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혹은 강남쯤 되는 번화가. 무수한 인파들 사이로 상자 하나가 부유하듯 떠 다닌다.
흐르듯 지나가는 사람들. 흘끗흘끗 상자를 쳐다보다 수근대며 지나간다. 경쾌한 발걸음의 상자. 훔쳐보는듯한 시선이 점점 상자쪽으로 다가가면 상자 아래 몸이 달려 있다. 멀미하듯 울렁이는 화면으로 상자가 더욱 기이해 보이지만 시선이 좀 더 넓어지면 지나는 인파의 흐름이 더 기이하게 보인다.
계속해서 상자를 따라가는 시선. 순간 무언가 느낀 듯, 상자가 돌아본다. 흠칫 하는 카메라.
#E 무지 / TITLE
#1 외부 / 캠퍼스 / 오후 (60년대 영화처럼 -_-)
한가한 캠퍼스의 오후.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 옆으로 수업에 늦었는지 요란한 굽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여학생. 여학생의 다리를 따라 카메라도 급히 달리면 반대편 잔디밭. 닭살커플 하나가 앉아서 갖은 닭살 떨기에 한창. 김밥을 먹여주고 있다.
수탉
자기, 아~
암탉
아이잉~ 사람들이 보잖아아~ (눈 감으며) 아~
수탉
(입으로 김밥을 넣어주며) 아유, 우리 자기 입에 김밥이 너무 크네에~
암탉
(갖은 애교를 떨며) 아잉~ 몰라아아~
(하다가 뭔가를 보고 깜짝 놀란 듯 먹던 김밥을 도로 뱉는다) 헉..
수탉
(놀라며) 왜, 왜 그래?
하며 여자가 쳐다보는 쪽을 바라보는 남자. 눈이 커진다.
캠퍼스를 걷는 상자. 저쪽에 신입생들이 마주 걸어오다 인사 한다.
희연, 민주
(발견) 어, 안녕하세요~
상자(명우)
(느끼) 어 안녕~ 수업 가는거?
민주
(무시, 찜찜) 네- 근데 오빠 그 상자 아직 안 벗었어요?
상자(명우)
하하하- (멋적은 듯 웃는다)
#2 내부 / 동아리실 / 오후
아무도 없는 동아리실. 명우 혼자 채팅에 열심이다.
(채팅창) “그래? 키가 크네.. 난 별로. 180이거든... ^^;;”
명우의 키는 170 조금 넘을 듯 말 듯 하다. 카메라가 위 아래로 명우를 훑어 보자 명우가 귀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채팅창) “어... 나는 뭐.. 실존주의 문학가들을....”
카메라가 획 돌아서서 명우를 바라보다 책상에 놓인 책을 흘끔 본다. “UFO의 진실” 따위의 책들이 널부러져 있다.
동아리방을 지나던 신입생, 문 앞에 서서 멀뚱히 명우를 바라보고 있다. 신입생의 눈에는 아무도 없는데 명우가 혼자 허공에다 대고 뭐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신입생 (남)
형, 뭐 하세요?
명우
(어, 이상하다. 저놈이 언제...?) 어? 너 언제 글루 갔냐? (신입생이 어? 저놈 미쳤나? 하는 표정을 짓지만 아랑곳 않고) 나가는 길에 커피나 좀 뽑아 와라. 동전 있지?
#3 외부 / 길거리 / 밤
집으로 향하는 명우. 걸음걸이가 휘청거리는 것이 이상하다. 약국 간판을 발견하고는 바로 들어가 뭔가 사서 나오는 명우. 역시 휘청휘청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히는 명우. 정신이 없다.
#4 외부 / 잔디밭 / 오전
신입생 여자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있는 명우. 허풍 9단쯤 되어 보인다.
희연
근데 오빠 그 상자는 왜 쓰고 다녀요?
명우
애기들은 몰라도 돼요- (느끼하다)
민주
그러지 말고 한번만 벗어 보세요~ 네? (간지럽다)
명우의 상자를 벗겨 보려는 신입생들. 이내 명우가 발끈하며 일어난다.
