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화
한동안 이든이는 아무말없었다.
우리가 학교를 가는 시간엔 늘 방에서 자고 있다.
식탁에... 밥을 차려놓은 채로 말이다.
"미국으로...정말 가는걸까?"
"....가겠지"
일주일동안 항상 이런 식이다.
나는 표정도 없고 자꾸만 찝찝한 기분이었다.
늘 밥도 꾸억꾸역 겨우겨우 먹었고 호수는 그런 나때문에
늘 표정이 굳어있다. 미안해.호수야
"갈데 있어. 가자"
"응. 그래!"
갈데가 있다며 택시를 잡는 호수.
그러고는 '인천국제공항이요' 하는 호수의 말에서 짐작할수있었다.
오늘이라는걸.
"빨리...간다 너무 그치?"
"알고 있었냐."
"내가 바보야? 왜 니가 갑자기 공항에 가겠어."
.
.
.
.
택시가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공항.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저쪽이야 멍청아."
호수의 말을 듣고 얼른 호수가 가르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호수는 나와 이든이의 시간을 만들어주려는 것인지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
서운하고 섭섭하다. 이든이한테
"나이든!!!!"
".....뭐야 왜 니가 여깄어"
"오면 안되냐?! 말도 안하고 가려고 했어?"
".....어"
"나쁜놈."
징징대는 나를 이든이가 진지한 얼굴로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정말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않고 갈 생각이었던건가...
"신호수지?"
"뭐가?"
"너 데리고 온거"
"아....응"
호수의 얘기를 하면서 씁쓸한 표정은 짓는 이든이.
정말. 뭐가 있긴하구나 너.
"한번만 안아볼게"
이든이가 나를 살짝 자신의 품에 가두어버렸다.
이든이의 심장소리가 들려온다.
쿵쾅쿵쾅- 내가 호수를 보고 있을때와 같이 빠르게 뛰고있는 이든이의 심장소리
그 소리를 들으며 더 미안해지기만 해.
"내 심장소리 들리지. 다음에 볼때는 안이래. 오늘이 마지막이야.
나 비행기 타러 들어가면 난 이제 니 친구 아니고 작은아빠가 되는거야.
그러니까 마지막.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게."
",,,,"
"좋아했어. 아니다. 사랑했다."
이 말을 마치고 나를 놓고 가방을 끌고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냥...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야!! 나이든!!!"
나를 두고 들어가는 이든이를 불러세웠다.
이말은... 꼭 해줘야할것같아서.
"고마워!!! 나같은거 좋아해줘서. 그리고!! 미안해!!! 난 니가 아니라서....
그리고 또 미안해!! 잘해주지 못해서. 잘가.!!!! 작은아빠!!"
내 말을 듣고 정말 내 눈앞에서 사라지듯이 들어가버린 이든이.
그런 이든이를 보면서 그제서야 생각이 난것이다.
왜 그렇게 찝찝했는지.
힘들어하는 이든이를...몰랐기때문이었던거다.
호수옆에 있다는게 너무 행복해서 아프고 있는 이든이를 알지 못했다는것이다.
"갔냐"
"응.. 가버렸네."
"가자. 우리도"
어깨에 호수의 손길이 느껴지자 참고있던 눈물이 거짓말 같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이든이도 이렇게 많이 울었겠지...
"내가 좋냐 나이든이 좋냐"
"또또 당연한거 묻는다 너"
"듣고싶어서"
"..............................내 대답 들어야 알것같아?"
"아니. 안들어도 아는데 듣고싶다니까"
"너. 니가 좋지. 그런데 이든이를 보면 그냥 미안하고 그 미안함에...마음이 아파"
내 대답을 듣고 만족한다는 듯 씨익- 웃는 호수는
내 손을 잡고 다시 택시에 올라탔다.
호수가 잡고 있는 손에서 땀이 나고 있지만 호수와 나, 둘중에 어느 한사람도 그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미안해하지마,너"
"응?"
"미안해하면 그새끼마음은 더 찢어지니까"
"...아...."
택시를 타고 집앞까지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와본 집안에는 뭔가...허전해 보였다.
한사람이 없다는게 이렇게 비어있는 느낌이구나..
