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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불만 늑대와의 위험천만 동거일지 #030
강혁이 나감과 동시에 무섭게 핸드폰 쪽으로 달려갔다. 김시아가 또 전화 안 받았다고 무슨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 마침 타이밍을 맞춰 들려오는 띠리링 벨소리. 심호흡을 한번 가다듬고 핸드폰 플립을 열었다.
"여... 여보세요?"
「한송이... 썅년. 뒤지고 싶어?」
"응? 시아야,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마음대로 전화도 안 받는거야? 너 진짜 내가 착하게 구니까 지금 나 우습게 보는거지?」
"그럴리가... 시아야, 그건 오해야. 내 말 좀 들...."
「너 잡아놔서 팔다리를 부러뜨려 버릴까?」
".....!... 시아야,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니가 날 우습게 봐서 이딴 식으로 나온다 이거잖아. 확 신문에 퍼뜨려 버릴까봐.」
"아니야, 아니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하, 알긴 아네. 지금 니 말 듣고싶은 마음, 손톱에 낀 때만큼도 없으니까 빨리 기어오기나 하지?」
"응..."
「15분만에 오길 바랄게. 안 오면 내일 신문 1면에 누구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뜨는지 보자구.」
내 말은 듣지도 않은 채, 끊어버렸다. 받지 못한 것은 단지 실수였는데... 그것만큼도 이해해주지 못할
만큼, 넌 성격이 급하구나. 앞으로는 김시아의 전화는 칼같이 받아야겠다.
일단, 얼른 버스를 잡아 올라탔다. 김시아의 집은 이 집에서 그리 멀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난 탓에 아침밥도 한끼 못 챙겨먹어서 힘이 없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은강혁 밥 한번 차려준적
없구나. 지금쯤이면 가식적인 웃음지으며, 카메라 앞에서 촬영하고 있을텐데. 나보다 훨씬
힘이 들 은강혁을 생각하니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다. 겨우 걸어가는 것 하나 못 하는 내 자신이...
주머니에 꼬깃 넣어둔 지폐 한장을 꺼내 돈을 내고, 맨 끝 한 자리에 앉았다. 열려진 창문때문에
감지 못한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흩날리는 것을 느꼈다. 떡은 안 졌나? 걱정이 된다.
누군가가 흥얼거리는 소리에 귀에 거슬려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MP3를 귀에 꽂고
책에 열중하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음악 들으면서 책이 읽혀지나? 거참 신기하네,
난 돌머리라서 한번에 두 가지 일은 못하는 건가?
"...........어?...."
그런데 아까부터 누군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고개를 약간 밑으로 숙여 자세히 바라보니,
김시아의 오빠가 맞았다. 난 아침부터 기분 잡쳤다- 라는 생각(김시아를 좋아하지 않으니, 김시아의
오빠도 좋을리가 없다.)으로 고개를 창문 쪽으로 돌려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올리는 김시아의 오빠. 잡지마, 어깨 썩어..
"너 가정부 아냐?"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버스기사 아저씨가 들었을지는 모르겠다.
하..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난 단지 평범한.. 조금은 돈이 없는 여고생일 뿐인데.
"돈이 없어?"
"아니요."
"그럼.... 뭐 모자라니?"
"아니요."
"근데 왜 우리 집에서 일하니?"
"그러게요,"
대충 얼버무리고는 어깨에 올려놓은 남자의 손을 뺐다. 이상하게도 은강혁과 사귄 이후로, 은강혁 의외의
남자들이 스킨쉽을 하는걸 무지 싫어한다. 만약 은강혁이 지금 내 어깨를 잡은거라면, 못 이기는척 가만히
있었을텐데. 예상외로 내가 손을 빼자마자, 얼굴을 일그려트리는 김시아의 오빠. 잘생긴 얼굴에서
무서움과 섬뜩한 포스가 잔뜩 흘러나오는 듯 했다.
"너 우리집 가정부 아냐?"
"맞아요."
"근데 왜 나한테 이렇게 대하지?"
"뭐가요."
"지금도 그러잖아, 쌀쌀맞은 태도."
"하.. 그럼 내가 어떻게 대해야 되는데요?"
"넌 가정부고, 난 주인이야."
"....! 웃기시네, 왜 전 노예도 아닌 가정부인데 당신을 주인으로 떠받들여야 되죠?"
"................"
할 말이 없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리는 김시아의 오빠. 옆선마저 김시아와 닮았다..
그러기에 더욱 싫어진다. 왠지 느낌이 안 좋은 남자다.
같은 위치에서 같은 시간에 내려야 한다는 것도 불쾌했지만, 난 김시아의 오빠가 먼저 가게
일부러 동네 한바퀴를 돌고 김시아의 집에 도착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시간은 5분. 뭐... 버스로 얼마 걸리지 않았으니, 5분정도 산책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뭐야... 너 우리집 가려고 그러는거 아니었어?"
".............."
아참, 무슨 상관이십니까. 내가 갈 길을 가겠다는데. 내가 시간 약속을 늦어서
담뱃불이 지져지든, 팔다리가 부러뜨려 지든, 몸이 만신창이가 되든 당신이 무슨 상관입니까.
당신은 당신 갈 길이나 가시지요. 잘난 김시아의 오빠님.
마음만 같아서는 이렇게 말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임에 틀림없다.
"아니요, 저 껌 좀 사려구요. 아침을 안 먹었더니, 속이 텅- 빈 것 같네요."
"..........껌 씹으면 더 배고파질텐데."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죠. 신경쓰지 말고 갈 길이나 가세요."
"잠깐만... 너 밥 안 먹었다고?"
"........네. 그런데요?"
"흐음... 그럼 껌 씹지 말고 지금 우리 집으로 가자."