명우
아 안된다는데 왜 그래! 니들 내가 우습냐?! (버럭!)
잔디밭을 빠져 나가는 명우를 빤히 쳐다보는 여 신입생 1,2.
희연
우습긴요. 웃기죠 -_-;;;
#5 MONTAGE / 명우의 꿈 (시카고, 존 말코비치 되기, 레퀴엠)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밥 먹고 수업에 늦어 헐레벌떡 뛰는 명우. 다른 것이 있다면 상자를 쓰지 않았다는 것 뿐이다.
갈림길에서 길을 결정 하려는 명우. 왼쪽으로 걷는다. 다시 돌아서 원위치 하는 명우. 난데없이 덤블링을 한 후 오른쪽으로 전속력으로 달리는 명우.
겁에질린 표정이지만 멈추지 못하고 건물 외벽에 머리를 박고 나가떨어진다.
고장난 로봇처럼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이리 저리 움직이다가 정신을 차려 주위를 살피는 명우.
순식간에 동공이 수축 되면서 눈이 터질 듯 충혈 된다. 명우가 있던 실제 공간과 같은, 아이들 장난감으로 만든 것 같은 작은 인형극 세트. 실제 공간에서의 위치와 같은 자리의 세트 좌표를 차지하고 있는 명우.
먹구름이 지나가듯 세트가 일순 어두워지자 명우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명우의 얼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 명우의 시야에 거인 같은 여자의 상반신이 들어온다. 전면이 트인 인형극 세트 위에서 작은 명우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
상냥한 어머니처럼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여자가 손을 움직여 조종하자 명우는 줄인형처럼 왼팔을 번쩍 들고 계속 제자리를 돈다.
줄은 점점 엉키고 명우의 표정이 끔찍해진다.
#6 내부 / 과방 / 오후 (엑스파일, 사진 참고)
복도 밖으로 명우의 목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점점 과방으로 다가가면 열변을 토하고 있는 명우. 친구는 또 그 얘기냐는 듯 지루하게 듣고 있고, 나름대로 신입생들은 흥미롭다는 표정이다.
명우
.... 그러니까... 늘 감시 당하는 거지. 소름끼치지 않냐? 내가 딱 그 사진을 봤을 때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왜 그 뭐냐, 뫼비우스의 띠 처럼... (명우의 상상 속으로 이동) 내가 못볼걸 봤는지 엄청 놀란 표정인데 (비뚤어진 액자 바로 놓듯 화면이 회전하면) 근데 그게 액자였어. 어느 욕실에 걸려 있는거라. 근데 (카메라가 다시 요동치며 혼란스럽게 이동하면) 그게 그림이어서 누군가가 갤러리에서 그걸 보고 있고 말이야... (갤러리가 지진 난 듯 들쑥날쑥 흔들리면 카메라 이동하며) 사실은 그건 길 가는 여자 가방의 프린트였던거지 더 엽기적인건, (여자가 위를 보면 카메라 뒤로 다시 후퇴) 그걸 누가 훔쳐보고 있어. 그걸 한참 생각 하고 있는데 (카메라 부유하듯 울렁인다) 그 상상속에 등장하는 뒷통수가 휙 뒤로 돌더니 나한테 씨익 웃는거야! (카메라 놀라 넘어진다. 꿈 속의 그 여자. 이어서 바로 까아암짝 놀란 명우의 얼굴에서 스톱-시작의 그 ‘엄청 놀란 표정’과 같다)..
일련의 과정이 끝나면 다시 처음 사진에서부터 점점 빨라지며 엉켜드는 상상. 액자를 바로 놓는 사람도 여자, 갤러리에서 그림을 보는 것도 여자다.
명우
무섭지 않냐...? 엉?
옥상에서 훔쳐보던 꿈 속의 여자가 소름돋게 웃자 딸꾹질을 하며 상상에서 겨우 깨어난 명우.
