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맞는 음식 얘기를 하다 전어 얘기가 나왔다.
얼마나 맛 있었으면 고달픈 시집살이 팽개치고 집을 나갔던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 맡고 되돌아 온다 했을까.
자존심도 없는 며느리부터 첩첩 산중에 시집온 갯가 며느리 라는둥
모두 한마디씩 내뱉으면 깔깔 거리다 갑자기
전어 회덮밥을 해 먹으면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다.
엊그제 거금 들여 아구찜 시켜 주었고 오늘 그냥저냥 먹고
낼 쯤은 잡채라도 풍성하게 해서 전시회와 시험 기간이 겹쳐 짜증난 식구들 좀 달래려 했디만...
야채와 배 초고추장을 사 오는 파트와 다듬고 무치는 파트로 나뉘고
잔대가리 좌로 우로 굴리던 나는 회를 맡았다.
아무도 안 볼때 넘 좋아서 고개 숙여 웃었다.
횟집이야 전화만 하면 총알 배달 아닌가.... ㅋ
근데... 지은 죄 어디 가랴. 오늘따라 회 주문이 넘 많이 밀려서 배달이 곤란하단다.
에라이 잘됐다 "오늘 배달 안된데 낼 먹자."
.................
아무도 없다. 그새 모두 시장으로 내려가 버렸다. ㅠㅠㅠ
걷기 싫은데.... 요즘 체중이 넘 심하게 불어서 걷는것 보다 방향만 잘 잡힌다면
구르는게 훨 빠를것 같다.
이륜차 주차장에 무작정 퍼져 앉았다.
어느 넘이던 먼저 들오는 넘 한테 사정해서 스쿠트를 빌릴 심산으로....
아~ 그때 기다리던 모터 소리에 벌떡 일어나니.....
C..... 최소 125cc 이상은 되 봄직하다.
넘어지면 무거워서 일으키지도 못하는데.... 아니 사실은 다리가 짧아서 탈수가 없다.
49cc 이상은 안돼 난 기어가 드가는 오토바이도 사실 작동 하기 좀 버겁거던....
이런 저런 고민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나를 건드린다.
옴마야~ 그새 형님은 시장을 다녀 오신 모양이다.
교내 식당에 회 무침할 큰 양푼을 빌리러 가신단다.
하는수 없이 교내 순환 버스 외상으로 타고 횟집에 가니
시큰둥한 얼굴로 쥔장이 무슨 회... 얼마나... 어찌 해 주까요 하고 한꺼번에
물어 본다.
전어회... 2킬로... 회 해주소라 대답했다.
세쿠(꼬인지 쿠인지도 구별 못함)시로 하까요 하고 묻길래 다른 회 말고 전어회로 해 주이소 하고 대답했다.
전어는 세쿠시가 맛있습니더. 언지예 세쿠시회 말고 전어회만 해 주이소.
주방에 회 다듬던 쥔장이 끙 하고 신음 소리를 내는듯 하더만 조용해 졌다.
수족관 속의 전어들은 언제 제 생명이 다할지도 모르고 유유자적 헤엄치고 논다.
괜히 미안한 맘까지 들어 수족관 바닥에 가라 앉은 은색 비늘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는
시늉을 하며 무료함을 달래는데 내 귀에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무식하제 세쿠시도 모르면서 회 묵겠다고 그쟈."
"참말이다. ㅋㅋㅋ"
횟집 내외가 키득 거리며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하~ 세쿠시를 모르면 회를 먹으면 안된구나....ㅠㅠ
도시락에 담긴 전어회를 받아 들고 사만원 건네고 사천원 거스럼 받는 동안
나는 내내 쥔장의 장화에 붙은 생선 비늘만 바라봤다. 비늘이 생선의 눈물처럼 보이려고 할때쯤
다시 순환 버스 외상 환승을 하고 오면서 도시락 속의 전어에게 무식해서 미안하다를
백번도 더 되뇌었다.
크다란 양푼에 저걸 누가 다 먹을까 염려 하던 전어 무침이 우리 뱃속으로 사라지고
조금 남은건 반찬통에 담아와서 지금 저녘을 먹다보니
전어에게 미안했던 생각도 사라지고 무식해도 전어 무침은 참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참에 선비님이 청주서 돌아 오면.... 가을이 다 가버리기 전에... 금정산 나영이네 막걸리에
전어 무침이나 푸짐하게 해서 집 나갔던 통사공 초뺑이들 벙개나 함 쳐야겠다.
첫댓글 정말루 인터넷 단편소설로 우째 영업을 함~~~참! 저도 세꼬시가 뭔지 안 거 얼마되지않는답니다.ㅎㅎㅎ...^ ^
안 주무셩용??
잃어버린 나사 찾느라고 아직입니더...ㅋㅋㅋ...^ ^
여전히 세꼬시가 무언지 모릅니데이. 음식을 하도 가리다 보이 유별나다 소리 안 들을라고 통사공 들와서 생선회도 첨 묵어 봤심더... ㅠㅠㅠ
ㅎㅎㅎ,,, 세꼬시!!!
세... 시 하는데 뭔 말인지 알아야제. 가마이 기억을 더듬어본께 라파엘 카페에 세쿠시란 닉이 떠올라... 문디 머시마야 니만 댕기지 말고 내 한테도 좀 갈차 줄꺼 아이가.