"나가자. 옷갈아입고"
학교끝나고 바로 공항으로 갔었던 탓에 교복을 입고 있는 호수와 나.
여름이라 그런지 씻고 나가자는 내 말에 호수가 긍정의 끄덕임을 보여주었고
나는 얼른 방으로 들어가 씻었다.
"뭐입을까나?"
씻고 나오니 뭘 입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치마를 입는건 호수가 싫어하는데.... 하고 생각하지만
오늘만은... 기분을 내고싶다!
"죽을래 너"
"왜에! 짧지도 않은데 뭘"
원피스를 입었다.
탑이었다는게 좀 문제이긴 했지만 호수의 성화에 못이겨
그 위에 볼레로를 입었다. 그걸 입고 다시 나오고서야 호수가
나갈생각이 들었는지 내 손을 잡았다.
일부러 나 때문에 나가자고 한걸 알고 있다.
나를 생각해주는 호수의 마음이 물씬 느껴지는 하루다.
"뭘 또 쪼개 너"
"그냥. 좋아서 헤헤"
"가자. 뭐할까. 배 안고프냐"
"음....고파! 집에서 저녁 안먹었잖아!"
배가 고프다는 내 말에 호수가 나를 데리고 저번에 갔었던 레스토랑에 들어간다.
이렇게 호수랑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많이 좋아진다.
이래서 남자친구가 좋은건가봐. 이래서 사랑이라는게 좋은건가봐.
.
.
.
.
밥을 다먹고 나는 오늘은 기분전환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저번에 호수가 이벤트를 해줬던 쇼핑몰로 들어갔다.
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할수 있었지만 돈을 흥청망청 쓰는것도 싫어서
그만 아이쇼핑만 하기로 했다.
그중에서 정말 딱! 눈에 들어오는 옷이 있엇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넌 부잣집 손녀딸이 왜 그렇게 돈을 아껴쓰냐?"
"어려서부터 그래. 난 별로 돈이 좋지 않아. 그래서 그래.헤헤"
"그래."
"이제 들어가자! 집에! 더워 에어컨 바람 쐬고싶어"
"가자."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다.
이렇게 많이 돌아다녔나... 솔직히 슬슬 다리가 살짝 아파왔다.
"있지. 나는 너랑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어"
"치이- 나도 라고 말해줄 줄 알았는데."
"얼른 들어가자"
"흥!"
호수가 잡은 손을 삐쳤다는 듯이 뿌리치고 호수앞으로 걸어나갔다.
사람이 많아서 어깨가 자꾸 사람들에게 부딫혔지만 호수는 날 잡을생각도 하지 않는다.
흥! 괘씸해. 나빠. 미워!
"휴우. 이 멍청아 따른 놈들이 너 쳐다보잖아."
"흥!"
호수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나와 걷는길
나는 싫은척 뿌리치려 해도 호수는 남자라는걸 증명하듯이
강한 팔힘을 자랑했다.
"나는 불안해."
"응?"
"니가 내 옆에 있어도 불안해"
"...호수야"
"또 그렇게 가버릴까봐, 난 불안해"
"흥. 이 멍청아. 내가 어딜가냐!"
호수가 나한테 하는것처럼 호수의 볼을 꼬집고 쭈욱 잡아당겼다.
일순간 일그러지는 호수의 표정.
나를 보면서 일그러진 표정을 짓다가 금새 웃어버린다.
항상 나를 기분좋게 하는 그 미소를 보여준다.
"그래. 가지마. 아무대도"
"응응. 안가안가"
집에가는 길 즐거운 대화를 나눌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내 어깨를 좀 더 강하게 끌어당기는 호수때문에
나는 시내에 있는 여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헤헤. 이런게 행복한거야.
"나 지금 댑따 행복해. 호수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이것이 우리들의 해피엔딩※65화
췰성사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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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29 05:2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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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든이 ,, 불쌍 ㅠ
이든이 불상하다
작은아빠래 ㅠ.ㅠ...! 행복한얘긴데이든이가너무불쌍하다 ~.~
......어머 ㅠ.ㅠ!!!!!!할아버지너무 심하셨어요 ..이든이마음도모르공 ㅠ.ㅠ
재미있어용>_<~~~~이든이가 너무 불쌍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