정신을 차려 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다. 긁적긁적 밖으로 나간다.
#7 외부 / 구름다리 / #6 연결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아까 과방 멤버들이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가는 명우.
창규
꿈 다 꿨냐?
명우
(멋적은 듯 노려본다) 꿈이라니 -_-+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감시 당할지 모르는 일 아니냐 이거지! 존 말코비치 되기 같은 영화......
희연
(은근슬쩍 말 끊으며 무시 한다) 트루먼 쇼 같이?
명우
(반갑다) 그렇지! 그러니까 뒷통수는 특히 위험하다 이 말이지. 앞만 똑바로 봐도 시원찮은데!
민주
(정말 순진한 얼굴로) 근데 오빠 머리는 어떻게 감아요?
명우
(으쓱) 다아 방법이 있다니까. 왜, 너도 관심있어? 지금도 누가 널 감시하고 있을지도....
민주
(난감한 표정으로) 그래도.. 머리 가려워서... -_-;;; 지저분하잖아요...... (말끝을 흐린다)
명우
(발끈) 그러니까, 지금 내가 지저분하다 이거야? 엉? 더럽다 이거지? 그래?
민주
아니... 그게 아니고...
희연
(디카 들고 끼어들며) 자자 골벵이~
흥분하다 일순 다정해진 명우와 창규, 민주. 어색하게 웃는 사진.
#8 내부 / 과방 / 오후
#7의 마지막 사진에서 시작. 액정에서 카메라 빠지면 명우의 뒷담화중인 신입생 1,2.
희연
더럽기만 하겠어...
희연, 민주
추잡하지 아주. (에코처럼 소리가 울린다)
#9 내부 / 동아리방 / 오후
#8의 두 여학생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울린다.
동아리방에서 시험 공부하듯 머리띠를 메고 열중하는 명우, 이상한 소리(모기소리)에 고개를 든다.
현기증이 이는 명우.
명우
(기지개를 켜며) 아... 책을 너무 열심히 읽었나...
책을 챙겨 일어나서 나가는 명우. 명우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의 제목이 큼지막하게 보인다.
<인간 배후 감시와 조종에 관한 이론 - 강박식 저>
#10 외부 / 길거리 / 저녁
햄버거를 씹으며 길을 걷는 명우. 어지럽다. 급기야 시야마저 흐릿해지자 아무데나 일단 주저 앉아 가방에서 약을 꺼내 입에 털어 넣고 심호흡을 한다.
길거리에 주저 앉아 있는 명우를 이상한 듯 쳐다보다 무언가 쥐어주며 혀를 끌끌 차는 중년 남자.
중년 남
(불쌍하다는 듯 명우에게서 시선을 못 떼며 걷는다) 젊은 놈이... 쯧쯧....
맹한 표정으로 중년 남을 쳐다보는 명우. 손에 천원짜리 한 장이 쥐어져 있다. 황당하다.
#11 내부 / 명우의 자취방 / 밤
땀을 뻘뻘흘리며 잠 자고 있는 명우. 악몽을 꾸는 듯 하다. 꺼억대는 명우.
#12 MONTAGE / 명우의 꿈
지하철. 쫓기는 명우. 도망 가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플랫폼 끝에 내몰린 명우.
철로로 뛰어 내려 뒤도 안 돌아보고 달리다 멈칫 멈춰선다. 흘깃 뒤를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털썩 주저 앉아 숨을 고르며 담배를 빼 무는 명우. 눈이 부시다.
고개를 들면 멀리 보이는 전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 시끄러운 전동차 소리가 들리며 점점 가까워지자 일어나 다시 달리는 명우.
정신없이 뒤를 보며 달리는 명우의 앞에 누군가 서 있다. 보지 못하고 부딪히는 명우. 여자다.
다가오는 불빛과 여자 사이에서 굳은 듯 서 있는 명우. 1초가 만년 같다. 무표정하게 명우의 상자를 벗기는 여자.
텅빈 공간으로 순간 이동한 명우.
