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
" bartender 90' "
눈을 살며시 떴다.창가로 어슴프레 빛이 스며든다.
빛이 나에겐 참 낯설다.
18년간의 바텐더생활은 나에게 빛을 낯설게 만들었다.
전국의 유흥가를 떠돌며 칵테일쇼와 이벤트, 음주가무,파티등을
주관하며 정신없이 즐기며 살아왔다.
밤에 일을하고 낯엔 썬팅지를 덕지덕지 창에 붙힌 숙소에서 살아왔기때문에
눈을 떴을땐 항상 어둠뿐이었다.
머리는 깨질듯이 아펐다.
'이번에도 안죽었네...ㅋ'
일주일째인가? 술을 퍼담은게.
매번 그렇지만 이미 간경화에 당뇨,알콜중독,공황장애,우울증,알콜성간질,위염,불면증,하지정맥등등
술로 가질수있는 온갖병을 다 달고사는 나로선 일주일간의 폭주는 자살을 생각하는경우다.
그런데 또깨어났고 이상하게 밝은곳에 있었다.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스캔했다.
커텐이 없는 낡은 창문으론 햇빛이 눈부시게 쏘아져 들어왔고
오래된 거미줄과 주먹만한 왕거미가 곳곳에 보였다.허걱.
또 이상하게도 꽤나 더러운 화장실이 한눈에 들어왔다.
'뭐야 이건!......역전 여인숙도 이러진 않겠다..도대체 어디야 여긴?'
고시원방만한 공간에서 술이 덜깬 나는 20~30분간을 멍때리다가
물을 찾기시작했다. 물이 있을리가 없었다.
잠시 나는 내가 죽은게 아닌가 생각했다.
일주일내내 난 내가 지내는 어두운 원룸방에서
밥을 시켜먹고 술만 마셔댔다.
근데 뭐 이런곳에서 깨어났을까.
이곳이 혹시 죽으면 가는 지옥인가하는 엉뚱한 생각을하며 난 이방과 전혀 어울리지않는
꽤나 두꺼운 철문을 열려했다.
문은 꿈쩍도 않했고 결국 난 공황장애때문일까 발작비슷하게 난동을 부리기시작했다.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이제 일어났네~ 자네 24시간은 기절해 있었어. 물줄께~ 정신차리고
곧 밥나올시간이야"
뭔소리를 하는건지..여기가 어디고 내가 무슨상황인지는 말 안하고 그는 휙 가버렸다.
잠시후 아까 그는 반쯤 얼은 360ml 물과 개밥그릇같은 그릇에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는 밥을 내가 미쳐 스캔 못한 철문 밑에 개구녕같은 곳에
넣어줬다.
"여기가 어디에요?? 전 왜 이곳에 갇혀있는거예요?? 말좀 해줘요??"
내가 소리치자 그는
"아무리 취했어도 그렇지 황당하네..경찰서,검찰청 다 거치고 왔고
교도소서 신체검사하고 들어왔는데 암것두 기억 안나???
여긴 천안교도소 독방이야..자네 하도 취해서 일단 독방에 넣은거야!
또 꼴통하나 들어왔네~ 환영해 2304"
'2304..............'
'뭐야 내이름이 2304 여긴 교도소라니'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나는 다시 말했다.
"교도관 양반 내가 왜 갑자기 여길 잡혀온거예요??
기억이 나야 수긍을 하죠? 제가 무슨 잘못을 한거예요??
제발 무슨 말좀 해줘요~~~~"
교도관은 귀찮은듯
"어이 2304 우린 왜 잡혀왔는지 그런거 몰라 이따 주임님한테 물어보거나
공소장 받으면 알거여" 하며 휙 가버렸다.
이건 뭐 제발 꿈이길 바라며 난 발광을 했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고 지친 난 역겨운 냄새가 나는 밥을 개구녕에 도로 넣고
지쳐서 다시 잠이들었다.눈뜨면 원래데로 돌아가겠지하며..
예전에도 그랬듯이 황당한 현실은 다 꿈이었고 다시 자고 깨어나면
원래데로 돌아왔었다.
웅성웅성데는 소음속에
경찰복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과 '사동 도우미'란 조끼를 입은 사람이
방안에 들어와서 날 깨우고 있었다.
