪히면서 멘탈이 좋아지더라. 덕분에 개인 투어 때도 좋은 영향이 있는 것 같고, 팀리그도 잘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PBA에서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한 명만 뽑아야 되나? 일단 (용)현지가 있고, 우리 팀에 있는 (이)우경 언니랑 (한)슬기 언니가 힘들 때 도움을 많이 준다.
현지랑은 신기하게 개인 투어에서 아직 한 번도 못 만났다. 내가 이겨서 올라갔으면 만날 수 있는 대진이었는데 내가 떨어져서 아직은 한 번도 못 만났지만, 한 번 만나게 된다면 재밌을 것 같다.
팀리그에서는 만난 적 있나?
한 번 있다. 그때 내가 마지막 순간에 삑사리를 내서 졌는데, 그래도 같이 하니까 재밌더라.
다니엘 산체스와 한 팀인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나?
'쳐다보기만 해도 당구가 는다' 그러는데, 진짜 그렇더라.
한지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처음에 PBA에 왔을 때는 부담이 됐는데, 이제 생각이 좀 바뀐 게 금방 금방 잘 하는 선수보다는 계속해서 적응하면서 점점 점점 좋아지고 한 번에 딱 터뜨리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시즌 목표는?
개인 투어가 두 번 남았는데, '8강을 뛰어넘어서 4강으로 가자'. 팀리그는 무조건 최종 우승이다.
예전 인터뷰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게 단점이다 그랬는데, 프로 당구선수가 된 후는 어떤가?
조금 극복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일단 즐기자 이런 생각으로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승부에 집착을 안 하게 된 것 같다. 승리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고 해야 하나.
승패에 집착하다 보면 될 것도 안 되고 시합 때 중요한 순간에 또 그런 부분에서 멘탈이 무너지고. 지면 안 되겠지만, 지든 이기든 최선을 다하고 즐기면서 치자, 선수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항상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너무 감사드린다. 아직 우승 문턱까지는 못 갔지만 우승할 때까지 계속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들께 꼭 우승하는 모습 꼭 보여드리겠다.
사진=이우성 / 헤어&메이크업=신오키새날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4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