어두컴컴한 공간을 두리번거리자 무대 구석 탑 라이트가 켜진다. 무대에 구겨진 인형처럼 앉아 있는 창규, 희연, 민주 등.
박수 소리와 극한 함성소리가 뒤죽박죽 섞여 알 수 없는 나라 말 같다. 객석에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유달리 커 보이는 사람들.
명우의 왼팔이 순간 번쩍 들린다. 줄이 매여 있다. 흐느적 인사를 하는 명우. 박수 소리와 함께 공연을 시작한다. (공연 내용은 별것 없음. 명우의 일상.)
여자 가수의 목소리에 입을 맞춰 노래하는 명우. 구겨져 있던 창규와 희연, 민주도 줄에 당겨 함께 움직인다. 희연이 명우를 끌어 안자 민주가 달려들어 명우의 뺨을 때리고 옷을 벗기고 야단법석이다.
명우도 나머지들도 줄이 팽팽히 당겨져 저항할 수도 없고 부르기 싫은데도 노래는 계속 부르게 되어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공연의 마무리는 “고장난 로봇 같아-“ 라는 가사. 가사에 맞추어 셋트의 문 앞에서 멈추지도 돌아서지도 못하고 자꾸 앞으로만 걸으려 하다 넘어지는 명우. 누워서도 계속 앞으로 걷는 동작밖에 못한다.
(여기서부터 미니어처)열화와 같은 (마치 광신도들 같은) 반응의 객석.
누워서 걷고 있는 명우의 시야에 들어오는 인사 하는 인형극 연출자. 그여자다. 박수 소리와 함께 명우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여자.
가까이 다가올수록 여자의 얼굴이 선명해진다. 피흘리는 광대의 모습이다.
#13 외부 / 구름다리 / 오후
창규 (V.O.)
자냐?
말을 걸며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친구. 꿈에서 본 그 광대 분장과 비슷한 얼굴을 했다.
명우
엄마야! (호들갑이다) 할아부지 할머니! (알아보고) 야이 자식아! 이게 뭐냐!
놀라는 명우 때문에 친구가 더 놀랐다.
창규
(멋적게 웃으며 아무것도 아닌 척) 동아리 후배들 공연, 도와달라길래...
명우
그래도 그렇지 애 떨어질뻔 했잖아! 나한테 키스 할려고 그랬지?
창규
(버럭) 이자식이 못하는 소리가 읍네! (자기 복장이 어색한 듯) 이상하냐?
아랑곳하지 않고 (사실은 무감각해져서) 심각한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보며 말하는 명우.
명우
(무시한 채로) 그건 그렇고, 나... 이상해 요새.. 머리도 지끈지끈 하고 간질간질 한게..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고.. 게다가 매일 악몽까지 꾼다니까.. 아무래도 뭐에 씌였나봐... 아... 나 죽으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누가... (심각한 와중에도 익살스럽다)
창규
(말 끊으며 헛소리 말라는 투로) 지랄한다. 밝은 미래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머리나 감아라. 드러워서 그래. (나가면서) 씨바, 바쁜 사람 불러놓고 헛소리나 하고 있어요...
명우
(친구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우이씨...
다시 구름다리에 벌러덩 드러눕는 명우. 갑자기 바람이 휑하니 불자 벌떡 일어나 혼잣말 한다.
명우
(박수무당 칼 타듯 구름다리를 왔다갔다 하며) 아아아아- 신이시여- 할아버지 신이시여어어어어- (멈칫 하며) 흠... 이건 아닌데....
구름다리에서 뛰어내려 가방을 메고 나가는 명우.
이윽고 나타나는 희연, 민주
희연
아무리 봐도...
민주
(야릇한 눈빛 교환 후) 그렇지..?
희연
어 어 어.....!!!!
방금 나간 명우가 건물 앞 보도블럭에 쓰러져 있다. 넘어진꼴도 우습다.
#15 내부 / 병원 복도 / 오전
의사를 쫓아가는 명우.