원치 않게도 난 김시아의 오빠에게 손목이 잡힌 채, 김시아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기분이 더러워
몇번이고 잡힌 손목을 빼내려고 팔을 흔들었지만, 이런 나의 노력은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는지
김시아의 집으로 들어가기만 하는 남자다. 정말 싫다. 예전에 은강혁이 억지로 어디론가 데려갔을 때도,
이렇게 기분이 더럽진 않았다. 오히려 설렜다.
"다 왔다....."
남자의 활약으로 2분만에 도착해버린 김시아의 집. 나와 김시아의 오빠는 숨을 헐떡대며 집 앞에서
잠시동안을 그렇게 아무 말이 없는채로 가만히 서있었다. 잡혀있던 내 손목이 풀어짐과 동시에,
난 마치 내 손목을 소똥이라도 묻었는 듯 쳐다보았다. 애처로운 내 손목에는 빨갛게 손자국이 나있었다.
이렇게... 손자국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은강혁뿐인데.
김시아의 집에 도착하고, 번호키를 누른 채 집에 들어가자마자 씩씩대며 날 노려보는 김시아.
내가 뭘 어쨌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그래서 이렇게 3분이나 일찍 왔잖아?
"저기.. 나 화장실 좀."
말없이 화장실을 가리키는 김시아. 난 얼른 화장실로 들어가 내 팔을 살폈다.
이윽고 손자국이 보이자, 난 물로 박박 씻어댔다. 더러운 놈이 만진 내 손목...
썩기전에 씻어야지. 옆에 있던 비누도 사용할까 했지만, 나역시 김시아네 집 물건에
손을 대는 건 눈꼽만큼도 좋아하지 않는다.
"얼른 나와. 화장실에서 살림 차렸냐?"
"응."
대충 대답을 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내 눈은 휘둥그래지고 입은 쩍- 벌려졌다.
내 앞에 있는 물체는 무수히 많은 전화기들. 그것도... 그냥 전화기가 아닌,
몇 년은 쓰지 않은 듯 싶은... 때가 잔뜩 낀 전화기..
"이거 오늘 안으로 다 닦아놔. 아까 전화를 받지않은 것에 대한 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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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남겨주신
★ ★ 이쁜리동해 님. 1빠하신거 완전 축하드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말에 28편이 지워져서 고민되던 와중에도 댓글을 남겨주신
이쁜리동해님♡ 완전 감사드려요. 해결책을 찾아 다시 수정했습니다.
언제나 감사하구 이번편, 다음편, 그리고 다음 소설에서도 댓글 달아
주실꺼죠? 감사해요♡♡ ★ ★
깐따빌라● 님. 또하루z 님. Ð하벳 님. 소죠노로망♡ 님. 거대오징어 님. 난나야 ㅋ 님. 소설에빠짐♡ 님.
쟁달규 님. 장미장미 님. 빙바윤 님. 해월령 님. 단빵소설o 님. 푸드♡ 님. 최민환여자 님. 너한테앵겨 님.
홍프리마돈낭 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답글을 달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ㅠㅠ 그래서 이번부터는 1빠하신 분들께 답글을 달아드리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리고 심히 고민한 끝에....(;;) 쪽지도 보내드리기로 결정했어요. (모든 분께!)
예를 들어 27편에 댓글 남겨주신 분들은 28편 나올 때 쪽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쪽지가 안 갔다면... 죄송하구요 ㅠㅠ
더운 날에도 더위 먹으시면 안되구, 공부 열심히 하세요♡ (사실 저도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할 수있는
자격은 없어요. ㅠㅠ)
첫댓글 저일빠에요!ㅎㅎㅎ
아우!!!진짜 김시아!!!+_+ 이네이년!!!!!! ㅎㅎㅎ 재밌어요~~>_< 아 저 2등...........ㅠ
김시아 .! 김시아 오빠는 도대체 ~~ 머야 ! ㅋㅋㅋ 좋아하게 되나? ㅋㅋㅋ 김시아 얄미워 ! ㅋㅋ
ㅇ_ㅇ 내용이점점 긴장감을줘
오늘 완결 내신 소설하고 이소설 1편부터 다 읽었어요ㅋㅋㅋ 도대체 시아는 왜그러는 건지 궁금해요~
진짜 미쳤어~~ 전화한번더 안받으면 만들어오라고하겠네 ㅡㅡ 시아는 뭐가 불만이래요?
너무재미써요!!!!!!!!!!!!!빨리다음편이요.....이번엔전화기를닦으라는게....정말독특하네요진짜...ㅡㅡ
니가할것이지 왜그런데ㅠㅠ 담편기대에요
아저개년 -- 쌰라랄라랑 진짜 나같으면 어차피결혼한다했으니까 그냥 신문에 실라고 할텐데 왜노예생활을 ㅠㅜ 김시아오빠는 왜만져? 변태 그지같아
아 이거 최고 재미있어요><
김시아 죽일년!!! ㅎㅎ
진짜 재미있어요!!!!!!!!언젠간 저도 일빠를 하겠어요!!불끈!
늦게 왔네영 ~~ 잘보고 가영 .. 담푠도 기대되요 ~ ㅋㅋㅋㅋㅋ
잼떠여 헤헤
이거 점점더 재밋어지는것같에요>.<담편마니마니기대할게요!!!
악 완전 잼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전화 몇년 안 쓴 전화기가 있단 말이냐 ...! 나는 지금 내 옆에 있는 전화기도 못 쓰는데 ㅋㅋ ( 왜 ??? 나두 모름 ㅋㅋ )
참나 -_-;; 저 년 내랑 마주치면 눈깔을 확 뽑아버릴랑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