정답....바람되어님이나 저나 세꼬시 몰랐던거...이거 단체로 책임져야하는 거 ....절.대.로 아니지요(꼬랑지 내리고..)...^ ^
50평생 살면서 세꼬시도 모르면서 살았다니...불쌍한 우리누부야!! 포항 한번 오세요 죽도시장가서 세꼬시 종류별로 사다가 밤세도록 함 묵어 봅시다.
무신 50까지나.... 안즉 스물 여덟인데... ㅋ 어린 시절 포항 측우소 밑 학산동서 살았답니다. 항도 국민학교를 2학년까지 다녔고요. 세들어 살던집 할아버지가 어부셨는데 아침 일찍 나가 고기를 잡아 오시면 오후에 그 배.. (뗏마라던가???)를 타고 죽도 시장에 팔러 가시는 할머니 따라 죽도 시장을 가 봤던 기억이..(초등학교 댕기기 한참 전) 글고 어른들이 육거리란 말씀을 하시던것도... 극장 이름이 시민관?? 김해 외가를 가려면 기차역까지 너무도 먼 길을 걸어서 새벽 기차를 탔던일.. 등대가 있던 방파제는 여름철 밤마다 마을 사람들 합숙소, 횃불 들고 게잡이 하던 어른들. 건너 바라보면 송림과 송도 해수욕장 뜨거웠던 모래밭
바닷물 속에서 잠시 트위스트를 추면 보너스로 지급되던 용왕님 선물 백합 조개가 지천이던.... 그곳이 바로 꿈엔들 잊으리~~~~~~~~요. 호명산인님 덕분에 잠시나마 행복했던 유년 시절로 여행을 다녀왔네요. 감사.
회 싫어하는 사람은 세꼬시가 뭔지 모를 수가 ~~~~ 글 솜씨가 감칠 맛 납니다....
까탈스럽다고 눈치 할까봐 안데스 만나고는 감자탕을 통사공 만나선 살점이 얇은 생선회까지 먹습니다. ㅋㅋㅋ
잘 했심더.. 거기서 만약 "새쿠시가 멍교..?" 했으면 전어에 침이 다 튀었을 거예요.....^^
아마 오늘 전어 다 팔고 없심더 했을것 같은데요. ㅎㅎㅎㅎ
전어 구우면 집나갔던 통방식구들 다들어 올겁니다. 날잡으이소...
전어 무침도 전어 구이도 하고 해물 파전도 해야지요. 반쪽이님 ㅋㅋ태평양 횡단 나서시기 전에....
....잘 도착 했어유~...
고생 하셨슈. 고기 먹는다 소리에 앗싸하던 막둥이 목소리.. 자주 좀 데불고 댕기이소. 서울대 갈 넘인데....
예전 거제도에 있을때, 동료들이 생선을 보고 "아가리"라 해서 아가리라는 생선도 있는가 싶어서 물어봤더니 배를 잡고 웃더군요. 알고보니 죽은 고기는 무조건 아가리랍니다..../ 근데 그 전어 세꼬시던교? ^_^
안 묻는게 정답이라니까요. 저도 사실 세꼬시가 생선 이름인줄 알았거던요. ㅎㅎㅎ
살만.드션능교?..꾸~울~꺽.
예, 모두 치아가 좋지 않으셔서.. 큰 소리로 전어 포 떠서 썰어 주이소 했지예. ㅋㅋㅋ
정말 ~ 직업을 잘못 선택하셨습니다*^^*ㅎㅎ
머리속에 든기 없어서 달리 해 묵을 직업도 없습니더. 맨날 좌충우돌하는게 제 생활이다 보니 이젠 어지간히 실수해도 쟈는 원래 그래로 통한답니다.
킥킥킥.. ^^ 바람되어님 고개숙이고 기다리는 모습 생각하니 귀여우세요. 근데 그 횟집 부부 못됐다. 씨이.. 전어회벙개하면 집나간 통사공 회원님들 돌아오실거예요. 꼬~옥.
근데 어제 배웠는데 또 잊어 버렸네요. 세꼬시가 뼈채 먹는거 맞나요??? 부산 지역 벙개 회원들 모두 그기서 그기예요. 집 나가봤자 전화 한통이면 금방 집합 되거던요.
맞심돠......^_^
누님~ 뼈는 싫어하시잖아요^^살만 드실 귀한 몸이신듯~
언제 시간 좀 내봐요. 그때 마춰서 벙개 맞게요.
쪽지 보낸 것 왜 씹으슈~~~바람되어님 그림과 함께 맘마미아 씨디 보내드릴려는디...ㅎ
지인님 우리집 키보드가 반항을 넘 심하게 하길래 기냥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어번 눌러 주었는데 여엉~~ 방금 바꿔 달았네요. 회사서 자꾸 카페 들락 거리면 눈치 보여서.... 그잖아도 기말 고사에 도서관 하나 없어지니 학생들은 넘쳐나제... 미안..미안혀.
저도 세쿠시 알게된지 얼마안되네요^^; 전어회무침 얼메나 맛있었을꼬................. ^^
에고~ 맴이 넘 아프네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