명우
아니 완전 돌파리 아니에요, 네? 걸 진찰 해보면 아는거지 벗어야 돼요?
의사
(휙 돌아보며) 돌파리? 이 정신병자 같은 양반이! 엇다대고 돌파리야 돌파리가? 엉? 그럼 안 벗고 어쩌자는거에요? 에?
(전여옥 버전으로 읽어주세요 -_-) 성인 남녀가 벗네 마네 하며 큰소리를 내니 사람들이 수근댄다.
명우
(흠칫한다) 제가 벗으면요... 어떻게 지킨건데... 큰일난다니까요..
의사
아 그러니까 안 벗기는 사람 찾아가요! 바빠 죽겠는데 왜 귀찮게 해 귀찮게 하기를! (하며 멈춰서자 뒤쫓아 오던 명우가 미처 멈추지 못하고 부딪힌다)
명우
(불쌍한 표정으로. 꼭 울 것 같다.) 꼭 벗어야 되는거에요...?
의사
아니 대체 벗으면 왜 안 되는지 들어나 봅시다!
명우
(체념한 듯) 그게요...
작은 소리로 비밀스럽게 얘기 하려고 하자 이때 어디 초상이라도 났는지 한무리의 남녀가 우르르 몰려가며 대성통곡 한다.
무리
아부지! 아부지! 엉엉엉!!! 아부지 안돼요!!
무리가 지나가고 명우의 말이 들리는데 고작,
명우
그래서 누가 감시하는...
하는 순간 반대편으로 응급실 의사들이 간이 침대에 환자를 싣고 시끌벅적 달려간다.
무리가 지나가자 명우의 말도 끝난다. 진료실앞에 다다른 두 사람.
의사
아니 그게 말이 되는...! (어처구니 없다. 한숨을 푹 쉬고)
알았어요 그럼 비밀 지킬테니까 딱 한번만 벗어 봅시다 에?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진짜 그대로 뒀다가 큰일난단 말이에요!
명우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꼴이다) 진짜죠? 꼭 지키셔야 되요! 네? 에?
의사
(귀찮아 죽겠다) 알았다니까요!
명우
(움찔) 저기.. 문부터 잠그고...
의사
(음흉하게 웃는다) 알았어요. 눈 감고 있어요 영 께름칙 하거든.
문을 잠그고 와서 명우의 상자를 잡는 의사. 눈을 질끈 감는 명우.
상자를 벗기자 심하게 썩어서 진물이 줄줄 흐르는 명우의 뒷통수가 드러난다.
의사
(발끈하며)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웩- (구역질 한다)
명우
(차마 눈을 못 뜨고) 왜... 그러세요...?
의사
대체 이 안에...
의사가 명우의 머리를 만지다가 상자쪽으로 눈을 돌린다. 깜짝 놀라 말이 안 나온다.
상자를 집어 드는 의사. 상자 속에 가득 차서 꿈뻑꿈뻑 하고 있는 수많은 눈들.
EPILOGUE
작은 회의실(인듯하다). 벽에는 백일사진부터 시작해서 명우의 사진들이 오늘까지 도표화 되어 가득 붙어 있다.
간부인 듯 한 자들이 앉아서 명우의 꿈 속에 나오던 여자를 세워두고 비난하고 있다. 화를 내는 사람, 아무말도 않고 담배만 뻑뻑 피워대는 사람, 안절부절 못하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 등.
그중 화를 내던 사람이 카메라의 존재를 알아채고 취재 거부하듯 렌즈를 가리며 다가오면 카메라 더 다가가 그들 사이를 비집고 책상 위의 서류며 내부의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듯 하다 화면 멈춘다.
첫댓글 음....영화로 나오면 볼만하겠군~ ^^
벌써 영화로 만들었다는거 ㅡㅡ/
근데.. 맨마지막 의사와 진찰할때 있자나.. 비밀에 대한 설명이 엄써.. 왜그렇게 된건지.. 궁금해 ㅋㅋ
비밀은 여러분에 것이니까요~ 막이래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