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斷食)의 품위를 모독한 者 한국인의 '은근과 끈기'를 그의 몰염치와 뻔뻔함이 몰아내고 있다. 무학산(회원)
우리 시대에 나라가 역동적으로 발전할 때, 우리는 모두가 우리네를 자랑스러워하면서 스스로를 '은근과 끈기의 민족'이라 대견해 했다. 이 발전이 정점에 이르기도 전에 우리는 이재명이 같은 야당 대표를 본다. 발전에 가속도를 보태도 모자랄 판에 염치도 없고 체면도 없는 짓으로 한사코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형국이다. 몰염치와 뻔뻔함이 은근과 끈기를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단식에는 비장미(悲壯美)가 있어야 한다. 죽어도 좋다는 의지로 하는 것이 단식이므로 비장미 없는 단식은 헛것이요 기만이요 속임수이다. 이재명이가, 자기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달라 부탁했다는 기사가 신문마다 머릿기사로 실렸다. 죽음을 각오한 단식을 하면서 자기의 감옥행을 막아 달라 부탁했다니 마당에 엎드린 개가 웃을 판이다. 이 비굴한 모습이 전 세계에 전파를 타고 나갔을 것이며 “아. 한국인은 심약하구나” 하고 냉소를 흘렸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물건을 사지 않겠나. 김구 선생은 “낭떠러지에서 나뭇가지 하나에 매달려 있다면 한번 손을 놓아버리는 것이 장부이다”고 후진을 가르쳤다. 김구 선생을 마치 신격화하고 있는 더민당인데, 그 대표가 쓸개도 없는 짓을 해서라도 감옥에 안 가려 했으니 지하에 누운 선생이 침을 뱉지 않겠나. 그도 한줌 체면이 있는 장부라면 “체포동의안 표결이라니. 표결이 다 무어냐. 치아라” 하고 제발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거나 아니면 “나의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라” 이랬을 것이다. 그래도 더민당은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 다 짐작하고 부결시켜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결시켜 달라" 부탁했다. 구경하는 내가 다 부끄럽다. 자기 당원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가결시켜라" 말하지 못한 것이다. 당 대표가 믿지 못하는 당원을 둔 것 자체가 비극 같기도 하고 희극 같기도 하다. 오척 단신의 보잘 것없는 외모의 박정희 각하가 가졌던 빛나는 점 하나를 말하라면 나는 ‘강직한 정신력’을 들겠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 그 과실을 먹고 사는 우리 같은 길거리 사람이 비굴하게 굴어도, “남의 강직 덕분에 먹고 사는 자가 그 반만이라도 강직해야지 비굴해서야 쓰나?” 이렇게 정치인이 가르치고 꾸짖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도리어 길거리 사람이 야당 대표의 비굴함을 걱정하니까 나라가 제대로 설 턱이 없다. 저 한 사람 탓에 우리나라는 18개월을 허송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그럴지 모른다. 울분(鬱憤)에 성도 나고 눈물도 난다. 나뿐만이겠는가. 이재명이는 ‘단식’이란 품위로운 것마저 모독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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