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거리 약 15㎞ 산행 코스
- 울창한 숲 햇볕 가려줘 시원
- 나무 덱·흙길은 걷기에 편안
- 용이 살았다는 전설 서린 ‘용소’
- 진신사리 봉안 대원사 석탑 등
- 명소 많아 시간 넉넉히 잡아야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다. 한라산(1950m)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높은 지리산(1915m)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많은 계곡이 흘러내린다. 잘 알려진 계곡만 꼽아도 칠선·백무동·뱀사골·피아골·쌍계사·대원사계곡 등 열 손가락으로 부족할 정도다. 이 중에서 부산과 동부경남에서 즐겨 찾는 계곡 중 한 곳이 대원사계곡이다. 거리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는 데다 계곡이 넓고 반석과 얕은 소가 많아 가족과 함께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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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사계곡길은 계곡을 따라 탐방로가 유평마을까지 이어진다. 대원사 일주문을 지나면서 계곡과 탐방로가 더욱 가까워져 시원한 물소리와 계곡에 반쯤 드리운 소나무 숲 그늘이 무더위를 잊게 한다. |
지금은 계곡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지만 흐르는 물소리와 서늘한 바람, 천년송이 뿜어내는 솔향은 힐링 그 자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무더운 여름 대원사 계곡의 천년 숲길을 따라가는 대원사 계곡길과 유평마을에서 새재마을로 가는 길을 이어 소개한다. 대원주차장에서 유평마을까지는 국립공원공단이 조성한 둘레길이지만 유평마을에서 하늘 아래 첫 동네인 해발 700m의 새재마을까지는 기존 도로를 걷는다. 도로라고는 하지만 차량 통행이 별로 없는 데다 계곡의 물소리와 숲 그늘이 새재교까지 이어져 걷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지리산 중봉에서 동쪽으로 푹 패인 ‘조개골(朝開谷)’에서 발원한 대원사계곡은 지리산에서 가장 먼저 아침이 열린다. 대원사는 신라 진흥왕 때 평원사로 창건되었다가 대원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빨치산 토벌 작전으로 불탔다가 1955년에 재건돼 현재 남은 전각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원사 경내에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진신사리를 봉안했다는 보물 제1112호 다층석탑이 있다. 대원사를 지나면 해발 600m 높이에 화전민이 모여 살던 유평마을이 있다. 지금은 폐교되었지만 가랑잎초등학교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더욱 명성을 얻었던 마을이다. 대원교 인근에는 맹세이골 관찰로가 따로 있는데 왕복 50분이 걸린다. 체력에 큰 부담이 없다면 갔다 와도 좋다. 호랑이가 살았다 해서 맹세이골로 불리는데 스님의 다비장터, 숯가마터, 13명의 대식구가 살았다는 초가집 등이 있다.
대원사계곡길은 대원사 시외버스정류장이 있는 대원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소막골야영장 입구를 거쳐 대원교~대원사 일주문~대원사~방장산교~용소~유평마을~삼거리마을~새재교를 지나 종점인 새재마을까지 간 뒤 올라간 경로를 되짚어 내려와 대원주차장으로 되돌아간다. 산행 거리는 약 15㎞에,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대원사계곡과 대원사 관람을 고려해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대원주차장 안쪽에 있는 대원사계곡길 게이트를 통과해 출발한다. 곧 소막골야영장 입구에 있는 대원사계곡길 탐방지원센터에서 ‘유평마을(3.5㎞)·대원사(2.2㎞)’ 이정표를 보고 직진해 나무 덱 길을 간다. 나무 덱과 흙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소와 작은 폭포가 있는 전망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전망대가 있어 땀을 식히기에 좋다. 무더운 날씨인데도 하늘을 가린 소나무와 활엽수로 냉장고 속을 걷는 듯, 계곡길은 시원하다. 1㎞쯤 길을 오르면 대원사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대원교 직전에는 맹세이골 관찰로가 갈라진다. 취재팀은 바로 대원교를 건너 대원사 일주문을 지나 대원사에 도착했다. 대원주차장에서 약 5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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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장산교에서 유평마을 가는 길에 만나는 용이 100년을 살았다는 용소. |
대원사는 하산하면서 둘러보기로 하고 출발한다. 유평마을까지는 1.3㎞. 유려한 모습의 방장산교를 건너면서 유평마을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계곡 바위에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 대원사에서 음식물을 보관하던 작은 돌개구멍이 있다. 대원사에서 15분 정도 가면 계곡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용이 100년을 살았다는 용소를 지난다. 계곡 건너쪽에 1994년에 폐교된 가랑잎초등학교가 보이면 곧 유평마을에 도착한다. 대원사계곡길은 여기서 끝나며 출발지인 대원주차장까지는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취재팀은 여기서 나는 새도 숨이 차서 쉬어 갔다는 새재마을까지 둘레길을 잇기로 하고 출발한다.
왼쪽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대원사 계곡 종점부’ 이정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를 따라간다. 유평계곡 표지석을 지나면 나오는 천왕봉 갈림길에서 새재마을로 직진한다.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마을에서 새재마을은 왼쪽이다. 새재교를 지나 도로는 조금 가팔라진다. 새재마을은 사과 과수원이 많은데 큰 일교차로 당도가 높은 ‘유평 꿀사과’로 유명하다. 유평마을에서 1시간10분이면 새재마을에 도착한다. 지리산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주차장 끝 이정표에서 왼쪽 계곡을 건너가면 된다. 하산할 때는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유평마을로 간 뒤 계곡 길 대신 도로를 따라 대원사로 간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 새재마을에서 1시간30분이면 대원주차장에 도착해 대원사계곡길을 마친다.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진주터미널로 이동한 뒤 대원사행 버스 갈아타야
이번 산행은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주를 거쳐 대원사로 가야 한다. 서부터미널에서 진주시외버스터미널행은 오전 5시40분부터 밤 9시50분까지 15~2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시간30분 소요. 진주터미널에서 대원사행 버스는 오전 7시40분, 9시40분, 11시20분 등에 있다. 산행을 마치고 대원사 버스정류장에서 진주행 버스는 오후 3시10분, 5시10분, 6시50분(막차)에 있다. 진주에서 부산 서부터미널행 버스는 밤 9시10분까지 있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대원사로 바로 가는 버스는 코로나19로 운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진주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가기는 불편하니 승용차 이용을 권한다. 경남 산청군 삼장면 대원사길 241 대원사 시외버스주차장을 내비게이션목적지로 하면 된다.