"어이 꼴통초범~~ 자네 여기 오기까지 완전 코미디를 했더구만~
입소 교도관이랑 로또복권 맞춰보질않나 교도소 오는 놈이 이불,살림살이 다 쌓아갔고 오질않나
여기가 모텔이냐? 독방 인터폰 눌러서 술,물,밥달라고하질 않나..
완전 개콘찍으면서 들어왔네..ㅋㅋㅋㅋ
이제 제데로 교도소생활해야지 신방으로 이동한다...
소지!! 7중2 신방으로 이동시켜~~~"
평생 경찰서 몇번 가본게 다인 내인생에 엄청난 위기가 찾아왔다.
중요한건 내가 왜 잡혀온건지 전혀 모르는데 알려줄 사람을 만날수가 없다는점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교도소는 개인물품 일절 반입금지고
편지외에 통신수단이 없다. 그리고 교도관들은 죄명만 알뿐
왜 잡혀온건지 어떻게 잡혀왔는지 전혀 모른다.
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는 교도소에서의 내 황당한생활이 이제 시작돼려한다.
(프롤로그)
18년간 역마살끼어
서울... 청담동,압구정동,강남역4거리에서 처음 플레어바텐더를시작해서
종로,대학로,목동,회기동,영등포,발산동,잠실,신천,삼성동,건대입구,서대문
전라도... 광주충장로,전주전북대앞
충청도... 천안,예산,조치원,충주,대전둔산동
경기도... 수원남문,안양범계,부천,부평,성남,파주,평택
경상도... 구미중동,울산공업탑,포항,창원중앙동,마산오동동,진주
강원도... 태백,강릉,원주
1996년부터 이곳들을 떠도며 플레어 바텐더의 황금기를 보냈던
나는 전국의 밤유흥문화가의 중심에 서서
그곳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술취한밤을 주도했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90년대 중반 바텐더라는 직업은
지금 201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떠오르는 아가씨bar,여성전용bar,섹시bar,룸bar,토킹bar
이런것이 아니었다.
지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셰프,바리스타,소믈리에보다 더 먼저
인기전문직종 top10에 들던 경쟁률이 쌨던 직업이다.
1종 유흥업소들이 세금을 줄이려고 2종 bar를 표방하면서부터
bar는 bartender는 변질돼어갔고 날라리직업이라는 오명까지 쓰게됐다.
70,80문화가 오래동안 우리 여가생활을 지배해온 현재 구조에서
90세대 문화는 최근부터 떠오르고있다.
이제 사회의 주역이 여가생활로 90문화를 원하고있다..
요즘 복고의 열풍은 90문화가 대세인걸
모든 사람들은 알고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탈의 중간세대이자
지금 모든 문화의 태동기인 90년대....
이때에 전국 모든곳의 삶의 여가 현장에서 보고 격은걸
조용히 묻고 떠나기 싫어서 용기를 내서 이글을 올려본다..
감옥이라는 특수한 배경이기때문에 많은 생각을 기억을 떠올릴수 있었고 글을 적을수있었기에
선량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궁금증을 웃음을 찾을수 있는 에피소드로
역으면서 각 지역별,연대별 이동하며 회상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나가려한다..
전체적인 글은 이미 감옥에 있던 3개월동안 다 썼고
에피소드와 로맨스를 지금 기억해내며 덧붙히고있다.
3개월만에 나왔으니 내가 황당한일로 감옥에 갔다는건
법을 좀 아시는 분을 눈치채셨을꺼다.
교도소에서의 3개월은 나에게
이글을 쓰게될 계기가 돼었다.
물론 나는 글쓰는 재주는 없지만
내 머리속에 담겨진 18년간의 전국의 유흥가에서의
온갖 해프닝과 에피소드를 풀어내서
지금 일어나고있는 90년 복고열풍에 이해도를
늘려드리고 싶다.
한가지만 예로 들면
전라남도 광주사람들은 경상도 사람들을 좋아한다.
오히려 전라북도 전주사람들을 싫어한다.
역사적으로 알고있는 영호남의 갈등은 그리 크지않다.
전라도 요리가 맛있는 이유도 있다.
감옥과 전국의 유흥가를 오가는 글을 지금부터 써볼거지만
중요한건 역시 독자들의 호응없인 진행이 안될꺼같다.
회원님들의 응원이 있으면 열심히 써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